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BC (2013.4)

27.데오랄리에서 마차푸차레BC(3700m) 까지 2

나베가 2013. 8. 17. 00:30

 

 

 

 

 

 

 

 

해발 3500m를 넘어서니 발 걸음을 뗄 때마다 조금은 무거움이 느껴진다.

이제부턴 사진 찍는다고 방방 뛰고 다니면 절대 안된다.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하다간 밤에 고산증을 맞을 수도 있기때문이다.

 

그런데 이거이...

여행에서 늘상 급한 맘에 사진 찍고 일행들 뒤를 쫓느라 뛰던 습관이 있어서 자꾸 잊어 먹는다니....

이러다가 내가 예전에도 몇 번 미약하나마 고산증이 와서 힘들었었거늘~ㅠㅠ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오니 태양 열이 훨씬 더 강렬하게 느껴진다.

몸은 덥지 않은데 볕이 닿는 피부는 아주 뜨겁다.

그래서 그럴까....

햇살이 닿은 곳은 눈이 없고,

햇살이 닿지 않은 곳은 눈이 수북히 쌓여있어

그 모습이 또 다른 히말라야의 멋진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아!! 그런데 또 꽃이 보인다. 

해발 3500m에....

하얀 눈이 지척에 저리 쌓여 있는데, 흐드러진 꽃나무엔 연분홍빛 작은 꽃이 활짝 피어있는 것이다.

하긴, 벌써 까마득해진 저 아래를 걸을 때도 눈이 왔었잖아~그 눈 속에 그리도 커다랗고 이쁜 랄리구라스를 피워내고 있었어.

세상에 벌써 그것을 까마득하게 잊다니....ㅠㅠ

이제부터는 고도가 높아서 꽃송이가 큰 랄리구라스는 피울 수가 없나보다.

 

그래도 꽃이 있어 히말라야가 너무나 다정스러워 보여~

 

 

 

 

 

 

 

 

 

 

 

 

 

 

 

거대한 히말라야에 마치 공원 처럼 넓직한 곳이 나타났다.

무거운 짐을 매고 가던 포터들도 이곳에서 짐을 풀고 쉬고 있었다.

우리들도 누가 뭐랄것도 없이 모두 배낭을 풀고 이곳에서 한 참을 쉬었다.

 

 

잠시 쉬는 동안에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나....

편안히 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름다워서...

아니,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에 흥분을 가라앉힐 수가 없어서

또 이곳 저곳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주었다.

 

포터들과는 달리 우리들보다 조금 앞서가며 늘 길을 안내해 주었던 쿡-채링....

카메라만 들이대면 40살 아저씨가 소년 처럼 해맑게 웃는다.

세상에~~

이 맑은 표정에 그만 우린 자꾸 어른이 아니라 소년을 대하듯 채링을 대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시간은 어느듯 많이 흘러 오후를 향해 가고 있었다.

히말라야의 오후 태양 빛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아이구~ 뜨거워서 도저히 안되겠어".

 

난 스카프를 꺼내서 얼굴을 둘둘 말았다.

거울도 볼 수 없으니 스카프로 감싼 내 모습이 어떤 지...

갑자기 대장님께서 '히말라야의 깡페'라고 별명을 붙여주신다.

 

헐~

깡페라고??

그리 험하게 보이능겨??

 

 

 

제법 오래 쉬었다가 우린 다시 발걸음을 떼었다.

거대한 8000m급 히말라야의 하얀 설산이 웅장한 바위산 사이로 고개를 훤히 내밀고 있다.

금방이라도 다달을 듯.....

그 모습이 매혹적이다.

 

 

 

 

 

 

 

 

한 무리의 한국인들을 만났다.

혹시 우리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팀들이 아닐까?? 근데 벌써 하산??

그렇다면 오늘 ABC를 올랐다가 곧바로 하산하는 것 같네~

우와~~

 

우리는 오늘 ABC가 아닌 MBC까지만 오르고 내일 새벽에 ABC를 오를 예정인데.... 

그렇다면 우리보다 하루를 빨리 당겨서 올랐네~

아무래도 우리처럼 여유자작한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을 거 같아~

무척 빡세게 걸어 올랐을거 같은걸~

아무래도 고산증으로 두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을 거 같아~

 

 

 

 

 

 

 

왜 걸어들어 갈 수록 점점 미지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만 같지??

산과 산 사이 계곡은 점점 더 깊어지는 것만 같고, 산세도 점 점 더 높아지는 것만 같다.

저 길을 걷는 트레커들의 모습이 당췌 개미보다 더 작아보여~

내 눈에는 보이나 다른 사람들 눈에도 트래커들의 모습이 보일까??

 

 

 

 

 

 

 

운무가 선명했던 산세를 뒤 덮어 버리기 시작했다.

벌써 시간이 오후로 확연히 넘어갔나 보다.

여지없이 오후로 넘어가면 당체 어디서 피어 오르는 건 지 구름이 이 거대한 히말라야의 산 봉우리들을 뒤 덮어 버리는 것이다.

 

 

 

 

 

 

 

 

 

 

이제 마차푸차레 베이스 캠프에 거의 다 와가는것 같다.

이제는  제법 쌓인 눈이 산 아래까지 보인다.

 

 

 

 

오늘의 목적지 마차푸차레(3700m) 가 거의 다 와간다는 설렘보다도 아직도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들에 더 열광을 했다.

이 높은 곳에까지 나비가 있다니....

나뭇잎 하나 없이 무수한 작은 꽃송이가 다닥 다닥 붙어 한 송이을 이루고 있는  꽃 위를 한 마리의 나비가 날아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ㅋ~

나비는 꽃이 있는 곳이면 그 곳이 어디일지라도 찾아가는 구먼~

 

 

 

 

Cynthia Jordan - Dreams Of Holding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