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0년)

안드레아스 숄 내한공연/3.18.목/아람누리음악당

나베가 2010. 3. 20. 05:54

 

 우아한 미성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카운터테너의 선두주자

 카운터 테너 안드레아스 숄 내한공연

 

 

시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우아한 미성과 깊이있는 음악성으로 카운터테너들 가운데서도 단연 선두주자로 꼽히는 안드레아스 숄이 10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아옵니다.
‘가슴과 머리를 함께 공명시키는 창법’과 ‘여성의 고음에서 남성적인 깊이를 아우르는 음악성’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아 온 숄은 지난 2005년 독일인이자 카운터테너로는 최초로 영국 최대의 클래식 음악축제인 BBC PROMS의 마지막 무대에 올라 특유의 아름답고 기품있는 공연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그 명성을 입증한 바 있습니다.
종교음악을 비롯하여 르네상스 시대의 오페라와 민요, 자작곡, 대중음악과의 크로스오버 작업까지 그동안 폭넓은 활동을 선보여 온 안드레아스 숄은 이번 공연에서 퍼셀과 헨델, 하이든 등 유명 작곡가들의 작품과 유럽 민요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오랫동안 그를 기다려온 한국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
프로그램
- 1부 : 하프시코드 반주

퍼셀 잠시 동안의 음악 Music for a while
Purcell 아아, 고독이여 O solitude
장미보다 사랑스러운 Sweeter than roses
하프시코드 솔로
퍼셀 론도
Purcell Rondo
다울랜드 내 여인의 눈물을 보았네 I saw my lady weep
Dowland 슬픔이여, 머물러라 Sorrow, stay
사랑을 이야기하세요, 만약 Say love if
하프시코드 솔로
헨델 모음곡 제2번 중 1~2악장
G. F. Handel 1st & 2nd movement from Suite No. 2
민요 내 사랑에게 사과를 주겠어요
Folk song I will give my love an apple
토마스 캠피언 나는 이 여인들을 상관하지 않아요.
Thomas Campion I care not for these ladies
민요 샐리 정원
Folk song Sally gardens
- 2부: 피아노 반주

헨델 오페라 <세르세> 중 '그리운 나무 그늘'
Handel 'Ombra mai fu' from opera
오페라 <로델린다> 중 아리아 ‘어디에 있는가?
'Dove sei' from opera
하이든 방랑자 Wanderer
Haydn 회상 Recollection
절망 Despair
안드레아스 숄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세련된 음색을 가진 카운터테너이다. BBC PROMS의 마지막 공연에서 그가 헨델의 아리아 세 곡을 부르는 동안 6천여 명의 관객들은 감히 숨을 쉬거나, 그 어떤 미동도 할 수 없었다!
– The Times 2005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
Countertenor Andreas Scholl
1967년 독일의 라인가우(Rheingau kiedrich)에서 출생하였다. 650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Kiedricher Chorbuben에서 7살부터 음악 공부를 시작하였고, 13살 때는 그의 여동생 엘리자베스와 함께 모차르트 마술피리(Die Zauberflote) 공연에 참여했으며 요한 바오로 2세 앞에서 진행된 2만여 명의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솔로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안드레아스 숄은 그의 고향에서 촬영된 움베르토 에코의 영화 <장미의 이름>에서 단역으로 참여하기도 하였다.

그가 카운터테너에 관심을 갖는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은 이 시대 최고의 카운터 테너로 인정받는 르네 야콥스(Rene Jacobs)였다. 숄은 20살 되던 해 그는 스위스 바젤의 스콜라 칸토룸(the Schola Cantorum Basiliensis)에서 2년간 야콥스의 지도를 받으며 카운터테너에 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첫번째 교수였던 리차드 레빗(Richard Revitt)의 뒤를 이어 바젤 스콜라 칸토룸(the Schola Cantorum Basiliensis)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숄은 자신의 음악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음악가들로 바로크 바이얼리니스트 반치니 (Banchini)와 소프라노 엠마 커크비(Emma Kirkby), 에블린 튜브(Evelyn tubb)와 루트 연주가 앤소니 룰리(Anthony Rooley) 등을 꼽는다. 특히 앤소니 룰리(Anthony Rooley)의 음악적 전문성 덕분에 숄은 다우랜드 (Dowland)와 카치니(Caccini)등이 참여했던 “A Musicall Banquet”의 음반 작업에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적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 이 앨범 “A Musicall Banquet”은 안드레아스 숄의 음악 인생에 예술적 깊이를 더해준 의미있는 앨범이었다.

