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9년)

서울시향 마스터피스 시리즈 4/부르크너 8번/2009.5.3.일/예당

나베가 2009. 5. 8. 04:15

서울시향의 마스터피스 시리즈 IV

공연후기.....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시대의 소나타형식의 아름다운 선율에 익숙해 있었던 터라 현대음악은 좀처럼 쉽게 다가오지 않았었던게

사실이었다.

몇년 전 부천필하모닉의 '말러전곡 연주회'에 말러리안'이 생길정도로 왜 그렇게 말러에 심취하고

그 다음 프로젝트로 '부르크너'에 도전했을때도 마니아들이 왜 그렇게 열광을 했는 지....좀처럼 다가오지 않았었다.

 

그러던 차에

말러에 심취되어 눈물을 펑펑 쏟고 잠못이루던 야옹이 덕분에 우리 일행-일숙언니, 명주씨, 나는

풍월당으로 '김문경'씨의 강의를 들으러 열심히 다니며 말러에 그렇게 입문을 했다.

더불어 부천 필하모닉이 말러 전곡 연주회를 성황리에 마친 이후

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비롯 서울시향과 KBS에서도 마치 유행처럼

말러 교향곡을 연주했었다.

우리에겐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강의를 듣고 '김문경'씨가 펴낸 책도 읽고, 말러 공연이 펼쳐지기만 하면 만사를 재쳐놓고 달려갔다.

 

너무나 익숙한 소나타 형식을 벗어난...

엄청난 스케일로 극한까지 몰고 간 강렬함과 이에 대비 극도의 섬세함과 들릴까 말까할 정도의 피아니시모는

사람의 간장을 쓸어내리며 빨려들게 만들었다.

무대를 꽉차 더이상 들어설 자리가 없을 정도의 거대한 스케일....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보는 타악기들과 그들이 내는 소리는 보는 눈과 귀를 잡아붙들었다.

그리고

신들린 이 마냥 혼신을 다해 이끌고 있는 지휘자의 땀으로 범벅이 된 모습은 그 곡이 끝났을때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는 감동으로 몰고갔다.

 

그렇게....

마치 단계를 거치듯 이제 부르크너에 열광한다.

어디서 끝날 지 도저히 예측할 수 없듯 한없이 이어지는 ....

끝날것 같다가 이어지고를 계속 반복....특히 8번 교향곡은 길이가 무려 80분이나 되는 대곡이다.

이렇게 엄청난 곡을 마스터피스 공연에서 연주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신부님과 하루전날 제대한 아들과 함께 낚시가 예정되어 있었다.

주일 날 밤이니까 다녀와서 가면 되지 않을까???

수없이 고민을 하면서 안타까움으로 보냈지만 결국 예매를 하지 못하고 SPOF.까페에서의 단관예매는 끝이나고 말았다.

 

그런데...

행운인 지 전날 비가 와서 낚시여행이 취소가 되어버렸고, 역시 야옹이 덕분으로 티켓을 구입..예당으로 달려가게된 것이다.

4월부터 매일 출석 도장을 찍듯 예당으로 달려갔지만, 이 날은 그 어느때보다도 흥분이 되었다.

더불어 생긴 티켓으로 요즘 클래식에 입문한 베네딕다 언니와 오빠에게 까지 이 행운을 안겨다 주었다.

 

오로지 부르크너 8번만을 머릿속에 담은 채 달려간 지라 첫곡으로 오보에 협연자-'프랑수아 를뢰'가 나왔을때는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짜르트의 오보에 협주곡이 울려퍼지는 순간...

오옷~~긴장감은 눈녹듯 사라지고

한마리 나비처럼 나풀거리며 들판을 뛰어놀고 있는 소녀의 심정이 되었다.

프랑수아 를뢰는 오보에와 한몸이 되어 아니,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기 보단 그냥 오보에를 가지고 놀고있는 것만 같았다.

그 유려함과 아름다운 선율이 정말 매혹적이었다.

더우기 앵콜로 연주한 곡은 그의 비르투오소를 맘껏 느낄 수 있었던....

정말 '어쩌면 저렇게 연주할 수가 있을까...' 생각이 들만큼  환상적이었다.

 

인터미션에 커피와 간단한 간식을 먹고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부르크너를 관람하기 위해 입장을 했다.

이 엄청난 대곡을 듣기위해 마치 정결 예식을 치르기라도 하듯 스스로 맘을 쓰러내리며....

그리고....

난 80분을 한순간....흘려보냈다.

엄청난 울림...

숙연함....

너무나 섬세하고 매혹적인 목관과 하프선율의 아름다움.... 

일사불란한 현의 울림들...

빛나는 금관...

언제나 빛을 발하는 타악...

특히 3악장 아다지오에선 가슴깊이 까닭모를 눈물이 고였다.

악기 하나하나가 생명을 가진 생명체처럼 살아서 깊이 깊이 가슴속으로 파고들며 미지의 천상을 거닐게 했다.

 

부르크너를 떠나 모든 교향곡중에 최고봉이라고.....

