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C쿰부히말,로왈링트래킹39일(2013

46.로왈링/생애 가장 힘들었던 여정...최고의 난코스..타시랍차 패디(5,600m)

나베가 2014. 3. 12. 00:30

 

 

 

 

거대한 바위 산 아래로 우리 아이들이 모여있다.

알고 보니, 그 옆으로 나 있는 등산로가 최악의 난코스....

그야말로 로프, 피켈,크램폰,헬멧...이 다 필요한....

 

 

 

 

프랑스 팀 포터들도 그 무거운 짐과 함께 밧줄 잡고  하산하느라 완전 곡예를 하고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간신히 로프를 잡고 내려와서도 경사가 45도는 족히 되는 가파른 내리막 눈 길을 내려간다는게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결국 그들이 선택한 길은 여전히 위험해 보이지만 무거운 짐과 함께 미끄럼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아이- 락파도 어찌 오를 지 감감하기만 한가보다.

한없이 멈춰서서 자신이 올라가야 할 위를...

그리고 다른 포터들이 무거운 짐을 끌고 곡예하듯 미끄럼 타고 내려가는 아래를...바라보고 있다.

 

 

 

 

그나 저나 저 아이들이 그냥 미끄럼을 타고 내려가는 바람에 그나마 러셀되어져 있던 길의 발자국들이 다 없어져 버리고

스키장 슬로프가 되어 버렸으니, 아이젠도 없이 이를 어찌 올라가야 할 지...

난감하기 이를데 없다. ㅠㅠ

 

아~~갈수록 태산이다.

 

 

 

 

 

정말 죽을 힘을 다해서 가까스로 스키장 슬로프가 된 오르막을 올랐다.

고개를 들어보니, 쿵가와 펨파가 가파른 바위 난간에 난짝 올라가 앉아 손을 흔들고 있는거다.

 

아니, 세상에 ~

저길...어찌 올랐을까~~

곡예사가 따로 없다.

 

 

 

 

 

 

 

 

 

 

 

 

프랑스 팀 포터들이 다 내려간것 같다.

이젠 우리 차례다.

 

아!!

저 곳을 어찌 올라갈까...

정말 가능할까...

 

막상 그 앞에 서니, 과연 올라갈 수 있을 지...막막하기만 했다.

 

우리의 세르파는 우리 포터들을 도와 올려주느라 분주했다.

어떻게 오를 수 있을까...싶었는데,

세상에~~

귀신같이 그 가파른 절벽을 다 올랐다.

 

이젠 내 차례다.

'크램폰 있느냐..."고 묻는다.

 

야아~ 

대장님도 너도 신으라고 안했으니 당근 없지~ㅠㅠ

그렇잖아도 지금까지도 죽을 힘을 다해 걸었어.

 

속으로 지껄이며...어처구니가 없는일이었지만 대장님 카고백에 있다고 말했다.

 

총바가 어느정도까지는 발자국으로 강력하게 지지대를 만들어주고나서 나머지는 내 힘으로 피켈을 세게 꽂으면서 밧줄을 잡고 천천히 오르라고 한다.

 

그래~

해야지.

할 수 있어.

두려움을 떨궈내야 해.

 

나는 총바가 가르쳐준 대로 오른 손으로 밧줄을 단단히 잡고 왼손으로 피켈을 꽂으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죽기살기로...

절대 위는 바라보지 말고...

발 디딜곳과 피켈 꽂을 곳만 보는거야~

 

 

 

 

 

 

 

 

 

 

 

 

총바가 오른 손잡이냐 왼손잡이냐...더 힘이 센 팔로 밧줄을 잡아야 한다고 하는 말에...

갑자기 머릿속이 또 하얳졌다.

 

어렸을 적

부분 왼손잡이 이기도 했던 난 갑자기 오른팔 보다 왼팔이 더 힘이 센것도 같고...

아니, 그래도 오른팔이 더 힘이 셀거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잠시 혼란스러웠다.

 

그래~

아무래도 오른팔을 많이 쓰니까

오른팔이 힘이 셀거야~

 

두려움에 얼마나 피켈을 세게 꽂았는지, 되려 또 빼기가 힘들어서 애를 먹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 대장님과 헤어져 왔는 지, 왕다가 내 뒤를 바짝 붙어 오면서 피켈을 못빼서 절절 매고 있는 날 도와 주었다.

 

식은 땀이 줄줄 흘렀다.

 

아!!

드디어 해냈다.

크램폰도 없이 오로지 밧줄과 피켈만을 가지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완전 긴장한데다가 에너지까지 완전 고갈이 된것만 같다.

ㅠㅠ

 

**************

 

위에서는 프랑스 대원들이 밧줄을 새로 놓으며 한참 장비를 갖추고 하강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도 오늘 이렇듯 장비를 배낭에 다 갖추고 출발했어야 했다.

내일 넘을 타시랍차 패스에서만이 아니고....

무사히 올라왔으니 다행이지만....

이렇게 험한 여정에 완전 무대책으로 나온 꼴이지~

ㅠㅠ

 

이내 이풀도 총바의 도움을 받으며 무사히 올라왔다.

 

 

 

 

 

 

 

 

 

 

 

와아~~

저거 등반피크인 파르차모(Parchamo,6,273m) 아냐??

바로 코앞이네~

저기 정상이 6,273m 이니까 여긴 그럼 몇미터나 될까....

육안으로 보기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아 6,000m 가 넘을것 같지만, 보이는 것의 착시 현상이 워낙 큰 곳이니...

한 5,700m은 그래도 족히 되겠는걸~

 

아!!

대단하다!!

우리 정말 대단해~

거대한 파르차모가 평지에 선 민둥산 처럼 보이잖아~

우리가 얼마나 높이 오른거야~

 

아!!

햇빛도 눈부시게 빛나고...

히말의 정령이 보낸 독수리가 힘차게 날아 오르며 우리를 축복해 주고 있는것만 같아~

 

 

Giulio Caccini - Ave Maria : Dona nobis pac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