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C쿰부히말,로왈링트래킹39일(2013

49.히말라야 로왈링/타시랍차라(Thesh Laptsa La pass, 5755m)를 지나 트람바우 빙하를 건너다

나베가 2014. 3. 15. 05:00

 

 

앞을 봐도, 뒤를 돌아다 봐도, 옆을 봐도....

세상에 존재하는 색깔이 이곳에선 오로지 딱 2개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

파아란 색과 하얀색....

그야말로 하늘과 땅....

그런데 그 땅이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새하얀... 설국...

정말이지 하늘엔 코발트 빛 잉크를 뿌려놓은 듯 흔적 하나가 없다.

아니, 오히려 순백의 바닥에서 빛이 반사되어 더욱 선명한 파아란 색깔만이 존재하는 것 같다.

 

 

 

그 하늘...

그 하얀 땅엔 오로지 길 하나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길위를 걸어가고 있는 자는 오직 나와 이풀뿐....

 

그래!!

우린 어느새 하얀 설국의 순례자가 되어 있었지~

머릿속 뿐만이 아닌...

마음까지도 터엉 비어 하얗게 되어버린....

아주 처절하리 만치 고독한....

 

 

 

 

 

 

 

 

 

 

 

 

오늘 여정이 5,565m 타시랍차 패디 하이캠프에서 5,755m의 타시랍차 라를 지나  오늘 목적지인 빙하 캠프(4,980m)까지는 고도 735m를 내려가니,

초반에 낮으막한 오르막을 걷다가 위험할 정도의 가파른  내리막을 끝없이 걸었다.

 

고지가 바로 저기인 양....

조금만 걸으면 저 앞산에 닿을것 같고..

그 앞산에 가면 어딘가 옆으로 빠질것 같은 길이 나올듯 싶었으나

그 기대를 비웃듯 시야에 펼쳐지는 풍광은 아무리 걸어도 그대로였다,

 

 

 

 

크램폰을 살때 발에 맞추어 잘 조정을 했으나 잘 맞추어 지지 않은건 지, 아직 익숙지 않은건 지

자꾸 크램폰이 비뚤어져 수없이 다시 잡아 당겨 조절을 하며 걸어야 했다. 

역시나 오늘도 잔인하리 만치 하얀 눈거울에서 반사된 양 뿜어져 부닫는 복사열은 다른 그 어떤 힘듦보다도 지치게 만들었다.

빙하앞에 섰을때 달려든 한기에 털모자를 쓰고도 쟈켓 모자에 털 목도리까지 두르고 걸었지만

얼마 안가서 다 벗어던지고, 수건을 보자기 처럼 쓰고 얼굴을 가려주는게 피할 수 있는 다였다. 

 

2시간 간격으로 썬크림을 삐에로 처럼 하얗게 덧발라도 얼마안가서 얼굴은 구리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울퉁 불퉁한 빙하위라서 인 지 수도없이 가파르고 험준한 구역을 지났다.

그래도 크램폰을 신어서 어제보단 한결 내리막 걷기가 수월하다.

 

 

 

 

 

 

 

 

 

 

 

 

아!!

드디어 올것이 왔어~

저 험준한 구역을 넘어가잖아~

 

힘겹게 오르막을 올랐다.

아!! 이게 뭐야~

저 아래...또 다른 빙하잖아~

그럼 이건 트라카딩 빙하구나~

우와!!

 

헐!!

그런데 우리 저길 내려가야 하는거잖아??

악!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런데 그 아찔한 순간에 우리앞에 세르파 -총바가 마치 슈퍼맨 처럼 나타났다.

 

  

 

 

이제 총바가 나타났으니, 두려울게 없잖아?

일단 사진 한 컷 찍어주고....

나도 한 컷....ㅋㅋ

 

 

  

 

총바의 도움으로 눈까지 하얗게 쌓인 절벽을 후들거리는 다리를 조심하며 무사히 내려왔다.

고개를 들어 저만치 보니,높이 솟은 거대한 바위위에 우리의 포터들이 모여있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가 내리막 길에 힘들어 하며 걸을때 포터들은 해발고도 5,700m 를 무거운 짐을 지고 오를때 보다는 아무리 험준해도 내리막이 쉬웠는 지,

귀신들 처럼 날아서 갔나보다,

우리보다 무려 2시간 반이나 전에 도착했단다.

 

세상에나~~

사람이 아니고 귀신...맞는거 가텨~~

 

 

 

 

 

 

 

  

 

 

 

 

비제/진주잡이 1막 '귀에남은 그대음성'

귀에남은 그대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