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계속 매혹의 마차푸차레를 조망하며 수없이 많은 폭포와 야생화...
핑크빛 작은 꽃망울을 터트리며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을 조망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에 도착을 했다.
운무에 휩쌓인 마차푸차레가 그 밑둥만으로도 충분히 그 위용을 느끼고도 남음이다.
아니, 오히려 이 영험한 봉우리에 신비감까지 휩쌓이게 하니, 되려 흥분됨이 더 고조되었다고 할까....
마차푸차레는 이들이 신성시 여기는 봉우리로서 입산이 금지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스캠프가 있다는게 좀 아이러니하긴 하다만,,,,ㅎㅎ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MBC풍광에 매료되어 사진 찍느라고 정신을 못차리고 헤맸다.
바위 속속이 하얀 눈을 품은 거대한 바위산도 눈을 사로잡았지만, 이 해발고도 높은 곳에 야생화가 피어있음에 놀랍기도 하고 이쁘기도 해서 옷에 흙이 묻는것도 모르고 바닥에 엎드려 야생화 담기에 몰두했다.
어떻게하면 이렇게 이쁜 야생화도 담고 거대한 설산도 담을 수 있을까....욕심을 부려봤지만 코앞에 버티고 있는 거대한 설산을....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리곤 마차푸차레 삼매경에 빠져있는 일행들을 모델삼아 하나 하나 카메라에 담았다.
아!!
정말 맘에 드는 사진들이다.
작렬하는 태양빛을 조금이라도 막겠다고 얼굴에 잔뜩 바른 썬크림이 아직도 하얗게 남아있지만...
그래서 더 자연스럽고 맘에 드는 사진이다.
뒷배경의 색감과 오로빌 처자-사비트리 봄의 옷 색깔과 느낌이 너무 맘에 든다.
거친 히말라야에 이런 밀짚모자라....ㅋ~~
그런데 이런 자유분망함에서 오는 평화로움이 너무나 여유로와 보여~
색감도 좋고....
삼매경에 빠져든 표정도 좋고...
정말 맘에 드는 사진이다.
저만치 대장님이 올라오시네~
처음과 항상 똑같이 ...지나가는 사람들과 여유로운 대화도 나누시고 걸으시는 대장님은 진정한 히말라야의 순례자시다.
대장님도 마차푸차레에 입성하셨으니 인증 샷 한 컷....
오옷~ 멋진걸~~
모델이 좋은걸까...
내가 잘 찍은걸까....
그거 확실히 알아야 맛있는 걸 사드려야 할 지, 얻어 먹어야 할 지 결정되는데....ㅎㅎ
한 무리의 트레커들이 마차푸차레 BC를 떠나 어디론가 오르고 있었다.
대장님께 여쭤보니, 곧바로 안나푸르나 BC에 오르고 있는 거라고 말씀하신다.
저들은 아마 오늘 여기서 묵지 않고 안나푸르나BC에서 묵는거 같다.
언제 올랐는 지 모르겠지만 데오랄리에서 묵었을 확률이 큰데, 그렇담 하루에 900고지를 올라 ABC에서 잔다는 얘기....
고산증이 괜찮을까....
아마 지금 ABC에 올라도 운무에 휩쌓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텐데....
괜한 걱정을 하고 있다.
롯지이름 FISHTAIL 이란 글자가 눈에 화악 들어온다.
마차푸차레의 봉우리 모양이 물고기 꼬리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마차푸차레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방을 배정받아 들어섰다.
이곳에서도 사람이 많아서 방을 한개밖에 구할 수 없어서 셋이서 한 방을 쓰게 되었다.
아~
그런데 거대한 봉우리 한 가운데 폭 쌓여서 일까....
우리가 처음 포카라에 도착해서 부터 이곳에 계속 되었다던 비 때문일까...
아님 오후면 여지없이 쏟아지던 비 때문일까....
방에 가득한 습도때문에 얼마나 눅눅한 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더구나 여지없이 오후만 되면 쏟아지는 비....
짐을 대충 풀고 있자니,몸을 감싸고 도는 체온도 뚜욱 떨어지는게 한기가 대낮부터 느껴져 온다.
얼른 내의를 꺼내입고, 셔츠도 가장 따듯한 걸로, 그리고 패딩에 핫팩까지 꺼냈다.
아!!
고다츠가 필요해.
대장님은 언제 우리들을 불러 고다츠를 피워 주실까나~~
혹시 그 고다츠...돈을 좀 주면 우리 방에도 피워주지 않을까??
30분 정도만 피워놔도 이 축축함은 사라질텐데....
거칠은 히말라야에 와서 우리가 너무 호강을 한게 사실인가봐~
이정도의 추위와 축축함에 견딜 수 없다고 이렇듯 호들갑을 떨다니...ㅠㅠ
한기가 심하게 느껴져서 오늘밤은 숙소에서 제공하는 이불을 대여받기로 했다.
그러나 그것도 사람이 꽉 차서 2개밖에 구할 수가 없었다.
이풀이 자기가 덮지 않겠다고 양보를 한다.
그러나 저러나 받은 이불도 얼마나 습기를 머금고 있는 지 돌덩이 처럼 무겁고 눅눅한 냄새를 피워서 당췌 덮고 싶은 맘이 사라진다.ㅠㅠ
내일은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5시에 ABC에 오르려면 저녁때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아무래도 일정중 가장 추울테니, 가져온 옷가지들 중에서 가장 따듯한 차림으로 나서야 할 터이다.
그동안 아껴두었던 핫팩도 아무래도 이곳에서 다 써야되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도 다행스러운건 우린 일정을 바꾸어서 내일 히말라야까지 하산한다는 계획을 바꿔 이곳 마차푸차레BC에서 하루를 더 묵을 계획이란다.
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나와 이풀은 한 술 더 떠서 ABC에서 묵으면 안될까....궁리했다.
충분히 언니 걸음을 따라 잡고도 남는데...
저녁을 먹고...따듯한 고다츠를 피우고 얘기꽃을 피울것을 예상했지만, 식당에 가득한 외국인 트래커들이 이를 거부했으므로
우린 고다츠의 황홀함속에 있을 꿈에서 깨어나야 했다.
사연인 즉은 고다츠를 피우려면 거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돈을 내야만 했다.
그들의 숫자가 워낙 많아서 그들것까지 우리가 물어낼 수가 없었으므로....
다른 롯지에서는 몇 명 안되던 외국인 트래커들의 비용을 대장님이 물어내도 큰 무리가 없었기때문에 매번 고다츠를 피울 수 있었던 것이었다.
매일 밤 서너 시간을 이야기 꽃을 피우던 우리는 간단하게 럼콕을 한 잔 하고는 이내 방으로 들어왔다.
물통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운것으로 침낭속을 데우고, 핫팩도 붙이고, 주머니에도 넣고,두꺼운 히말라야 패딩까지 입은 채 모자까지 쓰고
잠자리에 들어갔다.
으슬 으슬 찾아든 한기에 혹여라도 고산증이 달라들면 큰일이다.
그야말로 완전 무장이닷~
그려~~
히말라야에 왔는데, 그래도 이정도의 추위와 하루쯤은 사투를 벌여줘야 하지 않겠어??
사실 추위보다도 방안 가득한 축축함이 견디기 힘들었다.
밤사이에 고산증이 많이 온다는데...
오늘 밤 아무 일이 없기를...
그리고 내일 새벽에 비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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