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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새벽 꽃시장에 가다.....2009.11.30

나베가 2009. 12. 2. 19:01

 

 

한동안 조화를 가지고 이것 저것 만드느라 새벽시장을 마치 장사하는 사람처럼 드나들던 시절이 있었다.

밤을 새며 수십개의 포푸리 주머니를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에게 선물도 하고...

크리스 마스 리스등 장식물도 수없이 만들고...

 

 

 

 

그렇게 만든 장식품을 사람들에게 선물할때의 그 기쁨이란

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모를것이다. 

 

 

 

시장에 가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아름답고 이쁜 수많은 재료들을 구입해서

내 손끝을 통해 또다른 아름다운 창작품이 탄생될때의 그 기쁨은

한번 맛본 사람은 쉽게 그 일에 빠져들게 되어있다.

 

 

 

 

더우기 그 기쁨이 내안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선물할 사람들을 떠올리고, 또 그 선물을 전해받는 사람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일은

내가 선물을 받을때의 그 기쁨보다 몇배는 더 큰 기쁨이 되어

가슴을 벅차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급기야는 절친하게 지내는 이웃 아줌마들하고 터미널 꽃시장으로 밤을 잊고 누비며 다녔었다.

레슨도 해주고...

 

 

 

 

그러고 보니 한동안은 크리스마스때 뿐만이 아니라

계절이 바뀔때 마다 이 새벽 꽃시장엘 다녔던 거 같다.

 

 

 

계절의 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받는 곳....

 

그래서 갈때마다 마치 가게가 바뀐 양 색다른 모습으로 우리 눈을 휘둥그래지게 만드는곳....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때는 마치 요술나라에 들어온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곤 한다.

 한번 구입하면 매년 꺼내서 평생 쓸것같은 이 크리스마스 장식물들이

어쩌면 그렇게도 유행을 타는 지....

이 새벽 꽃시장에 와보면 안다.

조금이라도 수정을 해야지 그대로 작년것을 놓기에는 너무 촌스럽다는...ㅎㅎ

 

 

 

이제는 크리스마스 볼이 거의 보석수준에 가깝다는....

 

 

 

도밍가와 함께 한강변을 달리면서 생각해 보니,

그렇게도 발이 닳도록 다니던 곳을 2년만에 가는것 같았다.

 

 

 

 

집에서 12시 반에 출발해 터미널 시장에 도착하면 거의 새벽 1시....

마악 시장문이 열린 직후가 된다.

도로엔 차도없고 주차장도 텅텅 비니 쇼핑하기엔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잠??

눈이 휘둥그래져 몇바퀴 돌다보면 순식간에 서너 시간이 훌쩍 지나쳐 버린다.

졸음은 느낄 새도 없다.

 

 

 

 

3층에 올라 문을 여는 순간 코끝을 자극하는 너무나 향기로운 꽃향기들은

세상에 이런 향기가 있었나 싶게 한다.

조화인 지, 생화인 지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휘귀한 꽃들이 산더미 처럼

쌓여있는 모습을 보자면 그 자체로 아로마 테라피 효과에 에너지가 충만해지는 느낌...

 

 

 

 

우리는 생화시장을 지나쳐 크리스마스 시장으로 들어섰다.

초입부터 발걸음을 잡아멨다.

어쩌면 그렇게도 예쁜 초들이 많은 지....

그 초 두개만 놓아도 크리스마스 파티 센터피스로 충분하다고....

그러다가 다른 곳으로 가면  또 거기서도 이것만 놓으면 다른 거 필요없다고....

결국..

눈에 띄는것 마다 다 우리를 현혹시켜 할수없다고....

이래서 파티는 계속되어야만 한다고...ㅋㅋㅋ

 

 

 

 

그래도 초반부터 덥석 결정해 버리면 안된다.

적어도 두어바퀴 정도는 돌면서 올해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또 집에 있는것들도 떠올려 보면서

파티컨셉을 정하고 예산에 맞게 하나 하나 선택을 해야하는 것이다.

 

 

 

어쨋든....

삶이 지치고 재미가 없으면 새벽시장에 한번 나와보라고 .....

얼마나 삶을 아기자기하고 재밌게 가꾸어 나가면서 살수 있는 지...

백화점에 가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생동감이 뭉클 뭉클   생겨난다. 

 

 

 

 

일상의 삶이 무료해질때....아주 작은 것 하나를 선택하는 용기.....

사람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시장에 가는 일..

 

 

 

우린...

크게 쇼핑을 많이 하지도 않았다.

그저 딴 세상에 여행 온 여행자 마냥 사진 찍으며 이것 저것 구경하느라 삼매경에 빠졌다. 

 

 

 

수없이 아름다움에 탄성을 내 지르는 바람에

아마 우리는 이 밤에 잠을 안자고 꼴딱 샜어도 엄청나게 건강해 졌을것이다.

 

 

 

 

도밍가는 화이트 꽃장식으로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고자 그 컨셉에 맞는것들로 쇼핑을 했고,

15센티쯤 되는 크리스마스 리본과 전구등을 샀다.

 

 

 

 

나는 파티에 쓰고자 초들을 몇셑트 샀고,

이번 파티에 사용할 많은 전구를 샀다.

그리고 기본 크리스마스 장식물과 곁들어 쓰고자 빨간색 화려한 가지를 몇개샀고

특별하게 생긴 볼 2셑트와 길다란 유리병을 샀다.

 

 

 

 


제5번 안달루사 (No.5 Andalu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