한스 레드리히는 이 곡을 가리켜, "그 목적에 있어서는 프로메테우스적이고, 정신에 있어서는 파우스트적이며, 정서적인 범위 안에서는 모든 것을 감싸안고, 종교적인 숭고함으로부터 북부 오스트리아적인 목가까지 그 영향력이 펼쳐져 있다."고 했다.

완벽한 평론....

 

감동을 추스리며 나오는데...

언니와 오빠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말 대단한 공연이었지만 감당하기에 너무 벅찼고 힘들었다고 했다.

왜 아니겠는가!!

작곡가가 자신의 역량과 혼신을 다해 만든 이 대곡을 가슴에 담기까지는

듣는이 역시 그만큼 준비가 되어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토욜 밤낚시를 갔던 남편이 공연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 엄청난 감동을 함께 할수 있었다면 얼마나 더 가슴이 벅찼을까...

나를 에스코트해주는 남편이 너무나 고마웠지만 벅찼던 감동을 혼자서 추스리자니 조금은 쓸쓸함이.....ㅎㅎ

 

욕심이 점점 과해진다. ㅎㅎ

 

 

 

 
 
 
Bruckner 부르크너(Anton Bruckner, 1824∼1896)
Symphony No.8 in c Minor 
Eugen Jochum
Berliner Philharmoniker
 

브루크너의 제8번 교향곡은 구성이나 의미론적 관점에 있어서 다같이 웅대한 작품으로서 그의 교향곡 작품 중에서, 아니 모든 교향곡 중에서도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말년에 7번을 통해 비로소 음악적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 브루크너가 그 기쁨이 채 가시기 전에 의욕을 갖고 작곡한 이 곡은 그 내용면이나 형식면에서 음악사상 베토벤의 그것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위대한 교향곡 중의 최고 명곡으로 남게 되었다.

브루크너가 그의 완성된 작품으로서 마지막인 8번 교향곡을 착수하게 된 것은 거의 60살이 다 되어서였다. 그리고 그 작업은1884년 여름의 첫번째 스케치로부터 완전히 수정된 악보로 출판된 1892년에 이르기까지 거의 8년 이상 계속되었다.

이 8번 교향곡은 그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거대하고,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는 곡이다. 브루크너 자신도 이 8번 교향곡을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그토록 그의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는 그 곡이 그 자신에게 많은 고통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은 아이러니칼하지 않을 수 없다.

 

 


전악장 이어듣기
 
1. Allegro moderato
 
2. Scherzo: Allegro moderato - Trio: Langsam
 
3. Adagio: Feierlich langsam
4. Finale: Feierlich, nicht schnell  
 
모짜르트 오보에협주곡 C장조.K.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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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oe Concerto in C major, K.314, 작품 배경 -

클라리넷 협주곡의 진정한 모습이 오랜 기간동안 역사속에 묻혀 있었듯이

이 오보에 협주곡도 오랜 기간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모차르트가 여행 갔던 만하임에서 아버지에게 쓴 편지에는 "람이라는 오보에 주자는 '내가 휄렌디스를 위해 쓴 오보에 협주곡'을 벌써 5번이나 연주해 커다란 갈채를 받아서…"라는 내용이 있어 모차르트가 오보에 협주곡을 썼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 하지만 악보는 출판되지 않은 상태로 행방불명이 되어 오랜기간 그 실체가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 악보가 발견된 때는 1920년으로, 모차르트 사후 130년간이나 행방 불명이던 악보이다.
그것도 모차르트의 자필 원고가 아닌 사보가 발견되었다.
그리고 또하나 우리들을 놀라게 한 일은 이 곡이 이미 알려져있던 플루트 협주곡 D장조 K314와
거의 똑같다는 점이다. 두 악보를 비교하면 조가 다를 뿐이다.
플루트 협주곡은 이 악기에 맞춰 불기 쉽게 D장조이지만 오보에 협주곡은 오보에가 연주하기 쉽게 C장조이다.
그리고 각각 음역에 맞춰 음형이 조금 다른 정도이다.
그럼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모차르트는 어느 쪽을 먼저 썼는지, 어느 쪽이 나중에 편곡된 곡인지 알아볼 일이다.
또한 이 오보에 협주곡이 모차르트의 편지 속에 나오는 그 '휄렌디스를 위한 협주곡'인지,
아니면 다른 기회에 쓴 다른 곡인지도 궁금하다.

만약 이 곡이 휄렌디스를 위해 쓴 오보에 협주곡이라면 플루트 협주곡 D장조는 그 편곡에 해당한다.
현재는 오보에 협주곡이 원곡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대의 세미 오토매틱이라든지
풀 오토매틱이라고 불리우는 오보에로 연주하면
이 협주곡은 비교적 어려운 곡이 아니지만 18세기의 건반이 2개 밖에 없는 오보에로 연주하면
전조한 페세지 중에 아주 어려운 부분이 나온다. 따라서 연주는 아주 힘들다.
휄렌디스는 당시 오보에의 명인이 낳은
북이탈리아의 출신 오보에 주자이다.
만약 이 곡을 자유자재로 연주했다면
역시 대단한 실력을 가진 사람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