안드레아스 숄은 18세기 음악을 노래하고 있지만 그의 음악적 관심은 현대 음악뿐만 아니라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는 것에서도 재능을 발휘했다. 그는 테크노와 일렉트로닉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으며, 올랜도로 알려진 작곡가 롤랜드 쿤즈(Roland Kunz)와 함께 영시를 현대적으로 구현한 인상적인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2003년 자르부르켄(Saarbrucken)에서 펼쳐진 공연에서 쿤즈와 숄은 자신들의 직접 만든 자작곡들과 함께 전통 민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데카에서 출시한 Wayfaring Stranger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들려주었다. 어떤 장소, 어떤 장르, 어떤 스타일의 노래를 부르던 안드레아스 숄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는 세계적인 카운터테너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피아노/하프시코드 반주 타마르 핼퍼린
Piano/Harpsichord Accompanist_Tamar Halperin
피아노와 하프시코드 연주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스라엘 출신의 타마르 핼퍼린은 솔리스트와 챔버 뮤지션으로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는 연주자이다. 초기 바로크 음악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2006년과 2007년 아이젠-피카드 예술상, 2005년 프레서 어워즈와 REC 뮤직 어워즈 수상, 2004년 브뤼즈에서 열린 국제 하프시코드 콩쿠르에서 우승 등 다양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텔아비브 대학과 줄리어드 음대에서 수학하였으며, 현재 스위스 바젤 에서 르네상스와 바로크 음악에 

 

 

공연후기.....

 

안드레아스 숄이 온다니....

아람홈피에 바바라보니, 이안 보스트리지와 함께 성악스페셜로 뜬 공지를 보고 그 놀라움이라니....

이안 보스트리지는 멀찌감치 11월에 있으니 잊어먹고 있어야겠고, 얼마 전 바바라 보니때의 음향을 봐서

안드레아스 숄에 대한 기대감은 증폭되어졌다.

 

늘상 맘을 굳게 먹는데도 불구하고 매번 공연 시간 임박해서 도착을 하니, 되려 가까이 있는 아람누리 갈때가 가장 여유없이 가는것 같다니....ㅠㅠ

커피를 한잔 할 여유도 없이 자리를 찾아가 앉았다.

아놔~ 오늘이야말로 커피를 진하게 한잔 마셔야 했는데....

그동안 잔뜩 미뤄두었던 후기를 쓰느라 어젯밤 밤을 꼴딱 새고, 오전에 성서 백주간 봉사를 갔다와서

집안일을 하다 보니 또 낮잠 잘 여유를 놓치고 말았다.

 

잠깐사이 갑작스레 찾아든 몸의 노곤함...... 아무래도 졸을 거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든다.

이런 분심속에 안드레아스 숄이 피아니스트와 함께 성큼 성큼 무대로 걸어나왔다.

 

허걱!!

피아니스트가 워낙 자그마한 체구라서 더 그렇게 느꼈을까??

그의 곱디 고운 목소리에 현혹되어 그가 그렇게 거구일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다.

그러다 보니 잠도 못자서 정신도 혼미한데....잠시 이게 현실인가~정신줄 놓은 사람마냥 그랬다.

그의 입에서 첫 소리가 터져 나오기 전까지....

아니다~ 그의 청아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순간 더욱 혼미해졌었다.

정말 이게 현실인가 하고....

 

음반에서 듣던 것 보다 훨씬 더.....

아니, 상상 그 이상으로 그의 목소리는 아름다웠고 청아했고 아람음악당을 감싸안으며 흩어져 올라갔다.

그래~ 정말 그랬다.

