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의 스쳐 지나간 느낌을 되새겨 보려 하지만.....
그것은 정말이지 되새길 수는 없는것 같다.
그것이 그냥 일상에서 느껴지는 아주 작은것들일 경우는 더욱 그런것 같다.
때로는 손뼉을 치며 '맞아' 할 정도로 메시지가 강한것일 때도 있는데....
작은 행복들....
작은 기쁨들....
아름다운 추억들....
아침에 멜을 쓰다가 욕실 공사하는 아저씨가 그냥 무엇을 만졌는 지 전기 차단기가 내려앉는 바람에 ...아침의 그 느낌들이 다 날라가 버렸다.
굳이 그 느낌을 되새길 필요까지야 없지만, 우리가 그저 그렇다고 생각하는 삶이...
그 순간의 느낌들을 고스란히 모아볼 수만 있다면 그저그런 삶이 아닌란걸 알수 있지 않을까....
삶은 내 느낌대로 주어지는 것이다.
내 느낌만큼 행복하고, 내 느낌만큼 부유하고....
아픔도 고통도 빈곤함도 ...성냄까지도.
이렇듯 느낌을 서로 공유할 수 없는 사람과의 대화에서 우리의 삶을 얘기한다면 40여년의 삶을 얘기해도 단 몇분안에 끝나버리지 않겠는가.
'박완서'가 쓴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어 버렸는가' 에서 자신의 어렸을 적 삶을 고스란히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인 세월을 단 몇시간만에 다 읽어 버릴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렇듯 한순간에 불과할 우리들의 삶이 ..
때로는 왜 그리 무겁고 멀고 험하다고 느껴지는 지...
동순씨 말처럼 행복하기 위해서 우린 오랜 시간 삶의 연습이 필요한 지 모르겠다.
욕실 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웬지 오랫동안 공사를 한다는 느낌이 들어 조금 지친감이 없지않지만, 하나씩 하나씩 하니까 번잡스럽지 않아서 좋은점도 있는것 같다.
음악도 들어가면서,
점심, 때론 저녁까지 맛있게 해서 먹고,
커피도 예쁜잔에다 마실 수 있고...
아침에 천정 공사한 아저씨들이 좀 천천히 해서 점심을 얻어 먹고 갈걸 그랬다고...
예쁜잔에 아이릿쉬 향이 가득한 커피와 체리쥬스 한잔에 감동을 하면서 말이다.
정말 나가면 먹을 것이 지천이지만 먹을거 하나에 감동하는 것이 또한 우리 삶인것 같다.
남을 감동시킨다는 것이 이렇듯 사소한 것들이고, 나 또한 감동하는 것들이 이렇듯 사소한 것들일 것이다.
사실 말한마디에 울고, 말한마디에 감동하는 것이 우리 인간이니까 말이다.
이렇듯 쉬운것들을 왜 우린 못하고 사는 것일까...
******************
몇시간이 지났다.
설비 아저씨도 가고, 이젠 낼이나 모래 욕조만 오면 공사 끝이다.
천정도 벽도 바닥도....모두 하얀색으로 했다.
욕조는 벽의 라디에이터가 너무 붙어 있어서 부득이 이동식 욕조로 하게 되었다.
원래 다리가 달린 이동식 욕조로 하고 싶었는데, 경비절약으로 그냥 깨끗하게만 하려고 일반 욕조로 했었는데...결국 약간의 경비가 추가되었지만 사장님도 양보해서 원래대로 하게 된것이다.
흙파서 장사하냐는 사장님께 미안하기도 해서 오늘 점심때 불러서 맛있는 점심을 대접했다.
가끔은.... 욕조에 거품을 가득 풀고 거품목욕을 즐긴다.
때로는 거품속에 푸욱 파묻혀 졸기도 하고....
때로는 CD플레이어 리시바를 귀에 꽂고 책읽으며 그렇게 1시간여를 즐기기도 한다.
이제는 거품이 어울리는 그런 근사한 분위기에 파묻힐 수 있을것 같다. 후후..
'작은 글들... > 일상(수필,일기,편지글,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봄볕이 흰 철쭉에 부서져 내리던 날...2004년 봄 (0) | 2006.04.17 |
---|---|
일상...친구와 만난 날.. (0) | 2006.04.17 |
결혼기념일...모임...삶을 생각하다. (0) | 2006.04.17 |
일상...기~인 점심식사에 묻어온 행복 (0) | 2006.04.17 |
일상...2004년 여름을 보내며.. (0) | 2006.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