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6.24.금
엘비라(Sop.F.Lanza) 아르투로(Ten.G.L.Pasolini) 리카르도(Bar. C.Morini) 조르조( Bass 김남수) 엔리게타(M.Sop 손현희)
발톤(Bass 남궁민영) 브루노(Ten.조윤진)
공연후기....
장마가 시작되었다.
비오는 날은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를 하거나 집에서 역시 음악들으며 커피를 마시는게 젤 좋은데....
예술의 전당까지 가려니 쬐끔 구찮다는 생각이...ㅎㅎ
그러나 오늘 공연이 벨칸토 오페라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청교도'이니 그 생각도 잠깐...
후다닥 준비...청바지에 카메라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섰다.
감기 기운이 있는 지 이상하게 피곤하고 목이 따끔거리는게 컨디션이 좋지않다.
그래서 그런지 오페라가 시작되고서도 좀체로 집중이 되지 않고 흐트러졌다.
무대도 전체적으로 너무 어둡게 느껴지고....
오케스트라 연주도 그렇고...
심지어 잠깐 졸기까지...헐~~
그러나 시간이 흘러 주인공 아르투로와 엘비라가 나오면서는 분위기가 화악 바뀌었다.
일단 아르투로 배역의 G.L.Pasolini 의 목소리가 너무나 미성이고 초고음의 배역을 잘 소화해내 귀가 번쩍 뜨였다고나 할까...
엘비라역의 소프라노F.Lanza 도 고음이 너무나 좋고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 지....
사실, 벨칸토 오페라에서 두 주인공이 노래를 잘하면 모든게 끝난거나 마찬가지다.
특히 벨리니 오페라 청교도는 주옥같은 아리아들이 줄줄이 이어지니 그야말로 넋놓고 음악에만 취했다가 가도 되니까....ㅎㅎ
사실 그랬다.
망원경으로 들여다 보다가 나중엔 아예 망원경도 내려놓고 노래에 빠져들었다.
오페라의 내용이야 사실 얼마나 단순한가~
때로는 어이없을 정도로...
결혼식날 왕비를 구하겠다고 그렇게도 간절히 원했던 사랑하는 신부를 놔두고 목숨을 걸고 왕비랑 탈출을 하지 않나~
그랬다고 금새 신부는 미쳐버리고....
나중에 다시 아르투로가 나타났다고 금방 정신이 돌아오고....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페라에 빠져듦은 마음을 파고드는 절절한 가수의 노래와 연기때문이다.
특히 청교도는 극적인 트라마틱 장면에 초절정 고음의 테너와 소프라노 역시 비통함속에서도 너무나도 어려운 콜로라투라를 구사해내야 하기때문에 듣는 이도 아찔할 정도이다.
결혼식날 느닷없이 떠나버린 신랑때문에 미쳐버린 엘비라의 애절함과 애틋함이
그저 노래를 듣고있다 보니 저절로 주인공의 감정에 함께 휘말려 가슴이 아려오고 통증이 느껴왔다는....
음악의 힘이란 얼마나 대단한가....잠시 생각했다.
사람의 감정을 일순간에 이렇듯 뒤흔들어 버리니.....
엘비라의 감정이 너무 애절하여 오페라를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파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가만히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정말 오페라를 보면서 오늘 처럼 망원경을 집어들지 않고 그저 노래에 휩쓸리고 분위기에 젖어들어
꼼짝할 수도 없었던 적이 있었을까 싶을 만큼...
사랑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저 감정을 모르겠지....생각했다.
그래~ 사랑에 빠졌을때 처럼 행복하고 사랑을 잃었을때 처럼 절망적인것은 없겠지??
그 아픔과 절망과 상실감을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알겠어~
상실감에 빠진 여인이 무엇을 할 수 있겠어~
예술가들은 어떻게 사람의 감성을 그렇게 잘 읽어낼까.....
잠시동안 앉아서도 그것을 다 느끼게 하잖아~
눈물도 흘리게 만들고....
다른 주옥같은 오페라들과는 다르게 결과는 해피앤딩으로 끝나긴 하지만...
그래도 오페라를 보는 내내
슬픔과 아픔속에 젖어들었던 시간이 좋았었다고 할까....
왜 슬픔과 아픔은 또 그렇게도 아름다운 지...
그래~
아름다움은 슬픔과 아픔...고통속에서 피어나기 때문일거야~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본능같은 거...
그래서 슬픔과 고통은 아름다움으로 승화되고 살아내는 거지~
ㅎㅎ
벨리니 - 청교도 중에서
엘비라의 아리아, Qui la voce sua soave 이 곳에서 나를 부르던 그이의 달콤한 목소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