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BC (2013.4)

11.빗속에서 더욱 몽환적 느낌을 주었던 환상의 돌계단 마을-울레리..나야탄티...

나베가 2013. 7. 5. 14:58

 

 

 

 

 

 

 

 

 

비에 젖어 마치 거친 대리석 마냥 반짝이는 돌계단에 매혹되어 오르다 보니 어느새 제법 큰 롯지를 만났다.

울레리다.

 

험준한 세계 최고의 산악지형에서 이들이 살아가는 방법이겠지만 그 선택은 이곳을 찾는 수많은 트래커들을 매혹시키는 또다른 기막힌 풍광을 만들어 내고 있다.

끝이 안보일 정도로 가파른 계단의 하염없는 오르막....

트래커로서 그 오르막 길에 이처럼 매혹될 수 있다는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 돌계단을 쌓기위해 그들의 노고를 생각할 겨를도 없다.

감히 꺼내들기 힘들 정도로 내리는 빗줄기 속에서도 멈춰서서 카메라 셔터를 누룰 수 밖에 없는 풍광....

 

빗속에서 더욱 운치를 더하고 있는 흰 벽에 파란색 페인트 기둥과 창문들, 그리고 간판마저 파란색과 흰색이 다 인 이곳 마을 풍광이 마치 딴 세상에 와 있는 듯 그렇게 신선할 수가 없는 것이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카메라를 허리 쌕에 천으로 싸서 집어 넣었다가 다시 꺼내기를 수없이....

그렇게 조심을 한다해도 렌즈에 빗방울이 튕겨 들어가고, 필터 안까지 뿌옇게 김 서림이 드는 것은 어찌 할 도리가 없었다.ㅠㅠ

 

 

 

 

 

 

 

 

 

 

 

서로 자기네 롯지가, 레스토랑이 최고의 뷰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고 광고를 하고 있다.

아닌게 아니라 어느 곳이라도 잠시 멈춰 서있노라면 기막힌 전망을 보여주고 있음이 사실이었다.

 

이들도 따듯한 레몬 티 한 잔으로 조금은 냉기 서린 몸을 녹이고 있겠지?

그 뒷모습이 물안개속 히말의 풍광을 더욱 낭만적으로 느끼게 해주고 있었다.

나도 렌즈의 필터를 열어 김 서림도 닦아낼 겸 그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필터의 김 서림을 닦아내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이 대장님께서 올라오셨다.

ㅋ~

아무리 비가 와도 이참에 사진이나 실컷 찍어야지~

그렇잖아도 이 낭만적인 길을 걸어 오르며 사진 한 컷 남기지 못하는게 안타까웠어~ㅋ~

 

대장님과 함께 빗속을 천천히 걸어 오르며 사진을 찍는 재미는 짜릿함 마저 느끼게 했다.

만약 내가 다른 팀으로 왔다면 분명 이 곳에서 단 한 컷도 사진을 찍지 못했을 거란걸 알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일행들을 따라 걸어 올라야 하는데, 언제 카메라를 꺼내 이 빗속에서 누구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겠는가~

  

 

 

 

 

 

 

 

 

 

 

 

 

 

 

대장님과 헤어져서 또 한 참을 빠른 걸음으로 올랐다.

아!! 내 시선을 자꾸 붙들어 매는 여인네가 내 앞을 걸어 오르고 있다.

꽃무늬 고동색 긴 치마에 커다란 헝겊 가방을 머리에 매고 우산을 쓴 모습....

왠지 ...그 빗속 돌계단을 오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렇게 운치가 있어 보이는게 아니었다.

나는 그녀의 뒤를 따라 오르며 마치 촬영을 하듯 그녀의 뒷 모습을 담았다.

그 운치에 함께 매료되어서 빗 길 오르막임에도 불구하고 힘듦과 거추장 스러움을 전혀 못느끼고 걸어올랐다고나 할까....ㅎㅎ

  

 

 

 

 

얼마동안 그녀의 뒤를 따라 올랐을까~~

아!! 이 왠 판타스틱한 풍광....

이 돌이름...옛날 우리네 방 구들장으로 썼던건데...??

이 돌을 네모 반듯하게 잘라서 마치 기와를 얹듯 그렇게 지붕을 올렸어~

거대한 히말라야 산 봉우리를 완전히 덮어버린 운무앞의 이 독특한 집들은 끊임없는 돌 계단의 오르막을 오르던 내게 또 다른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탁~ 트인 아련한 풍광~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유토피아로의 발걸음을 또 시작할 듯....

 

 

 

 

 

 

 

 

얼마나 끝없는 계단길 오르막을 올랐을까....

새로운 롯지가 또 보인다.

해발 2430m의 나야탄티다.

우리가 출발한 힐레 (1400m) 에서는 벌써 1030m의 계단 오르막을 오른것이다.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인데, 그 느낌도 힘듦도 모르고 올랐다니...

어쩌면 햇빛이 쨍쨍한 이 길 오르막을 올랐더라면 죽도록 힘들었을지도 모를 오르막이다.

