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8년)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정명훈/2008.7.30/예술의 전당

나베가 2008. 7. 24. 22:20

                                                                    아시아 최정상 음악인들의 유쾌한 축제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피아노: 정명훈 바이올린: 다이신 카지모토 첼로: 지안 왕

            

2008년 7월 30일(수) 오후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R석: 100,000원 S석: 80,000원 A석: 50,000원 B석: 30,000원

 

아시아 올스타들의 축제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한,중,일을 대표하는 솔로이스트 정명훈, 다이신 카지모토, 지안 왕의
화려한 만남

2007년 한국과 일본에서 공연을 가지면서 ‘아시아를 아우르는 아시아 최정상 음악인들의 오케스트라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최대치를 보여주었다’ 는 한국언론의 평가와 ‘명훈의 지휘는 호흡이 깊고, 정감도 깊다. 그리고 음악의 스케일이 크다. 국제적인 연주자들이 참가해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현격하게 발전하고 있다.’(일본 ‘음악의 벗’2007.8)는 일본 언론의 찬사를 받았던 아시아필하모닉이 2008년에는 한∙중∙일을 대표하는 최정상의 솔로이스트들과 함께 인천, 서울, 도쿄에서 공연을 펼친다.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함께 무대에 서는 다이신 카지모토와 지안 왕은 각각 일본과 중국이 낳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바이올리니스트와 첼리스트이다.

다이신 카지모토는 일본이 낳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서 1994년 쾰른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나이로 참가하여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하여 화려한 입상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20대의 젊은 나이에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여 천부적 자질을 인정받아 왔다.
첼리스트 지안 왕은 요요마와 함께 중국이 자랑하는 동양인 최초의 DG 전속 첼리스트이며 미국 및 유럽에서 최정상급 지휘자들과 함께 협연자, 독주자로 활발히 활동하면서 세계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선 연주자이다.

정명훈을 비롯한 아시아의 세 비르투오소가 이번 무대에서 들려줄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삼중 협주곡이다. 각각의 독주파트가 테크닉적으로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실력있는 독주자,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함께 모이기 힘들기 때문에 평소 잘 연주되지 않는 곡인 만큼 국제적인 수준의 연주자들이 모여 빼어난 수준을 자랑하는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한, 중, 일을 대표하고 있는 세계적인 솔로이스트들의 연주로 감상할 이번 삼중 협주곡 연주는 매우 큰 기대를 모은다.

아시아의 소리를 통해 아시아 전체를 하나로 모을 아시아필하모닉의 이번 공연도 시카고심포니 수석연주자 로버트 첸을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비올라 윤지 리유, 필다델피아의 안나 마리 안 피터슨, 피츠버그심포니의 첼로 부수석 애담 리유,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튜바 수석 야수히토 수기야마 등 세계 각지의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시아 연주자들이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다. 특히 올해는 런던심포니 호른 수석 티모시 존스로얄 콘서트헤보우 트럼펫 수석 피터 마수어를 비롯해 풀루티스트 클라라 안드라다 등 세계적인 스타급 연주자들이 객원으로 참여, 다른 어느 해보다도 화려한 관악 파트를 기대해도 좋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장 정명훈의 지휘봉 아래 모인 아시아 최고의 연주자들, 아시아 올스타들의 화려한 축제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베토벤 삼중협주곡과 더불어 말러 교향곡5번을 올해의 성찬으로 준비하고 있다.

 

<프로그램>

Beethoven Concerto for Violin, Cello and Piano in C Major, Op.56
1. Allegro
2. Largo - attacca
3. Rondo alla Polacca

Intermission

Mahler Symphony No.5 in c sharp minor
1. Trauermarsch (In gemessenem Schritt. Streng. Wie ein Kondukt-Plötzlich schneller. Leidenschaftlich. Wild - Tempo I)
2. Stürmisch bewegt. Mit größter Vehemenz-Bedeutend langsamer-Tempo I subito
3. Scherzo (Kräftig, nicht zu schnell)
4. Adagietto (Sehr langsam)
5. Rondo-Finale (Allegro)

 

 < Beethoven Concerto for Violin, Cello and Piano in C Major, Op.56

베토벤의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삼중 협주곡은 1804년에 완성된 곡이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의 독주 악기군에 오케스트라를 가미한 형식으로 그의 협주곡 중에서 특이한 협주곡으로 꼽힌다. 초기 낭만파의 풍부한 화성을 사용하면서 바로크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합주 협주곡 형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흐나 헨델과 같은 18세기 작곡가들은 2명이나 4명의 주자로 된 독주 그룹 ‘콘체르티노’를 관현악 집단과 구분하여, 이 두 그룹이 대화하듯 서로 응답하면서 연주하는 합주협주곡(Concerto grosso) 작품을 만들었으나, 18세기 후반, 고전주의 시대에는 이 합주 협주곡은 없어지고 솔로악기와 오케스트라의 협주곡이 생겨났다. 베토벤 또한 대부분의 솔로 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작곡하였으나, 이 삼중협주곡만 바로크 시대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크 스타일의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을뿐더러, 곡의 규모 면에서도 바로크 시대의 음악보다 훨씬 확대되어 있다. 이 곡의 독주군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즉 피아노 트리오이다. 피아노 트리오는 이 시대 매우 유행했던 장르로, 베토벤도 이미 다수의 피아노 트리오를 작곡하였다. 베토벤은 이 세 악기의 음색과 특징을 잘 살려 오케스트라와 결합하였고, 그 거대한 컨셉의 복잡한 곡을 모든 주제의 시작을 첼로로 이끌고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그 뒤를 따르게 하면서 풀어나간다. 어느 작품보다도 연주자 개개인의 기량과 음악성을 요구하는 어려운 곡이다.

