EBC쿰부히말,로왈링트래킹39일(2013

37.고쿄리(Gokyo Ri,5,360m)의 환타스틱한 풍광....2

나베가 2014. 2. 22. 00:30

 

 

 

 

올라가면서 만난 많은 트래커들 중엔 고산증으로 다리가 풀려서 넘어지고, 심지어 가이드에게 거의 매달려서 걷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그건 분명 단체 팀으로 온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고산은 체력저하에서 오기라기 보다는 자신의 페이스를 잃고 다른 사람들의 걸음을 따라 걷기 때문이다.

아무리 체력이 없어도 자신의 체력을 오버하지 않고 천천히 걸으면 괜찮다.

하지만 단체로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빠듯한 일정으로 오기때문에 하루 일정도 길고, 평균 이상의 체력을 가진 사람들이 오기때문에

그들 보조에 맞추다 보니.... 정말 조심해야 할 일이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천천히 걷는게 고산증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 모습을 보고, 섬뜩하여 발걸음을 더욱 늦추어 눈앞에 펼쳐진 비경을 카메라에, 가슴에 담으며 걸었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으로 산에서 시간을 보내자는게 나와 이풀이 가지고 있는 트래킹의 지론이다.

 

 

 

 

 

 

 

 

 

 

 

 

 

정신없이 카메라에 고쿄 리의 풍광을 담다가 문득 이곳을 한 바퀴 비잉 돌면서 다 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

정말 한 바퀴를 완전히 비잉 돌면서 고쿄 리의 풍광을 담았다.

 

 

 

 

 

 

 

 

 

 

 

 

 

 

 

 

 

 

 

 

 

 

 

 

 

 

 

 

참!!

여기서도 에베레스트가 보인다고 했는데...어떤 봉우리지??

그러고 보니, 벌써 올라온 구름때문에 당췌 어떤게 에베레스트인 지 알수가 없군!

가운데 구름 모자 살짝 덮어 쓰고 가슴을 온통 구름으로 다 가린 저 가장 높은 봉우리가 에베레스트 인것 같은데....

 

 

 

 

 

 

 

 

 

 

 

 

 

 

 

헐!!

근데 아까부터 어디선가 한국 말 소리가 들리는데....

어디지??

 

소리의 근원지를 따라 발길을 옮겼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내 카메라 렌즈에 잡혔던 바위 꼭대기의 트래커들이었군.

 

그들 곁으로 가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넨 내 소리에

그들도 깜짝 놀란다.

 

그들은 다름아닌

'코이카 봉사 단원들'

 

봉사 기간을 다 마친 사람들과

이제 마악 봉사를 하려고 도착한 사람들이

함께 히말라야 여정을 하고 있는 중였던 것이었다.

 

이 머언 타국에 와서 봉사를 하고 있는

한국의 멋진 청년들을 보니,

얼마나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지....

그들은 또 내 나이에

이 험한 여정을 걷고 있다는 것에

감동을 받고 있었다.

 

 

 

 

 

 

 

 

 

 

 

 

 

 

 

 

 

 

그들의 리더는

지금 에베레스트를 잡겠다고  삼각대까지 가지고 올라와 카메라 삼매경에 빠져들어 있었다.

 

잠시 우리의 일행과 일정에 대해 얘기하며 그들과 담소를 나누고는 헤어졌다.

 

그들도 잠시 뒤 내려갔다.

나는 얼른 내려가던 그들에게 피같은 사탕(?)을 한개씩 주었다.ㅋ~

 

히말라야는 이런 곳이었다.

겨우 사탕 하나도 나누어 줄 수 있는...

그 사탕 하나에도 감동하는...

 

그러나 그 청년....

에베레스트를 기필코 찍겠다던 그 청년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우린 알고 있었다.

절대 에베레스트는 오늘 얼굴을 안 내밀거라는 걸....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봐서 아침에 올라온 구름은

절대 벗어지지 않기때문....

 

그나저나 어느사이 제법 많던 트래커들이

썰물 처럼 싸악 사라졌다.