차라리 이처럼 몽환적 풍광속에 빠져서 빗속 돌계단 길을 올랐음이 그야말로 금상첨화....

 

한 무리의 한국인들을 만났다.

내가 홀로 오르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만 혼자 왔냐고 묻는다.

아무래도 내가 사진을 찍으면서 올라서 우리 앞선 일행들과는 상당한 거리 차가 있나보다.

그렇잖으면 일행임을 눈치 챘을텐데...ㅎㅎ

 

그들른 안나푸르나 라운딩을 하고 하산하는 길이란다.

내가 이제 15일 일정으로 ABC에 오를 예정이라고 했더니만, 이곳을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있어 그런 지, 트래킹 시작점에 있는 내가 너무 부럽다고 한다.

ㅎㅎ 

 

 

 

누구의 짐을 지고 가는 포터들일까....

짐 가방이 두개씩 묶여져 커다란 걸 보니 한국인 팀들의 포터들이 아닐까...생각든다.

비에 젖을까...커다란 비닐을 뒤짚어 씌우고 걷는 이들의 모습이 한 편의 표지 처럼 왜 이렇게 멋질까....

아!! 이들의 힘듦을 생각해야 하는데....ㅠㅠ

 

그래~ 매일 아침마다 짐을 내어놓으며 아프고 짜안했던 마음을 어찌 말로 표현하겠어~

미안함에 팁을 한 웅큼씩 집어 주고 싶었어.

하지만 그렇게 하면 포터들간에 기운빠짐이 생긴다 하여 마지막 날에 모두 한꺼번에 걷어서 팀장에게 주었지.

모두 똑같이 나누어 주라고...

.

암튼 정말 맘에 드는 사진이다.

 

 

 

비가 더욱 거칠게 내려 쏟는다.

아무래도 카메라가 걱정된다.

잠시 처마밑으로 피신하여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 넣었다.

그리곤 주변을 둘러 보았다.

시간도 그렇고...분명 이 즈음에 우리 팀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서 자리를 잡고 있을 터 였다.

 

 

아닌게 아니라 금새 레스토랑 밖으로 우리가 볼 수 있도록 짐을 내어 놓았음이 보였다.

내가 들어가자 마자 오랫동안 떨어졌던 친구를 만난 양 반가와 하며 난로 앞으로 오라고 손짓을 한다.

마치 나를 위해 장작불을 지펴놓은 듯....ㅎㅎ

 

주섬 주섬 우비를 벗어 널고, 배낭도 내리고, 등산화도 벗어 널고...

패딩쟈켓을 꺼내 입고 카메라도 말릴 겸 난로 가로 가지고 와서 앉았다.

빗속을 오랜 시간 걸어 올라 꿉꿉했던 온 몸이 순식간에 뽀송 뽀송 마르는 듯 기분이 좋아진다.

 

와아~~

정말 좋은 걸~~

 

누우런 황토를 칠해서 만든 난로의 따스함은 적어도 이 순간은 우리에게 최고의 행복을 선사하고 있었다.

두 다리를 쭈욱 펴고 어린 시절 개구장이 마냥 마구 마구 불놀이를 하듯 그렇게 난로 가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오옷~

그런데 한 무리의 젊은 외국인 트래커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들은 제대로 우비와 아웃도어들을 챙겨 입지 않아서인 지, 아니면 내리막을 가고 있는 이들에게 있어 윗 지역은 더욱 비가 많이 쏟아진 건 지, 정말 물에 빠진 생쥐 모양으로 흠씬 젖어 있었다.

 

순식간에 난로 가와 그 위 빨래 줄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우리는 벌 벌 떨고 있는 이들이 안스러워 자리를 내어 주고 식탁으로 와 앉았다.

 

때 맞춰서  우리 앞에 차려지기 시작한 매혹적인 식탁... 

 

 

 

 

 

 

 

 

 

 

 

 

다름아닌 오늘의 점심 메뉴는

생각도 못했던 감자 수제비국 였던 것이다.

아!!

감탄사가 너나할 것 없이 터져나온 세상에서 가장 판타스틱한 오늘의 점심 메뉴가 아닐 수 없다.

이 모습을 보고 우리의 쿡-채링의 표정이 아주 의기양양해 진다. ㅋㅋ

수제비에 얹는 칼칼한 고추 양념장은 또 어찌 이리 맛난 지...

 

사진으로 봐도 맛있어 보이는 김치하며, 김까지 부셔서 넣어 먹으니 기가 막히게 맛있었지 않겠나~~

늙은 오이 무침도 있고, 조개 젖깔도 있고....

이들 전통 음식 볶음 국수도 있다.

이 야채 볶음 국수도 구수하고 담백한 것이

스파게티 느낌도 약간 나면서 아주 맛있다는...

 

 

 

 

 

 

 

아무리 비가 와도 우리에겐 늘 판타스틱한 디저트가 있지~

포카라 시장에서 듬뿍 사 온 망고와 청포도....ㅎㅎ

 

 

 

 

 

Yannis Parios & Haris Alexiou - Kokkino Garifalo (Red Carn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