1악장 Allegro 알레그로 C장조 협주곡풍 소나타형식
2개의 주제를 가진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여느 협주곡과 달리 오케스트라가 주제를 연주하며 조용히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커지며 제시부로 들어간다. 두번째 주제가 노래하듯이 연주되다가 오케스트라는 독주 악기들을 위해 잦아들고, 첼로의 첫번째 주제 연주가 시작된다. 뒤이어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주제를 연주하면서 긴 제시부가 진행된다. 짧은 발전부, 그리고 재현부가 이어지고 코다로 끝을 맺는다. 카덴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2악장 Largo – attacca 라르고아타카 E장조 짧은 간주곡형식
매우 짧지만 서정적이면서 감정이 풍부한 악장으로, 휴지(休止)없이 이어지는 피날레의 서주라 할 수 있다. 오케스트라의 역할은 많이 줄어들면서 피아노의 반주로 첼로와 바이올린이 멜로디를 공유하며 곡이 진행된다. 짧은 오케스트라의 도입 후 첼로의 슬프면서도 명상적인 멜로디가 연주되고 피아노의 스케일이 바이올린의 멜로디로 연결되면서 첼로와 바이올린이 대화하듯 연주된다. 짧은 종결과 경과구를 거쳐 곧바로 3악장 피날레고 이어진다.

3악장 Rondo alla Polacca 론도 알라 폴라카 C장조 론도형식
첼로의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연주로 2악장에서 곧바로 이어진다. 폴란드 민속음악풍의 경쾌한 주제를 가지고 있고, 장조에서 단조로 바뀌는 부분은 전형적인 민속음악의 특징을 보여준다.  론도형식으로 리프레인이 3번 반복되나 3개의 주제를 구별해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악장 전체는 논리정연하며 명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이 세 악기의 뛰어난 기량의 연주가 돋보인다.

< Mahler Symphony No.5 in c sharp minor

말러의 5번 교향곡은 말러가 그의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에 완성되었다. 이 곡은 말러 자신이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이라고 했을 만큼 그의 앞의 작품들과는 다른 점을 많이 보인다. 뛰어난 관현악 기법을 비롯해서 앞의 교향곡들과 달리 표제가 붙어있지 않고, 성악이나 교향시의 배제, 그리고 특히 5악장에서 빈번히 등장하는 대위법적인 기법들을 들 수 있다.
다섯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이 교향곡은 다시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교향곡에 대해 말러는 “이 교향곡은 열정적이고, 거칠고, 비극적이고 엄숙하며 인간의 모든 감정으로 가득하지만 단지 음악일 뿐이다. 여기에는 어떠한 형이상학적 질문의 자취도 남아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송 행진곡으로 시작해서 알마를 향한 사랑을 나타내는 4악장으로의 연결과 같은 곡의 감정적 진행을 볼 때, 각 악장들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곡은 부정적인 감정에서 시작해서 긍정적으로 발전한다. 1악장과 2악장의 제1부는 비극과 고통, 제2부 3악장은 환희의 순간과 불안과 갈등의 순간을 나타내고 있으며, 4악장과 5악장의 제3부는 완전한 사랑과 환희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 교향곡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각 악장의 규모에도 불구하고 박자의 변호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말러의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것으로 각 악장의 조화와 일관성을 유지시켜주고 있다.

1악장 Trauermarsch (In gemessenem Schritt. Streng. Wie ein Kondukt-Plötzlich schneller. Leidenschaftlich. Wild - Tempo I) 죽음의 행진 c#단조 (정확한 걸음걸이로, 엄격하게, 장의 행렬처럼)
트럼펫의 팡파레로 시작하여 비감에 찬 장송 행진곡의 음악인 1악장의 구성은 주부(C# 단조) - 트리오 1(갑자기 빠르게 열정적으로, 난폭하게, Bb단조) - 주부(C# 단조) - 트리오 2(A단조) - 코다(C#단조)로 구성된다. 이 주요 행진곡 부분은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첫번째는 트럼펫 팡파르와 빠른 셋잇단음 리듬, 그리고 그것을 기초로 하여 이어지는 음악, 두번째는 부드럽고 우수에 젖은 바이올린과 첼로의 멜로디이다. 각각의 요소는 두번씩 연주되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종결부분이 장조로 연주되면서 첫번째 주부는 끝난다. 트럼펫 팡파르가 다시 연주되면서 첫번째 트리오가 시작되는데, 말러는 이 부분에서 ‘갑자기 빠르게 열정적으로, 난폭하게’라고 지시하고 있고, 음악은 팡파르에 이어 강렬하게 터져나온다. 절망 속에서 울부짖는 듯한 트렘펫 멜로디가 연주되고, 격렬함이 고조되면서 팡파르의 셋잇단음 리듬이 들린다. 첫번째 트리오가 끝나고 첫번째 주부가 약간 변형되어 연주된다. 두번째 트리오 또한 첫번째 트리오에 기초하고 있고, 팡파르는 트럼펫이 아닌 팀파니에 의해 조용하면서도 신비롭게 연주된다. 곡은 갑자기 비탄에 찬 강한 클라이막스에 도달하고 곧바로 가라앉으며 행진곡이 다시 연주되며 코다역할을 한다. 마지막 팡파르는 플룻에 의해 연주되고 크지만 약한 현악기의 피치카토로 곡은 끝을 맺는다.

