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날씨가 찬란함 자체이다.
매일같이 흐린 날씨탓에 애타는 맘으로 창가로 달려가던 때가 언제인 지 낯설을 정도...ㅎㅎ
참으로 간사한게 인간이다.
오늘 일정은 비교적 쉽고 짧다고 한다.
펨파말이 자기네들은 2시간이면 간단다.
세상에~~
날아서 가는 건 알지만 5시간으로 산행 시간이 적혀있는 일정표를 보니, 기가 막히다.
암튼 고줌바 빙하를 건넌다고 해서 잔뜩 긴장을 했건만, 길만 따라 조심해서 걸으면 쉬운 길이라고 하니 다행이다.
아침으로 참치 김치찌개가 나왔다.
조금 짜기는 했지만 히말라야에서 김치찌개라니...밥을 2공기나 먹었다.
사실 먹힐때 많이 먹어 두어야 겠다는 관렴이 어느날 부터 생겼다고나 할까...ㅎㅎ
콩마라패스,촐라 패스, EBC,칼라파타르등 힘든 여정을 걸을때 마다 굶거나 비스켓, 감자,초콜릿 등으로 점심을 때웠던 기억을 몸이 숙지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생존키 위한 전략??
9시반 출발...
출발준비 완료하고 밖으로 나오니, 파아란 하늘엔 하얀 새털 구름이 떼지어 이동하듯 기막힌 풍광을 보여준다.
이쁘다!!
카메라에 몇 컷 담고는 너무나 깨끗해서 기분 좋았던 이 롯지-TASHI FRiENDSHIP LODGE 를 카메라에 담았다.
사실 해발 4000미터대를 오르면서 부터는 제대로 된 세면대를 볼수가 없었다. 있다해도 바께스 한 통에 수도 꼭지 달려서 있는게 다였다. 그나마 그것도 거의 사용불가...
그러나 이 롯지엔 제대로 된 세면대도 있었을 뿐 아니라 이브자리가 얼마나 깨끗한 지...탄성을 지를 정도였다. ㅎㅎ
햇살이 좋아 어제 핫샤워 하면서 빨은 속옷과 양말을 버프로 가려 옷핀으로 배낭에 주렁 주렁 매달고는 출발했다.
빼곡한 돌담 골목을 걷고 있으니,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얼마나 이쁜 지, 이 거대한 히말라야 깊은 곳에 포옥 안겨있는 보석같은 탕낙마을이란 생각이 다 든다.
골목을 빠져나오니, 시설면에서 어디 빼놓을데 없는 현대식 리조트가 있다.
헐!!
여긴 와이파이도 돼.
와아~
대문도 멋져~
입구에 좌악 깔려있는 돌길 좀 봐~
저길 걸어 들어가면 왕이 된듯한 기분이 들겠는걸~ㅋ~
오오!
태양열 집열판도 크고 멋져~
역시 부자 리조트야~
저기 좌악 깔려있는 야크 똥 연료좀 봐~
난방도 확실히 해주겠구먼~
우리 롯지도 너무 깨끗해서 인증 사진까지 다 찍고 나왔구먼 괜한 욕심과 부러움을 토해낸다. ㅋㅋ
한참을 걸어 올랐다.
문득 뒤돌아 보니, 눈에 들어오는 풍광이 얼마나 광활하고 거대한 지.... 탄성이 절로 인다.
광활한 구릉을 지나 드디어 고줌바 빙하에 다달았다.
뒤로는 촐라체의 전혀 다른 모습이 장관이고....
앞으로 펼쳐진 고줌바 빙하는 그야말로 외계 혹성이었다.
차마고도 해발 4600m고지의 쿠르크 산과 해자산을 달릴때도 혹성이라고...우린 지금 혹성탈출을 시도 하고 있는 거라고....난리 굿을 쳤었건만...
여기야 말로 진정 리얼혹성이라고...
우린 수없이 되내이며 셔터를 눌러댔다.
아!!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놀라운 광경이군!
대단해!
어디 감히 차마고도를 히말라야에 비교를 하겠어~
험하디 험한 빙하 모레인 지대위에서도 싹을 틔워 식물이 자랄 수 있었는 지....
이제까지 걸은 광활한 황금 벌판이 이 모레인 위에 형성되었다는 거잖아~
아!!
저 거칠고 황량한 땅 위에 마치 이끼를 가져다가 사알짝 덮어 놓은 것만 같군.
