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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에 가다/Touch Art Cafe -크리스마스장식/12.6.일

나베가 2009. 12. 14. 14:10

토욜 새벽 5시에 일어나 동대문 시장에 가서 종일 있다가 왔더니

남편이 끙끙 앓고 있다.

헉!!

근래 연말이라고 과음하며 늦게 오더니만....

몸살이 난것 같았다.

그래도 그렇지...종일 집에 있으면서 병원도 안가고 약도 없이 그렇게 있다.

에고~~

약을 부랴 부랴 찾아서 먹이고 시장에서 사온 소품들을 여기 저기 대보며 궁리를 하다보니

새벽녘에나 잠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늦잠을 자버렸다.

남편이 아프지만 않다면야 일욜은 늘상 늦잠을 자고 아침겸 점심을 먹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이 '쿵' 하고 소리가 난다.

 

 

 

괜찮냐고 물으며 죽이라도 끓여줄까...물으니 괜찮다고....

다 죽어가는 소리로 말하더니만....

"커피 마시러 안갈거냐고..."

"허어걱!!"

 

아점을 먹고 일을 좀 하다보니 시간이 어느새 3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남편...슬그머니 다가오더니 안갈거냐고~~~

 

헉!! 어제 종일 혼자 집에 있더니 엄청 심심했었나 부다.

ㅋㅋㅋㅋ

난 얼른 예쁘게 차려입고 그새 잠들어 버린 남편을 깨웠다.

벌써 5시.....

그곳이 7시쯤이면 문을 닫는걸 생각하면 너무 늦었지만....뭐~드라이브겸 가는거니깐...

 

 

지난 주는 날씨가 을씨년스러워서였는 지,

토욜치곤 사람이 참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마지막 손님으로 더 있어도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7시쯤에 문을 나섰었다.

그런데 오늘은 그래도 사람이 가득하다~

 

우리가 들어서니 반갑게 맞으며....

"오늘도 같은걸루요??" 한다.

ㅋㅋㅋㅋ

나는 어디를 가나 주인장과 직원들이  내가 좋아하는 메뉴를 다 안다. 

우리 동네에 있는 까페에선 '아메리카노'

예술의 전당 심포니 까페에선...

"커피 한잔 내려주세욤~"이다. ㅋㅋㅋ

다른것도 안시키고 항상 이렇게 주문하다 보니...이젠 더 시키려 해도 묻지도 않고 그렇게 오더를 내린다.

어쩔땐 내가 줄서있는거 보고는 미리 내려놓느다.ㅋㅋㅋ

예술의 전당엔 일시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다 보니 미리 커피를 내려서 보리차 따라주듯이 내려주기에

난 항상 내려달라고 주문했었던 것이...

 

 

암튼....

우리는 자리를 잡으면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와 말없이 책을 본다. ㅋ~

늘상 말하는데.....

가면서 차안에서 내 수다떠는것만으로도 충분.....ㅋㅋ

 

 

겨우 몇마디 하는 말이..

서로 보는 책에서 좋은 귀절이라든가 좋은 그림, 사진, 경치....등등

보라고 서로 보여주는 정도....

 

 

 

그렇게

나는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를 항상 두잔 마시고 온다.

원래 아메리카노로 리필을 해주는데 난 특별서비스...으흐흐흐...

벌써 사람들에게 소문을 많이 내서 아마 다들 이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를 주문해 마셨을 지도 모르겠당~

 

 

 

이날은 기둥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 모습이 참 재밌어서 웃었다.

"그래~ 뭐니 뭐니 해도 기둥장식이 최고 효과적이야~ㅎㅎ"

오래 전 성당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며 애썼었던 추억이 떠올랐다.

저렇게 쉽게 하는데...난 그때 너무나 힘들게 한것같았다.

물론 까페장식이야 워낙에 까페 분위기가 좋으니 뭘해놓아도 이쁘지만

내가 꾸몄던 성당 만남의 방은 주차장을 만남의 방으로 쓰고 있었던 터라...

워낙에 높고, 넓고, 분위기도 완전 무였고.....ㅠㅠ

 

 

그나 저나

나 역시 19일과 20일에 있을 크리스마스 파티를 어떻게 해야할까...

빨리 컨셉을 잡고 계획을 짜야겠다.

 

집에 오니 늦게 들어온 딸아이가

"엄만 편찮으신 아빠를 데리고 헤이리까지 커피를 마시러 갔다왔어??" 한다.

아니~~ 사람들이 왜 내가 우리 그일 끌고 다닌다고 생각하지??

이상하넴~~~~

우리 남편은 자기가 싫음 절대 꿈쩍도 않는 사람인뎁~~~

하긴....물들은건가??

ㅋㅋㅋㅋ

 

그냥....

작은것들을 누리며 사는 요즘의 삶이 그저 여유롭고 편안하기만 하다.

 

 

Bach (1685 - 1750) 
Partita for Violin solo no 1 in B minor, BWV 1002
Stefan Milenkov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