2악장 Stürmisch bewegt. Mit größter Vehemenz-Bedeutend langsamer-Tempo I subito a단조 (태풍처럼 격하게, 더욱 큰 격렬함으로) 변형된 소나타형식
말러의 5번 교향곡은 1악장 대신 2악장이 소나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곡 전체에서 주 악장 역할을 하고 있다. 선명한 소나타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말러는 거기에 한 요소를 더하였다. 발전부의 마지막과 재현부에 나오는 코랄 부분으로, 사납게 물결치고 음악적 갈등이 심화되어 있는 곡의 분위기를 바꾸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절망적인 분위기가 가라앉고 열정적인 정열을 포함하고 있는 악장이지만 전체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감정은 부정적이라 할 수 있다. 소나타 형식이므로 제시부에 두개의 주요 주제가 나오는데, 첫번째 주제는 분노로 표시될 수 있는 거칠고 빠르게 현악기로 제시되고 있으며, 1악장의 팡파르의 셋잇단음 리듬이 곡을 지배하고 있다. 두번째 주제는 1악장의 두번째 트리오의 변형이다.

3악장 Scherzo (Kräftig, nicht zu schnell) 스케르초 D장조 (힘차고 빠르지 않게)
말러가 ‘스케르초’라 직접 기입한 것은 처음이며 전형적인 스케르초 구조와 달리 소나타 형식을 빌려와 주제가 발전되고 재현된다. 절규하는 듯한 호른의 힘찬 주제로 시작되는데, 그것은 어느새 자연에 대한 무한한 동경과 향수에 젖어간다.

4악장 Adagietto (Sehr langsam) 아다지에토 F장조 (매우 느리게)
이 4악장은 말러의 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자 가장 많이 연주되는 곡이라 할 수 있다. 이 곡은 말러의 여인 알마 쉰들러를 위해 쓴 사랑의 노래이다. 감정이 모호한 스케르초 악장에서 더욱 밝은 곡으로 발전하여 다음 악장 피날레의 정점에 이어진다. 관악기 없이 현악기와 하프로만 연주되며 단순한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메인 멜로디는 탄식하는 듯한 모티브와 긴 서스펜션으로 특징지워진다. 말러는 악보에 독일어로 "seelenvoll" ("감동적인"), "mit innigster Empfindung" ("가장 깊은 감정을 가지고") and "mit Wärme" ("따뜻하게") 라고 지시하고 있다. 중간부분은, 장조와 단조의 전조가 자주 이루어지면서 다소 긴장감이 느껴진다. 긴 서스펜션으로 메인 멜로디로 돌아오는 것이 매우 억제되는 듯 하고, 말러는 "zögernd" ("머뭇거리며")라 표시하여 듣는 이들을 기다리도록 만들며, 마지막 클라이막스는 거의 숨을 못쉴 정도로 해결을 늦춘다. 베이스와 멜로디에 있는 마지막 두개의 긴 서스펜션은 마침내 그것이 해결될 순간까지 계속 늘어진다.

5악장 Rondo-Finale (Allegro) 론도-피날레 D장조 (빠르고 경쾌하게)
1악장에 표현된 고통과 슬픔은 떠들썩한 기쁨의 탈출구를 찾아낸다. 1악장의 행진곡에 표현된 고통과 슬픔은 떠들썩한 기쁨의 함성으로 변화되고 2악장의 금관 코랄은 여기서 진정한 환희의 합창으로 울려 퍼진다. 이 악장은 말러가 작곡한 교향곡 가운데 가장 긍정적인 악장이다.