아닌게 아니라 조금 아래로 내려가 보니, 빙하 모레인 흙더미는 이미 흘러내려서 없고, 이끼만이 허공에 남아 있는 곳이 허다했다.
세상에~
순간 아찔하여 몸서리가 다 쳐졌다.
좀 전에 흥분해서 언덕배기 끝자락까지 가 서 있었구만~
맞아~ 대장님께서 말씀하셨더랬어.
절대 끝자락까지 가 서 있으면 안된다고...
그 밑이 터엉 비어 있을 수도 있고, 그냥 허물어 흘러버릴 수도 있다고...
빙하를 비롯해 모레인 빙하는 지금 이 순간도 수없이 떨어져 내려 흘러 버리고 있으니까 ...
가파른 자갈과 바윗길 사이를 조심 조심 걸어 빙하 위를 걸었다.
군데 군데 형성되어 있는 빙하호와 그 위로 보이는 거대한 빙하가 아니라면 지금 우리가 빙하 위를 걷고 있다는 실감을 도저히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냥....
지구의 태초의 모습이 이러하지 않았을까....
이 아무도 없는....
황량한 이 곳에 나 홀로 홀연히 서 있다는 게....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다는....
순간 이동이라는
비현실적인 뭐 그런 거....
황량함속에 좌악~~ 펼쳐진
고독....
쓸쓸함...
한바탕 가슴을 파고 들어온 이 느낌마저도 더 없이 아름답다고...
어쩌면 이 느낌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본연의 상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없던 황량함 속에 한 무리의 트래커들이 나타났다.
마치 무슨 보물이라도 발견한 듯 무의식 중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밀었다.
맞지, 맞아~
이 황량함 속에 나타난 인간이야말로 보물이 아니고 뭐겠어~
더없이 아름답잖아~
에메랄드 빛이 두 눈으로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을 만큼 선연한 빙하호에 매료되어
잠시 쉬면서 사진을 찍었다.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치면 안되는 거잖아~ 그치?? ㅎㅎ
아!! 어쩌면 이렇게도 색깔이 이쁘지?
수많은 횡성중에서 지구가 가장 아름답다고들 하지만...이런거 보면 다른 수많은 행성의 모습도 기막히게 아름다울것 같아~
혹시 너무 치명적이어서 사람이 살지 못하는 건 아닐까?? ㅋㅋ"
수많은 빙하들이 앞 뒤를 다투며 출연이다.
매혹적인 에메랄드 빛 빙하호가 아니라, 보기에도 거친 수 만년의 시간을 품고 있는 검은 빙하....
고개를 들면 저 멀리 그림같은 초오유(Cho Oyu,8,201m) 가 이 거친 빙하위에 우뚝 솟아 있다.
매혹적이다.
와아~
기막힌 정경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지나온 촐라체(6,440m)와 타보체(6,542m)의 모습이...
이 황량한 고줌바 빙하에서 저리도 기이하고도 환상적인 모습으로 보이다니...
걸어 오를 수록 시야에 들어오는 풍광은 입을 다물 수 없게 만들었다.
쫙 쫙 입을 벌리고 있는 땅덩어리....
형언할 수 없는 바위산의 오묘한 신비의 색감...
거대하고 더욱 장엄하게 펼쳐지는 하얀 설산...촐라체,타보체, 초오유,파상라무, 낭파이고숨....
파상라무(Passang Lamu,7,352m)와 낭파이고숨(Nangpai Gosum, 7,253m)을 배경으로 기이한 형상으로 솟아있는 바위...
동상 걸린 손가락 (Frostbitten Fingers) 은 이름 만큼이나 또한 독특하다.
저어...멀리...
거대한 설산과 오묘한 바위산 아래로 까마득하게 펼쳐진 자갈 길 끝자락 길에 대장님과 왕다가 보인다.
그야말로 깨알 처럼 작은 형상으로....
그러고 보니, 두 사람 다 삼매경에 빠져들어 있군!
우리 처럼 사진을 찍는것도 아니고....
무아지경이야!!
잠시 나도 무아지경이 되어 한동안 저들을 닮아 본다.
그리고 저들 마음까지 담아 한 컷....ㅎㅎ
TCHAIKOVSKY 1812 Overture, Op.
Tchaikovsky-1812 overture Op.49Yuri Temirkanov (Cond)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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