노래소리가 앞으로 뻗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천정위로 올라가  불꽃 터지듯이 음악당 전체로 쏟아져 내렸다.

아!! 하고 신음에 가까운 감탄사가 절로 쏟아져 나왔다.

 

여늬때 같으면 망원경까지 들고 연주자를 탐닉하는데, 오늘은 아예 엉덩이 뒤로 쑤욱 빼고 천정을 쳐다봤다.

그의 노래소리가 정말 보석 처럼 천정에서 메아리 치며 머물었다.

그 울림과 잔향이.....

짐짓 러시아의 성당에서 수사님들의 노래소리를 듣고는 목젖이 아프도록  감동했던 순간을 떠 올리게 했다.

 

곱게 내는 카운터 테너의 목소리가 아닌...

천상에서 보석처럼 쏟아져 내리는 소리...

 

안타깝다면...

매 순간  기다리지 못하고 금방 터져 나온 박수소리였다.

 

사이 사이 피아니스트의 독주를 넣은 것도 흐름을 참으로 편안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피아니스트도 어찌나 연주를 잘 하던 지....

자신의 솔로 연주곡도 그려려니와 조금도 꾸밈없이 심히 드러내지도 않으면서 완벽하게 안드레아스 숄의 소리를 빛내주었다.

 

오늘의 연주는 그야말로 완전히 소리에 몰두했다.

아니 자연스럽게 연주자들이 그렇게 만들어갔다.

그들 얼굴을 보지 않아도 망원경으로 땀방울까지 들여다 보며 집중했던 그 어떤 연주회보다도

더 깊이 이들 연주자에게 몰입이 되어갔다.

정말 전율이 일만큼 짜릿한 경험이었다.

 

원래 1부는 쳄발로 반주로 2부부터 피아노 반주로 하기로 나와있었는데, 쳄발로 소리에 문제가 있었는 지,

1부 중간에 피아노로 바꾸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생각컨데 소리가 너무 작아서 그랬던 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너무나 섬세하고, 워낙에 안드레아스 숄의 목소리가 미성이라서 괜찮긴 했지만  소리가 너무 작다고 생각했으니까...

 

인터미션에도 꼼짝않고 앉아있었다.

정신을 산란스럽게 하고 싶지 않아서....

오직...이 순간을 가슴에 담아두기 위해서....

그렇게 맞은 2부는 안타까우리 만치 너무도 짧게 느껴지며 끝이 났다.

 

그런데 정말 기가 턱 막힌 사건이 터졌다.

얼굴이 부끄러워서 들 수 없을 만큼....

연주자가 첫 앵콜연주를 마치자 정신없이 일어서서 나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기에...

더이상 연주자가 나와서 앵콜을 부르기를 마치 거부라도 하듯이...

그게 다 팬싸인회의 폐해다.

 

낯뜨거우리 만치 민망했지만 로비에 나오니 언제 그렇게들 달려나왔는 지, 벌써 줄이 몇가닥 고불 고불해졌다.

그나마 안드레아스숄에게 얼굴을 들 수 있는 상황은 되었지만.....속상함은 여전했다.

그때 내 뒤로 줄을 서던 한 부부가 흥분하며 얘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일산 사는 사람들 수준이 뭐 이래~ 정말 실망이야~ 의정부보다도 못해"

 

연주자의 앵콜을 더 듣지 못함의 섭섭함과 함께 연주자에 대한 이 무뢰함에 정말 낯뜨거웠지만

고불 고불 줄서있는 열성에 맘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닌게 아니라 그의 얼굴엔 연신 환한 미소가 번졌다.

 

나도 그의 음반을 하나 사서 오늘...종일 들었다.

아니, 그의 음반을 찾아서 모두~~

내 머릿속엔 온통 어제의 그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아~

이번주  통영가는 사람들...좋겠다.

나두 남편과 남해여행 가는데, 통영페스티발에 또 질러볼까??

 

거기도 여기 아람처럼 음향이 받쳐줄까??

그래도 통영이 아시아의 나폴리라는데....

분위기상으로 더욱 업되어 그의 소리에 실려 진짜 하늘로 비상하는거 아닐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