 

아시아가 낳은 마에스트로 정명훈

1974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피아노 부문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제무대에 등단한 정명훈은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부 지휘자로 출발하여 지휘자로서 거듭난다. 유럽 최정상 오케스트라들과의 정기연주회에 이어 정상급 북미 오케스트라의 객원 지휘자로 활동했고 1986년 <시몬 보카네그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데뷔하여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이탈리아 비평가 선정의 `프레미오 아비아티 (Premio Abbiati)'상과 `아르투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상'을 받는 등 외국 지휘자로는 전례 없는 뜨거운 사랑과 격찬을 받았다. 1989년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 재직 당시의 개관 기념작 <트로이 사람들>이 세계 음악계의 격찬을 받은 데 이어 프랑스 극장 및 비평가 협회의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 1992년에는 그의 공헌을 기리는 프랑스 정부의 `레종 도 뇌르' 훈장을 받았다. 1990년부터 도이치 그라모폰의 전속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음반상들을 휩쓸었는데 그 중에는 <투랑갈리라 교향곡> <피안의 빛> <그리스도의 승천> <세헤라자데> <므첸스크의 맥베스 부인> <불새 모음곡> <오텔로> 등 수없이 많은 걸작이 있다. 1995년 이후 프랑스 음악인들이 선정하는 ‘클래식 음악 승리상’에서 최고 지휘자상을 포함, 3개 부문을 석권했을 뿐만 아니라 메시앙이 정명훈에게 직접 헌정하여 화제를 모은 <4중주를 위한 협주곡>녹음도 주요 업적 중 빼놓을 수 없다. 2003년 역대 수상자 중 최초로 권위 있는 프랑스 ‘클래식 음악 승리상’을 ‘95년에 이어 두 번 째 수상하였다.
또한 피아노 연주자로 참여해 바르톨리와 함께 녹음한 <사랑의 노래>가, 바스티유 오케스트라 연주의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과 동시에 모두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의 우수 음반에 선정되는 이변을 낳기도 하였다. 르 몽드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영적인 지휘자(Chef spirituel)’(2002년)라고 평하였다. 일본에서는 ‘올해 최고의 연주회’로 선정된 '95년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일본 데뷔 공연과 일본 클래식 최고의 공연을 기록한 '96년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을 비롯해 그가 특별예술고문을 수락한 도쿄필하모닉과의 연주 등 정명훈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95년 유네스코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었고 음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문화훈장 ‘금관훈장’을 받았다. 1996~1999년과 2000~2003년에는 한국 명예 문화대사로 임명되어 활동하였으며, 2004년 3월부터 2006년 3월까지 문화홍보외교사절로 활동하고 있다. 2002년 국내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실시한, 5대 문화예술부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음악분야 최고의 대표예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2007년에는 서울시향을 대중에게 더 가까이 이끌어온 그의 문화리더로서의 뛰어남을 인정받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함께 2007 이미지 디딤돌상을 수상하였다.
1997년 1월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창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를 맡았고, 2000년 5월부터 프랑스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 2001년 4월부터 일본 도쿄필하모닉의 특별 예술고문, 2006년 1월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의 보배 다이신 카지모토

다이신 카지모토는 1993년 영국에서 개최된 제6회 영국 메뉴힌 주니어 국제 콩쿨, 1994년 쾰른 국제 콩쿨(최연소 참가), 1996년 비엔나에서 개최된 프리츠 크라이슬러 국제 콩쿨, 그리고 파리 마르그리트 롱- 자크 티보Marguerite Long-Jacques Thibaud 국제 콩쿨 등에서 1위를 입상한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1979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다이신 카시모토는 세이지 오자와, 로린 마젤, 유리 테미르카노프, 블라디미르 페도세예프, 에프게니 스베틀라노프, 미셀 플라송, 세미온 비쉬코프, 엘리아후 인발, 마리스 얀손스, 예후디 메뉴인, 정명훈 등과 같은 유명 지휘자와 함께 공연하며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3살 때부터 일본 동경의 Kumiki Eto에게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으며 1985년 뉴욕으로 이주해 이듬해 줄리어드 학교 역사상 최연소 예비 대학교 과정에 입학해 Naoko Tanaka 교수에게 사사했으며 Edward John Noble 재단의 장학금을 받았다. 독주와 솔로이스트로 뉴욕, 비엔나, 런던, 모스코바, 로마, 파리, 동경 그리고 독일의 여러 도시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가졌다. 1990년 독일의 뤼벡으로 이주한 후 그는 바딤 레핀, 막심 벤게로프의 스승인 자카르 브론 교수 밑에서 공부하고 프라이부르크 음악대학의 Rainer Kussmaul교수에게 사사했다. 같은 해 프라하의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자선콘서트에 두번씩 초청되었으며 (2월과 9월), 지휘자 Vladimir Valek과 함께 한 공연 역시 관중들로부터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Vladimir Valf의 지휘로 프라하의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휴고 볼프가 지휘하는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그리고 뮌헨의 로린 마젤이 이끄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과 함께 한 연주회가 유럽에 방영되었다.

다이신은 이타마르 골란, 유리 바슈메트, 기돈 크레머, 미샤 마이스키, Gérard Caussée과 같은 저명한 연주자들과 유럽 무대에서 왕성한 실내악 활동을 하고 있다. 2000년 일본과 한국에서 정명훈과 함께 실내악 공연에 초청되었으며, Paul Meyer, Emmanuel Pahud, Eric Le Sage가 이끄는 프랑스의 살롱 드 프로방스Salon de Province 여름 실내악 페스티벌에 매해 초청받고 있다. 2005년부터는 프랑스 낭트와 일본 동경에서 열리는 la Folle Journée festival에 참가하고 있다.
2005년 2월~3월 이타마르 골란과의 연주와 5월 드레스덴 뮤직 페스티발에서 Konstantin Lifschitz 호흡을 맞췄던 연주는 대중과 평론가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2006년 10월에는 파리 루브르에서 데뷔연주를 열었다.

