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
기간
2008. 04. 18(금)
장소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시간
4월 18일(금) 오후 8시
언제부터 인가 우리 클럽 식구들 대부분은 열음이 사랑에 빠져있다.. 하긴 그녀의 열정적이고도 격정적인 연주를 보고나면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긴 하지만... 암튼... 인애는 열음이 사랑이 그중에서도 가장 각별하여 작년 <백건우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회>때에는 열음이를 보러 하루에 3탕을 뛴적이 있었다. 그런 인애가 이번 아람 연주회에 빠질 리가 없다. 은미와 함께.....
지난번 일산 나들이에 함께 하려 했었는데, 인애가 사정상 오지 못해서 은미하고만 데이트를 즐겼었기에,이번에 큰 아가들이 우리 동네에 오니 뭔가를 해줘야 할듯^^
딸과 함께 가려했었는데, 딸이 바쁜 관계로 마침 하루 휴가를 내고 어젯밤 밤낚시를 갔다 온 남편이랑 이 공연 나들이에 함께했다. 제작년 <조수미>공연때 함께 하고는 2년만의 공연장으로의 남편과의 외출이었다. 워낙에 공연나들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함께 한 오늘의 공연은 내 공연 역사에 길이 남을 날이기도 하다.ㅎㅎ
레슨끝난 시간이 6시... 호수공원에 일찌감치 와 있다는 인애와 은미를 태우고 자유로를 달려 프로방스엘 갔다. 너무나도 이뻤던 불꽃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나무에 초롱 초롱 매달렸던 전구들은 다 떼어내고 대신 푸른 잎들과 꽃들이 장식하고 있었다. 우린 가장 빨리 되는 식사를 주문해서 먹고는 구경도 할 사이도 없이 대충 주변 분위기만 훑어본 뒤 아쉬움을 남기고 재빨리 그곳을 떠났다.
혹여라도 늦을까봐 조바심을 하고있는데.... 뒷 좌석에 앉은 은미와 인애는 틀어놓은 이동규 음반에서 흘러 나오는 노래에 립씽크를 하면서 또 그것을 은미는 촬영을 하면서 딩굴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는 나도 너무 웃겨서 또 한참을 웃었다. 그렇게 잘 오나 싶었는데, 공연장을 지척에 두고 차가 꽉 막혀서 꼼짝을 안하는 것이었다.어쩌면 좋아~~ 그렇게 시간이 10분, 20분이 흘러 아무래도 공연 시간에 늦게 생겨버린 것이다. 이런 에그그~~ㅠㅠ
첫곡을 거의 포기하려 할즈음에 가까스로 뛰면 볼수도 있을 시간에 도착을 했다. 조금만 늦게 시작해도 들어갈 수 있다고...죽어라고 뛰었는데, 정말 인애와 은미는 늦지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나는 주차를 하러 간 남편을 기다리느라고 한곡은 포기를 했다. 다른때 같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겠지만, 이상하리 만치 이날은 공연에 욕심이 생기지 않고, 그저 몇곡이라도 남편과 함께 한다는 것이... 만족스럽기만 했다. 더우기 이쁘고 구여운 클럽 아가들에게 이쁜 프로방스도 데려가서 저녁도 사주었고... 사실, 오늘은 공연보다도 늘... 내 손님에게 극진하게 대접해 주는 남편이 새삼 고맙게 느껴진 날이었다.
암튼... 15분여가 지나 첫곡이 끝난 시각에 우린 들어갔다. 조금은 어둡다고 느껴질 만큼 무대는 어두웠고, 등이 훤히 파진 검은 드레스를 입고 나온 열음이는 어느새 훌쩍 성숙해진 느낌이 들게 했다.
지난번 협연때의 격정적인 모습만을 보았던 나는 이번에 그녀가 치는 스크리야빈이 더없이 감미롭게 들려왔다. 혹시나 우리남편이 지루해 하지 않을까.....자꾸 신경이 쓰였지만 전날 밤낚시로 밤샘을 해서 졸만도 싶은데, 안졸고 잘 보고 있었다. ㅎㅎ
2부의 곡 슈베르트의 곡은 너무도 아름답다. 너무나 아름다워 그만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감미로웠고. 아름다웠고, 격정적이기도 했던 어느새 성숙해 버린 열음이의 공연은 가슴에 감동과 아름다움의 눈물을 고인 채 끝이 났다. 어쩌면 오늘 피곤할텐데 모든걸 함께 해준 남편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공연이 끝나고 만난 인애... "아저씨...공연 어떠셨대요?? 감동적이셨대요??" 헉!! "야~ 무슨 감동씩이나 기대를 해~ 졸지않고 보고 있는 것만도 나는 대단해 보였어~ 그냥 잘친다고 하지~ 뭐~" ㅋㅋ
아가들은 열음이에게 싸인을 받기위해 줄서고... 나는 남편과 함께 아람누리를 빠져나왔다.
갑자기 커피가 고팠다. 스타벅스 커피를 한잔 마시고 싶었는데.....
담날...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 갔다가 세종옆 스타벅스서 인애랑 정규씨랑 마셨다. ㅎㅎ
<2008.5.7. 뒤늦은 후기를 쓰다. 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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