그 명당 자리도 당근 비었다.

 

우린 그곳에 그들 처럼 누워서

준비해간 깨강정과 견과류

로왈링에서 먹으려고 피같이 아껴두었던 육포를

드뎌 몇 쪽 먹으며 따끈한 차를 마셨다.

 

천국이었다.

 

 

 

 

 

 

 

 

 

 

 

 

 

 

 

 

 

 

 

 

 

 

 

 

 

 

 

하루 종일 이곳에 있으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불기 시작한 바람때문에 온 몸에 한기가 들어서 더 이상 있기가 힘이 들었다.

에베레스트를 기필코 찍겠다던 그 멋진 한국의 코이카 청년도 우리 켵을 지나 쏜살같이 내려갔다.

 

역시 젊음이 좋아~

바람같군!!

 

 

 

 

 

 

이제 우리도 내려가자!

계속 있다가는 감기에 걸려 고산증 올까 무서워~

 

내려가기 전 아쉬움에 한 바탕 사진을 찍었다.

내려가면서 보니, 올라오면서 수시로 뒤돌아 보면서 바라보던 풍광과는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했다.

연거푸 터져 나오는 탄성을 멈출 수가 없었다. 

 

 

 

하산 길이라서 제법 빨리 내려와 2시 20분에 숙소에 도착했다.

점심으로 손바닥 만한 피자와 도너츠 그리고 보리죽을 먹고는 방으로 들어왔다.

 

코인 티슈를 적셔 씻고, 내일 옷 입을 것을 정리하고는 오늘 입었던 옷가지들을 털으려 밖으로 나가던 중

또 익숙한 한국말이 들리는 거다.

다름아닌 아까 고쿄 리에서 만난 한국의 코이카 청년 둘이 우릴 찾아 온 것이다.

다름 아닌 대장님이 몸이 편찮으시다고 했더니, 봐드린다고 우리 숙소를 찾아 온것...

알고 보니, 그 둘은 한의사와 간호사 였던 것이다.

 

세상에~

이렇게 감동적일 수가....

 

대장님은 그들을 맞아 한의사에게 진맥을 짚히고는 '괜찮다' 며 멎적어 하시더니, 약도 있고 다 괜찮다고 하시며

되려 그들을 우리들 저녁 식사에 초대를 했다.

 

 

 

5명의 청년들이 저녁 식사에 초대되어 왔다.

우리는 늘 먹던 음식이라 이제 조금은 지겨워지기까지 한 우리의 음식을

그들은 맛있다고 탄복을 하며 먹었다.

한국 음식 맛본 지가 언제인 지 모른다며...

 

그렇다면 지금 먹고 있는 한국 음식이 꿀맛인게 당연할거야~

김치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늘 먹던 숭늉에 그들은 탄복하며 싹쓸이를 했다.

정신도 마음도 이쁜 용기있는 청년들이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내가 먹는것 보다도 더 흐믓함이 묻어난다.

 

차를 마시며 제법 기인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2~30대 청년들로 의사, 간호사, 한의사, 컴퓨터...등 전문직 종사자들이었다.

카투만두에만 한국 식당이 그나마 있어 한식을 먹을 수 있지만, 대부분 이들은 지방에서 봉사를 하고 있기때문에

한식을 먹을 기회가 좀체로 없었단다.

쿡인 왕다는 이들이 맛있다고 하며 잘 먹는 모습에 신바람이 났다.

 

이들중 여자 둘은 내일 페리체로 내려가고, 남자 셋은 렌조라를 넘어 남체바자르까지 간댄다.

세상에~~

아무리 하산 길이긴 하지만, 렌조라 패스가 장난이 아니거늘....

아마 굉장히 일찍 출발해야 할 것이라고 대장님께서 충고를 해 주시고는 헤어졌다.

 

우린 낼 7시 출발...

렌조라 패스를 넘어 룽덴까지 간다.

 

 

차이코프스키 - 교향곡 5번 /Symphony No.5 in E minor, Op.64


2 악장 Andante cantabl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