다이신은 소니음반Sony Classical NY과 계약을 맺고 있으며 그의 데뷔음반이 전세계적으로 출시되었다. 두번째 음반은 2001년 5월 미국에서 녹음, 9월에 일본에 판매되었으며 세번째 음반은 2007년 2월 2006년 11월 정명훈이 이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실황녹음으로 발매되었다.
1998년 3월 the Japanese Agency for Cultural Affairs에서 the Education Minister’s Incentive Award for Young Artists 상을 수상하였다. 다이신은 2007년 1월 22일 중국, 한국, 일본 사이의 우호관계를 위한 특별 콘서트에서 안동혁, Jing Zhao, 정명훈, Naruhito와 함께 실내악 연주를 선보였다. 2007년 2월~3월에 무반주 리사이틀을 가졌으며 미샤 마이스키와 프랑스 파리에서 실내악연주회, 미하일 플레트뇨프가 이끄는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와 모스코바, 동경에서 연주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지안 왕

지안 왕은 네 살 때부터 아버지에게 첼로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상하이 콘서바토리에서 공부하는 동안 그는 아이작 스턴은 지안 왕이 미국에서 음악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1985년 예일대에서 저명한 첼리스트 Aldo Parisot에게 사사했다.

2007/8 시즌에는 카메라타 잘츠부르크, Gulbenkian Orchestra, Swedish Chamber Orchestra와 스페인투어가 예정되어 있다. 또 홍콩 필하모닉, 싱가포르와 대만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연주한다. 마지막 시즌에는 두다멜이 지휘하는 Florence Maggio Musicale, Hickox 가 이끄는 City of London Sinfonia,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아시아 투어를 가진다.
지안 왕은 1986년에 뉴욕 카네기 홀에서 처음으로 공식 데뷔하였으며, 세계적인 경력을 쌓았다.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끄는 말러 유스 오케스트라,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하는 로열 콘서트 헤보우 오케스트라(암스테르담, 중국투어)와 함께 연주해 일찍부터 각광받았다. 그는 필라델피아, 보스톤,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 시카고 심포니, NHK 심포니, 취리히 톤할레, 스톡홀름 필하모닉, 산타 체칠리아, 할레(UK), 스카티 챔버, 말러 챔버, 라디오 내셔널 오케스트라와 같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함께 많은 공연을 가졌으며, 같이 호흡을 맞췄던 명성 높은 마에스트로에는 아쉬케나지, 뒤투아, 정명훈, 길버트, Krivine, 자발리쉬, Neeme Jarvi, 에센 바흐, 다우스가르트, 위글즈워스, 하딩 등이 있다.
지안 왕은 실내악 주자와 솔리스트와 같이 스위스 Verbier, 일본의 미야자키, 영국 올드버러,미국의 Mostly Mozart와 Tanglewood 등 국제 유수의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있다.

DG와 계약을 맺고 있으며, 최근 앨범으론 바흐의 첼로 조곡과 reverie가 있다.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와 바로크 음반을 발매하였으며, 아바도 지휘로 길샤함과 같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브람스 2중 콘체르토를, Muhai Tang이 이끄는 Gulbenkian 오케스트라와 하이든 콘체르토를, 피레스와와 두메이와 함께 브람스, 모차르트, 슈만의 실내악을 함께 연주했고 정명훈, 메이어, 샤함과 함께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곡을 녹음했다. 지안 왕의 악기는 Mr. Sau-Wing Lam의 가족이 대여해 준 것이다.

 

