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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동네 공연장이라 마음이 아주 여유롭다.
7시가 넘어서 집을 나섰는데도 커피도 한잔 마시고 이것 저것 정보지도 뒤적거릴 만큼......
자리를 찾아 들어서니
이 작은 공연장에...민망할 정도로 빈자리가 너무 많이 눈에 띄어 가슴이 다 철렁거린다.
그런 안타까움 때문이었을까....
아름다운 쇼팽의 선율이 그녀의 손끝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했을때 느닷없이 목이 꽉 메어왔다.
에메랄드빛의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이...
아니, '암'이라는 고통과 두려움을 겪어내고 지금 연주를 하고 있는 저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보였다.
그렇게 감미로운 순간...
연주자의 손이 채 건반에서 떨어지기도 전에 터져나온 박수는 또한번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
뒤이은 슈만의 곡-어린이의 정경중 네곡을 연주하는 내내 곡이 끝나기가 무섭게 박수는 터져나왔다.
심지어 연주자가 다음 곡을 연주하려고 손이 건반에까지 닿았다가 멈칫하는 순간이 벌어지기까지...
아~~~이를 어쩌나~~~
연주자는 멈칫하고 공손히 앉은자세에서 목인사를 하며 내내 연주를 해야만 했다.
꿈결같은 트로메라이를 듣고도 그렇게 금새 박수를 쳐야했을까...
단 몇분...아니, 몇초라도 그 느낌을 공유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혹적인 드뷔시의 곡.
존 필드의 야상곡.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슈벨트의 밤과 꿈. 자장가
.......
공연장이 조금만 더 어두웠으면....
연주자와 나, 그리고 피아노의 선율만이 이 순간...존재할 수 있었다면...
1부 내내 안타까움을 떠나 가슴이 아펐다.
인터미션에 피아노가 바뀌었다.
1부와는 완전히 다른 ...리스트의 강렬함이 연주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느껴져 오는 것만 같다.
바이올린의 소리가 다 다르듯 피아노의 소리도 다 다른가??
아님, 조율이 다른가??
이런 저런 생각속에 어느듯 2부는 시작되었다.
커다란 꽃장식이 있는 빨간색 드레스는 곧바로 연주될 리스트의 강렬함을 예고하는 듯도 싶었다.
엄숙함이....
그리고 그녀의 드레스 자락이 펄럭이며 들춰질 정도의 강렬함이 무대를 휩쓸었다.
그런가 하면 어느새 아름다운 선율이 강렬함을 잠재우고,,,
이내 더 큰 폭풍이 휘몰아 치고....
리스트가 표현해 내려고 했던,
숙명적 힘에 저항하려는 강한 포부를 가진 인간의 굳은 의지와 투쟁이...
그녀의 손끝, 아니 그녀의 온몸과 삶을 통해서 포효하고 있는듯 했다.
뜬금없이
얼마전에 읽었던 브람스전기에 비춰지던 리스트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던 슈만이 떠올랐다.
그리고 슈만의 아내 클라라와 그녀를 너무나 사랑했던 브람스까지도...
'그래~ 슈만이랑 이렇게 다른데....그럴수 밖에 없었을거 같아~'
모든걸 삼켜버릴것 같았던 폭풍도 사그러들고 인생을 달관한 듯 무겁고도 진지하게 마지막 건반이 눌려졌을때
숨도 쉬지 못하던 객석에선 함성이 쏟아져나왔다.
아~~
그리고 이어진 앵콜....
1부내내 그렇게도 간절했던 순간이 올줄이야~
객석의 모든 불은 꺼지고...아니, 객석뿐만이 아니라 무대까지도...
그리고 오로지 연주자 손이 닿는 건반위만 불빛이 비취었다.
연주자와 나....
그리고 피아노의 꿈결같은 선율만이 밤하늘 별빛처럼 쏟아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감동은 3곡이나 이어진 앵콜로 더욱 커졌다.
곧바로 이어진 그녀의 팬싸인회까지...
Frédéric CHOPIN (1810 ~ 1849)
Preludes op.28 NO.15 Dflat Major.Sostenut
쇼팽 빗방울 전주곡 / 마르타 아르헤리치 연주
Franz Liszt/ Piano Sonata in B minor Op.45
Kinderszenen, Op.15
슈만 / 어린이 정경 전곡
2.Curiose Geschichte, 이상한 이야기 - D장조 3/4박자
3.Hasche Mann, 술래잡기 - b단조 2/4박자
7.Traumerei, 트로이메라이(꿈) - F장조 4/4박자
9.Ritter vom Steckenpferd, 목마의 기사 - C장조 3/4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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