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9년)

KBS 626회 정기연주회/2009.2.20/예당

나베가 2009. 1. 30. 17:41

 

Symphony No.4 in B flat Op.60

 베토벤 교향곡 제 4번 

 베토벤의 교향곡 9곡을 살펴보면 묘하게도 홀수곡들은 장대하고 격정적이지만  짝수곡들은 홀수곡들에 비해 밝고 경쾌하다.  3번 <영웅>과 <운명> 교향곡과 비교해도 금새 그 느낌을 비교할 수 있겠다.

이 4번 교향곡을 베토벤의 <낭만적 교향곡> 이라고도 하며, 베토벤의 교향곡 중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꼽히고 있다.

 

<1악장  Adagio- Allegro Vivace, 소나타 형식>

약한 Bb음으로 시작하는 서주는 곧 Bb단조를 불러서 깊은 감정을 나타내는 주제를 제시한다. 이에 대 응하는 주제가 속단조로 하행하는 변질음을 따라 침체된 감정으로 계속 진행된다. 그 뒤에 주제가 다시 나타나고 응답 주제는 반음 높인 f단조로 진행된다. 이 부분에서는 교묘한 엔하모니크(이명 동음) 전환 이 있어 베토벤의 화성법과 전 조법의 비약적인 발전을 보인다.

 

<2악장 Adagio,  Eb장조, 3/4박자, 전개부 없는 소나타 형식>

음계 진행에 의한 주제의 가능성 추구가 멋진 결론을 끌어낸 좋은 예이다. 주음에서 도중에 하나의 악센트가 되는 장식을 놓고 순차적으로 하강하여 이번에는 단 2도음 아래의 도입음을 보조음적으로 도입하여 상행한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비올라의 반행에 대한 멜로디와 첼로의 5도 하강 동기의 배경이다. 클라리넷이 주도하는 제2주제도 음계적 성격이 강하다.

 

<3악장  Allegro vivace, Bb장조, 3/4박자>

이 악장은 빠르기와 곡상에서 볼 때 , 미뉴엣이라기 보다는 확실한 스케르쪼의 성격이 강하다. 트리오 부분은 운포코 메노 알레그로(Un poco meno allegro)로 약간 박자를 늦추고 있다. 트리오 부분 다음에 5마디의 접속구를 두어 주부에서는 다 카포(Da capo) 하지만, 반복 때는 이 접속구를 생략하여 축소된 제3주부를 진행하는 변칙적인 형식을 갖는다. 스케르초풍의 미뉴엣인 3악장은 몸을 가눌수 없을 정도로 행복한 감정이 깃들어 있는데, 그렇지만 클라이버는 견고한 구조감각으로 건강한 흥겨움을 그려가고 있다.

 

<4악장 Allegro ma non troppo, Bb장조, 2/4박자. 소나타 형식>

몸을 비비꼬게 하는 듯한 16분음표 동기가 바이올린으로 제시되는데, 마치 자연적인 연결의 조합을 바꾼 것 같은 기지와 장난끼가 들어있다. 이들이 차례차례 현악부의 움직임을 바꿔 일으키며 흐르다가, 진행 방향을 돌연 바꾸며 나와 약동감을 자아낸다. 매력이 철철 넘치는 악장이다. 들판에 돌아 다니는 모든 정령들을 모두 휩쓸어가는 회오리바람처럼 세차게 휘몰치는 피날레는 너무 색체적이어서 눈이 부실지경이다.

 

작품 해설

이 곡은 1806년 그의 나이 36세때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의 일생중 가장 조용한 시기의 작품이다. 베토벤의 교향곡의 작품번호 중 홀수를 투쟁적인 작품이라 하고 짝수를 평화로운 작품이라 말하는 이도 있는데 그럴 듯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이 작품은 3번과 5번에 비하면 아주 대조적이다. 그러기에 슈만은 말하기를 이것은 북부 유럽의 신화에 나타나는 2인의 거인 사이에 끼인 그리이스의 미녀라고 했다. 이 곡을 작곡할 즈음 베토벤은 슐레지아의 틀로파우 근교 글렌츠의 리히노프스키 후작의 관사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베토벤은 이 곳에 머물면서 기분 좋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 시기에 그는 요제피네 폰 다임 백작 미망인과 사랑에 빠져있었다. 결국 이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이 시기가 베토벤에게 있어서는 가장 평온하고 행복했던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베토벤은 교향곡 5번의 작곡을 일시 중단하고 4번을 단시일에 작곡하였으며, 곡 자체가 간결하고 명랑하게 된 것이다. 완벽한 고전적 형식미가 넘치는 명작으로, 전편에 흐르는 상쾌한 행복감과 우아한 표정, 평온한 훈기가 아주 매력적이다.

Symphony No.104 in D major 'London'

하이든 / 교향곡 104번 '런던'

Franz Joseph Haydn 1732∼1809


1악장 (Adagio-Allegro)


2악장 (Andante)


3악장 (Menuetto:Allegro)


4악장 (Finale:Allegro spiritoso)

1795년 런던에서 작곡된 ≪런던 교향곡≫은 하이든이 마지막으로 남긴 교향곡이다. 평론가들은 이 곡 안에서 모차르트의 아름다움과 베토벤과 비슷한 동기의 발전을 발견하고 주목한다. 다 만 모차르트의 달콤하기 만한 감상 대신 이 곡에는 밝은 즐거움이 있으며, 베토벤의 중후한 느낌 대신 경쾌한 느낌으로 가득 차 있다. 그야말로 하이든다움이 담겨 있는 곡이다.

이 곡에 붙어 있는 ≪런던 교향곡≫이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많다. 19세기에 특별한 의미 없이 붙여졌다는 이 제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이 곡을 ≪런던 교향곡≫으로 부른다면 나머지 '잘로몬 교향곡' 11곡도 모조리 ≪런던 교향곡≫으로 불러야 된다는 사람들까지 있다. 곡의 제목이야 어떻든지 간에 작곡된 해에 이미 런던의 오페라 콘서트, 자선 연주회 등에 서 많이 연주됐던 이 곡은 가장 내용이 충실한 교향곡이자 당시 런던의 시민의 기호에도 꼭 맞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묵직하게 시작하는 아다지오의 서주를 가진 제1악장은 밝은 소나타 형식으로 알레그로 속도의 제1주제와 제2주제가 반복하면서 진행된다. 자유로운 세도막 가요 형식인 제2악장은 1796년경 하이든 자신이 만든 ≪리라 협주곡≫의 제2악장을 전부 인용한 부분이다. 마지막 악장은 주제를 헝가리의 산야에서 사는 크로아티아인의 민요에서 취했다고 하는데, 환희가 가득 차 넘치는 듯한 분위기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였던 런던의 분위기를 그린 듯도 하다. 이 악장의 매력은 주제의 효과적인 처리, 변주의 전개로 하이든이 교향곡 작곡에 있어서 이미 대가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