21세기 아시아 최정상 오케스트라-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아시아필의 창단은 지난 1995년 말부터 구체화되었다. 도쿄시에서는 종합 문화 센터 <도쿄 국제 포럼>을 지으면서 개관 연주회의 지휘를 정명훈에게 부탁했다. 그러나 오래 전부터 아시아인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오케스트라를 구상하고 있었던 정명훈은 아시아인 전체가 참여하는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창단을 제안했고, 이에 정명훈이 상임지휘와 음악감독을 맡고 아시아 8개국 교향악단 최고 연주자들로 구성된 아시아 최초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단이 즉석에서 합의되었다.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상설 오케스트라가 아닌 연주회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이다.
1997년 아시아필 창단연주회에서는 호소력 있는 음색과 도전적인 연주로 주목받는 바이올리니스트 리비아 손이 협연자로 나서는 등 빼어난 실력을 지닌 아시아의 젊은 연주자들을 세계무대에 정식으로 데뷔시키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98년에는 안숙선, 양승희, 이광수 사물놀이 등 최정상급 국악인들과 함께 일본의 도쿄 인터내셔널 포럼 홀, 오사카 심포니 홀에서 열린 "A Salute to Korea (조국을 위하여)" 콘서트를 가진 바 있다. '달러 모으기 특별 음악회'라는 부제 아래 IMF를 맞은 한국만이 아니라 경제 위기에 봉착한 아시아 국가들을 위해 큰 뜻을 모은 자리였다. 경제 위기를 문화의 힘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밖으로는 아시아인의 힘을 과시하고 안으로는 단결과 화합이라는 본래의 아시아 필의 설립 취지를 다지는 값진 자리가 되었다.
아시아의 세기로 예견되는 2000년대를 맞이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장식한 '새 천년맞이 밀레니엄 콘서트'는 한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100명의 단원들로 구성된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일 성악가들 그리고 한국이 낳은 천재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의 협연으로 풍성하고 중량감 있는 무대를 마련했다.
2006년 APO콘서트는 세계 각지의 31개 오케스트라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연주자들이 참여해 풍성한 화음과 수준 높은 음악으로 깊은 감동을 심어주었다. 2007년에는 유럽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는 진은숙의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중 <미친 모자 장수의 티파티> 서곡과 드보르작과 브람스 교향곡을 통해 완성도 높은 연주를 보여줌으로써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임에도 불구하고 APO의 뛰어난 기량을 입증하였다.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이미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마에스트로 정명훈, 아시아 최고의 교향악단 단원들의 빼어난 연주력, 아시아가 배출한 역량있는 독주자들 그리고 아시아 각국의 보석 같은 민족 음악인들이 힘을 합해 결성된 아시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아시아 필은 세계 정상의 교향악단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요소들을 두루 갖춘 우리 시대 오케스트라의 가장 진지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공연날...공연 후기....

 

올해도 여지없이 감동을 안겨줄 순간이 찾아왔다.

더우기 올해는 일본의 보배인 바이올리니스트<다이신 카지모토>와 요요마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첼리스트<지안 왕>과 우리의 지휘자 <정명훈>이 지휘를 하면서 피아노 연주까지 하는 베토벤 3중 협주곡이 레파토리이다.

더더군다나 내가 밤을 새며 들었던 <말러 교향곡 5번>이라니....

티켓창이 열리자 마자 일찌감치 예매를 해두었다.

 

그러다가 느닷없는 CMI 이벤트를 발견....2006년 아시아필 후기를 올려 당첨이 된것이다.

이럴때 더불어 복이 터지는 건 언제나 우리 딸이다.

엄마와의 풀코스로 즐기는 데이트가 늘 기다리기 때문이다..ㅎㅎ

 

오늘은 방학이라서 시간적 여유도 많다.

일찌감치 두어시간 전에 예술의 전당에 도착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장 파라솔 밑에는 사람들로 빼곡했고, 여름이라서 더없이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모짜르트 까페엔 대기자로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려야만 했다.

한번 들어가면 공연시간 직전까진 나올것 같지 않은 까페엔 그래도 언제나 쉽게 자리가 나온다.

생각보다 빨리 들어가 즐거운 맘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커피까지 마시며 공연전까지 앉아있고 싶었지만, 창밖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신경쓰여 우린 밖으로 나왔다.

녹음이 짙은 우면산과 노래하는 분수앞에서 커피를 마시며 딸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것은 공연을 보면서 얻는 감동 만큼이나 행복한 시간이다.

로비에 클럽 아가들이 진을 치고 있었지만, 오늘은 딸과의 데이트이닌 만큼 잠깐 들어가 인사만 나누었다.

 

드디어 자리를 찾아가 앉았다.

2층 C블럭 정가운데....

베토벤 3중협주곡을 들으며 세 연주자를 보기에도 그렇고, 장대한 말러 교향곡을 듣기에도, 오케스트라 단원들 솔리스트 연주를 보기에도 더없이 좋은 자리였다.

 

무대는 꽉찼다. 뒤에 가득한 타악기와 빼곡한 금관악기 자리들이 말러 연주가 있음을 실감케 했다.

그리고 무대 가운데로 뚜껑을 떼어낸 피아노가 건반이 객석쪽으로 보이게 자리하고 있었다.

정명훈 지휘자가 지휘를 하면서 연주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순간 지난 4월 예술의 전당 20주년 기념 교향악 축제때 수원시립을 지휘하면서  협연도 했던 김대진의 연주가 떠올랐다.

 

오케스트라가 조용하게 주제를 연주하면서 공연은 시작되었다.

기인 서주가 연주되고  첼로독주가 주제음을 다시 연주하면서 청아함이 무대를 가득 메웠다.

보통은 깊고 그윽하게 느껴지는 첼로 음색이  오늘은 어쩌면 그렇게도 맑고 청아하다고 느껴지는 지....

그리고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다시금 주제음을 반복하면서 아름답고도 꿈결같은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그것은  흡사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가 마치 자신의 음색을 뽐내기라도 하는듯... 그들 악기 특유의 색감이 확연히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최고의 연주자 셋이서 만들어 내는 소리....아니 각각의 독주로서 서로 대화를 나누듯 하는 연주는 어찌나 각기 그 음색이 아름답고 이쁘던 지...

그만 푸욱 빠져버려 1악장을 끝내는 마지막 순간에서야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느낄수 있었다.

 

2악장 역시도 오케스트라의 여리고 느린 연주가 깔리며  기막힌 첼로 독주로 시작되었다.

