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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담배 그리고 음악가 1

나베가 2007. 8. 20. 15:45
술과 담배 그리고 음악가 1

 

http://blog.naver.com/dkseon00/140040142506

요즘은 어딜 가도 담배 피우는 사람을 죄인 취급하는 것 같습니다.

간접 흡연의 폐해를 줄인다고는 하지만 간혹 출장길에 공항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울 때는 흡연실의 환경 때문에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나리타 공항 흡연실이 제일 엉망이었고 네델란드 스키폴 공항이

가장 좋았습니다. 시카고 공항은 흡연실이 아예 없었습니다.

예술가와 잘 어울리는 소품으로는 담배와 술이 제일 먼저 떠 오릅니다. 아마 두뇌의

회전을 좋게 하거나 긴장을 풀어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금연을

주장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하실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습니다. 술과 담배는 가슴으로 피우고 마시는 것이지 절대로 머리로는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음악가중에는 술과 담배에 푹 빠진 분들이 많습니다.

이제 그런 음악가들을 찾아 나서 보겠습니다.

 

우선 담배를 좋아 했던 음악가들부터 찾아 보겠습니다.

담배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진 음악가는 브람스, 드뷔시, 푸치니, 라벨, 스트라빈스키,

베베른이 있습니다.

 

 

브람스는 담배뿐만 아니라 술과 커피도 매우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매일 아침 5시경에 일어나 진한 커피를 마시며 독한 담배 몇 개피를 피웠다고 합니다.

우리 어머님은 빈 속에 담배는 절대로 안 된다고 말씀하셨고 저도 찬 물이라도 한 잔

마시고 담배를 피웠는데, 참 대단한 속입니다.

 

 

 

드뷔시는 담배를 피우는 사진이 많이 남아 있어서 그가 담배를 좋아 했던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식품을 모으는데 대단한 집착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 담배에 대해서도 까다로웠을 것입니다.

 

 

푸치니는 젊은 시절, 술집에서 피아노를 치는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이 때 술을 배운

모양입니다. ‘토스카노라는 담배를 애용했는데 담배 살 돈이 없을 때는 교회에 있는

파이프 오르간의 파이프를 몰래 빼내어 팔아서 담배를 살 정도의 골초였습니다.

파이프를 판 사람도, 그것을 산 사람도 잘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결국 훗날 푸치니는

니코틴에 중독되었고 후두암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파이프 오르간의 저주였을까요?

 

 

 

담배 때문에 목숨을 잃은 작곡가도 있습니다. 베베른은 오스트리아 작곡가인데

우리에게는 그리 친숙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의 음악이 2차 대전 이후의 전위음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정도가 우리 같은 일반인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2차 대전이 막바지이던 1945년 그는 잘스부르크 근처의 어느 마을에 피난을 갑니다.

그곳에는 이미 미군이 점령하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전쟁 중이라 모든 물건이 귀할

때였습니다. 더구나 담배 같은 것은 정말 구하기 힘든 것이었죠. 그런데 베베른의

사위가 미군의 물자를 몰래 빼돌려서 파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위는 장인을

기쁘게 해 주고자 담배를 구한 다음, 장인을 집으로 초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물건을 빼 돌리는 것을 알고 있었던 미군 당국은 베베른이 사위

집에 오던 날 감시병을 파견해놓고 있었습니다. 베베른이 오랜만에 손에 넣은 담배를

피우려고 밖으로 나가서 불을 붙이는 순간 감시병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불 빛을

향해 방아쇠를 당깁니다. 그 좋아하던 담배를 피우지 못하고 베베른은 세상을 떠 납니다.

참 허망한 일입니다.

 

 

 

담배와 얽힌 기막힌 오페라 이야기도 지나칠 수 없습니다.

비제의 걸작 카르멘은 오페라도 유명하지만 소설로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자유분방한 집시여인 카르멘은 담배공장에서 일하는 아가씨였고 그녀에게 정신을

빼앗긴 사내는 검문소 대장인 돈 호세였습니다. 카르멘에게 넘어간 호세는 밀수업자

들에게 빠져들게 되고 카르멘의 정부마저 살해합니다. 그러나 정작 카르멘은 투우사인

루카스를 좋아하게 되고 마침내 모든 것을 정리하고 미국으로 떠나자고 하는 돈 호세의

말을 거부한 카르멘은 그의 칼에 목숨을 잃는다는 내용입니다. 오페라 카르멘

1막에는 담배공장의 점심시간에 여공들이 휴식을 하기 위해 마당에 나와서 모두

담배를 피며 하늘까지 오르는 담배연기라는 곡을 합창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담배를 피우는 장면은 드문 것이기 때문에 오페라가

시작하면서 관객들은 강한 인상을 받게 됩니다.

문제는 합창에 참여하는 모든 출연자가 담배를 피워야 하는 것인데 그 중에는 처음 담배를

피워서 속이 울렁거리는 사람, 담배 연기 때문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죠. 오페라 가수 중에는 카르멘의 이 장면을 공연하면서 담배를 배웠다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참 이색적인 오페라입니다.

기회가 되면 꼭 다시 볼 각오입니다. 왜냐하면 금연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극에 이르면

우리는 카르멘의 이 장면을 못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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