어쩌면 그렇게도 서정적인 지......

세상의 모든것이 잠깐 잠들어 버린것 같은 고요와 적막....

오히려 열정적인 연주때 보다도 더 가슴이 끓어 오르며 격정에 휘말려들게 했다.

바톤을 이어받은 바이올린의 섬세함....다이신 카지모토는 눈을 뜨지 못했다.

그것을 바라보며 조용히 연주하는 지안 왕....참으로 대조적이라고 느껴졌다.

이 둘의 대화속에 피아노의 맑디 맑은 소리가 영롱함으로 빛났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연주......

 

<아타카> 형식의 곡인 만큼 자연스럽게 3악장으로 이어지며 이들 셋의 연주는 질주하듯 달려나갔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의 각각의 소리가 전율을 일으키듯 영롱하게 반짝이며....

그렇게 세 연주자...세 악기에 몰입되어 어느 순간에서야 오케스트라가 짠~ 하고 나타나 오케스트라가 있다는 걸 의식하곤 했다.

 

모든 주제의 시작을 첼로로 이끌고 뒤이어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뒤를 따르게 하면서 오케스트라가 바쳐준....

그래서 더없이 세악기의 음색에 빠져버렸던 아름다운 연주였다..

 

이렇게 베토벤 삼중협주곡이 끝났다.

환호소리를 뒤로 하고 그들 자신도 감동에 젖은 세연주자는 정명훈, 지안왕, 다이신 카지모토 순으로 무대를 벗어났다. 그리고 다음엔..정명훈, 다이신 카지모토를 지안왕이 앞세워 들어갔다. 그리고 또 다음...역순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또 다음.... 서로 보듬어 주고 앞세워 주고...하는 모습이 정겨우면서도 연주만큼이나 아름다워 보였다.ㅎㅎ

 

1부의 감동을 추스리며 2부...말러에 대한 기대감으로 조용히 인터미션을 보냈다.

오히려 무대에선 연주자들이 최종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관악기, 타악기, 베이스파트, 수석비올리스트, 그리고 관악주자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단에서 맹활약을 하고 잇는 연주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이 곡에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 지...느낄수 있었다.

 

지휘대에 올라선 정명훈 지휘자...오늘도 악보대가 없다. 이 길고도 어려운 곡을 암보로 지휘를 하는 것이다.

그가 얼마나 말러에 심취하고 이곡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지 막연하나마 추측이 되었다.

 

드디어.....

긴장감을 깨고 트럼펫의 팡파레가 멋지게 울리고 타악기가 일제히 합세 힘찬 포문을 열었다.

가슴이 서늘해져 온다.그리고 이내 찾아든 현악기의 어두운 그림자....

슬픔과 비통이 무대 전체를 휘감는다.

극도의 절제와 때로는 초절정의 화려함이 너무나도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가슴속에 전율을 일으켰다.

금관악기의 힘찬 팡파레....아니, 극도의 절제함에서 오는 아픔이....그것을 연주하는 트럼펫 주자의 시뻘게진 얼굴만큼이나 진하게 느껴져왔다.

그러면서 말러강의에서 들었던 말들이 퐁퐁 떠다니며 감동을 배가시켰다.

팡파레를 울려야 소리가 나는 악기를 두고 소리를 절제해야만 하니.... 관악주자들에겐 죽을맛이라는 말러....

트럼펫의 팡파르로 시작 플릇의 연주로  숨막히듯 잦아들며 현악기의 피치카토로 한순간 끝을 맺는  1악장 마지막 순간....엔 감탄이 절로 나왔다.

 

현악기의 질주로 2악장이 시작되었다.

타악기가 태풍처럼 일어나고, 목관악기들이 합세해 어느 한순간 휩쓸고 지나간다.

그렇게 전율을 일으키고, 이내 잔잔함이 또 격앙된 마음을 가라앉히며 슬픈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듯도 하면서

변화 무쌍한 기인 2악장이 여리디 여리게 숨을 죽이며 끝이났다.

그제서야 숨을 내뱉으며 한숨을 돌린다.

 

호른의 화려한 연주로 3악장의 포문을 열었다.

현악기가 가세하고 트라이앵글의 영롱함이 반짝이며 빛을 발한다.

이어서 오보에 클라리넷, 플룻이 춤추듯 너울댄다.

그리고 현의 부드러운 왈츠는 그동안 격정에 휘말렸던 기분을 날려버리고 어느새 넘실 넘실 춤을 추고 있는듯 착각속으로 몰고갔다.

다시 몰아닥친 격정이 잦아들면서 울려퍼진 호른독주......현의 구슬프고도 아름다운 피치카토....목관의 가녀린 아름다운 선율....

 

이렇듯 격정적인  분위기로 몰아가다가 울려 퍼지는 기막힌 독주....

바로 이것이 수많은 말러리안들을  잠못들게 만드는 마력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했다.

 

아!!

시작하기도 전부터 나오는 신음....

4악장 아다지에토를 숨을 꼴딱 꼴딱 삼키며 기다렸다.

지휘자도 고개를 떨구고 몰입의 경지로 몰아가고 있는듯 하다.

그때 하필 핸드폰이 울려서 일순간 분위기를 깨뜨리고 말다니...

다시 몰입...

정명훈 지휘자가 혹시나 또...하는 제스춰로 뒤를 돌아다 봐 객석엔 잠시 웃음이 돌았다.

다시 분위기를 잡는데는 한참동안이나 시간이 걸렸다. 사실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들릴듯 말듯...하프의 선율이 깊은 심연속에 투명하게 속을 비취며 떠다니는 해파리 처럼 느껴졌다.

무대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깊은 바다속....검푸름속의 하얀 ...투명함이 보석처럼 빛나는 해파리만 가득 떠다녔다.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의 장면....

아바도 음반을 들으며 억제할 수 없는 감정에 휘말려 그만 밤을 꼬박 세웠던 ...그 감정까지 이순간에 포개어져 복받치게 했다.

절대미....

고통을 뚫고 나온 아름다움....

알마를 향한 사랑....

 

무엇이 말러를 그토록 고통에 휩싸이게 했을까...

그리고 그 고통을 벗어나 가슴 절절한 사랑으로 승화시키게 한 알마란 여인은 과연 어떤 여인이었을까...

 

너무 아름다워서 그만 슬퍼진......

 

호른이 적막을 깨웠다.

거대한 물결이 마지막을 향해 달리고 있다.

심벌즈를 친 연주자는 한동안을 그대로 들고 있어 마치 후광이 훤히 빛을 발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모든 연주자들...특히 타악기 연주자들의 휘날레는 가슴이 무너져 내리듯 강렬했다.

 

함성...

기립...

트럼펫 연주자 런던심포니 호른 수석 티모시 존스

로얄 콘서트헤보우 트럼펫 수석 피터 마수어

풀루티스트 클라라 안드라다

다른 어느 해보다도 화려한 연주를 보여준 관악 파트....

그들을 하나 하나 세울때마다 객석은 함성으로 떠나갈듯 했다.

나도 그 함성에 합류한건 두말할 나위없다.

 

내년엔 또 어떤이들이 모여서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까..

벌써부터 기대감으로 가슴이 충만해진다.

 

 

 
Gustav Mahler 
Kein deutscher Himmel
Symphony No. 5 in C sharp minor
4. Adagietto Sehr langsam
Choeur de Chamber Accentus
Laurence Equilbey, cond

 
악첸뚜스(Accentus)
 


Wiener Philharmoniker
Leonard Bernstein, Cond


Part l: 1. Trauermarsch. In Gemessenem Schritt. Streng. Wie ein Kondukt
Wiener Philharmoniker
Leonard Bernstein, Cond


Part l: 2. Sturmisch Bewegt. Mit grosster Vehemenz
Wiener Philharmoniker
Leonard Bernstein, Cond


Part ll: 3. Scherzo. Kraftig, Nicht Zu Schnell
Wiener Philharmoniker
Leonard Bernstein, Cond


Part lll: 4. Adagietto. Sehr langsam
Wiener Philharmoniker
Leonard Bernstein, Cond


Part lll: 5. Rondo-Finale. Allegro - Allegro giocoso. Frisch
Wiener Philharmoniker
Leonard Bernstein, Cond


                                베토벤 / 피아노·바이얼린·첼로 3중 협주곡

이 삼중 협주곡은 피아노 삼중주와 관현악의 협주로 구성된다. 2악장과 3악장이 이어서 연주되는데 이럴 때는 2악장 끝에 "아타카"라고 써 넣는다 한다. 그러면 연주자가 다음 악장과 연결해서 연주하라는 뜻으로 알고 연주한다고 한 다. 2악장 라르고 내림 나 장조 3악장 론도 : 알라 폴라카 (폴란드 풍으로) 다장조.

주요 악장인 제1악장에서는 4개의 주제가 출현하지만, 이 주제들은 변증법적 발전 대신에, 다양하게 변화된 모습을 선보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주제들은 각 협연 악기들에게 분배되고, 이 악기들은 각각의 음향적 특성이 고려되면서 오케스트라와 음악적 진행을 주고받는다.


1악장 (Allegro)

2악장에서 연주되는 첼로 솔로의 명상적이고 가창풍의 선율은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로 손꼽히고, 경쾌한 폴로네이즈풍 (Rondo alla Polacca)의 론도 악장에서 '리프레인'을 연결하는 연결부가 독자적인 주제 (마디, 50-75, 203 이하, 307 이하)를 가지는 점은 매우 특이한 경우에 해당한다. 전통적인 관습에 의하면 솔로 에피소드와 론도 주제를 연결하는 연결부는 독자적인 '생각'을 가지기보다는, 단지 경과적 패시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솔로 카덴차는 생략되었으며, 2악장과 3악장은 곧 바로 (attacca) 연결된다.


2악장 (Largo)


3악장 (Rondo Alla Polacca)


전악장 연속감상
David Oistrakh, Violon
Mstislav Rostropovich, Cello
Sviatoslav Richter, Piano
Berliner Philharmoniker, Herbert von Karajan
음원출처: http://usoc.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