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9년)

2009 서혜경 리사이틀 'Night and Dream' /2009.2.6/아람누리

나베가 2009. 1. 30. 16:51

2008년 ‘강마에 신드롬’과 시청자들에게 ‘클래식’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이끌었던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카메오로 등장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서혜경.
 

놀라운 힘과 역동적인 연주로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 널리 이름을 알린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왕성한 활동을 했으나, 음악적 전성기에 근육파열과 암이라는 두 차례의 큰 시련을 겪으며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와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음악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2008년 예술의 전당 에서 열린 재기무대에서 인고의
열정이 담긴 연주로 관중석을 눈물바다로 만들며 뜨거운 박수와 찬사를 받았다.
 

감사와 감동을 이어 그녀는 어려움을 딛고 회복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된 아이들과 가족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세상 모든 이들에게 달콤한 꿈과 같은 위로와 안식을 전하고픈 마음을 담아 좀더 성숙해진 음악으로 12월 새 음반을 발매하고 2009년 2월 다시 한번 무대에 선다.
 

애수 어린 야상곡과 낭만적인 소품으로 꾸며진 이번 공연은 서혜경의 삶에 대한 진지한 해석이 투영된 연주가 될 것이며 특히
‘자장가’와 같은 소품에서는 그녀의 지극한 모성애를 느끼게 해 줄 연주가 될 것이다.

밤이 가지고 있는 환상적이고 낭만적 심상이 그녀의 손을 통해 시적인 울림으로 전해질 것이다.  


 

섬세함과 중후함, 열정을 모두 갖춘 피아니스트 서혜경이 연주하는 ‘Night and Dream’ 
서정적인 느낌의 ‘밤과 꿈’이라는 소재를 통해 표현하는 낭만주의와 인상주의를 아우르는 음악의 시각적 구성이 인상적인
공연이다.
 

1에서는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과 드뷔시의 ‘어린이의 세계’와 같은 동심의 한 때를 표현한 작품들이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처럼 가볍고 경쾌한 타건의 맑은 울림으로 표현된다. 또한 밤이 가진 서정적이고 고요한 시상이 그대로 드러난 슈베르트의
‘밤과 꿈’, 거센 푹풍우도 잠재울 듯한 고요하고 맑은 멜로디를 표현한 쇼팽의 연습곡 ‘에올리언 하프’, 시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과 존 필드의 ‘야상곡(녹턴)’과 같은 소품으로 이루어 졌다. 이 밖에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에 삽입된 ‘호프만의 뱃노래’나 슈베르트의 ‘자장가’와 같은 곡을 통해 동심의 세계와 고요한 밤이 갖는 서정적인 시상을 오가며
관객들은 마치 꿈을 꾸는 듯한 편안함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2에서는 피아니스트 서혜경의 연주자로서 더욱 풍부해진 음악적 표현이 반영되는 학구적인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낭만파 음악의 거장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 단조는 숙명적 힘에 저항하려는 강한 포부를 가진 인간의 굳은 의지와 투쟁을
나타낸 곡이다. 기존의 형식을 탈피하여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으로 작곡된 곡으로 이 곡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고 음악으로의
정진과 새로운 음악세계를 보여주고자 한 서혜경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변주나 푸가의 자유로운 등장과 템포 등의 다이나믹이
변화무쌍하게 표현되는 낭만주의 거장의 음악을 피아니스트 서혜경은 음유시인과 같은 연주로 표현할 것이다. 


공연상세프로그램


------ Part Ⅰ. -----


Frederic Chopin
                  Etude Op.25-1 <Aeolian Harp>
프레데릭 쇼팽                   연습곡 작품 25번 <에올리언 하프>

Robert Schumann                <Kinderszenen> Op.15
로베르 슈만                            피아노 모음곡 <어린이의 정경>작품 15번 중 

                                              Von Fremden Landern und Menschen      이상한 나라 
                                              Hasche Mann                                        숨바꼭질 
                                              Traumerei                                              꿈 
                                              Ritter von Steckenpferd                            목마의 기사

Claude Debussy                   Suite for Piano <The Children’s Corner>
클로드 드뷔시                         피아노 모음곡 <어린이의 세계>중

                                              Doctor Gradus ad Parrnssaum                 그라두스 아드 파르나숨 박사 
                                              Golliwog’s Cakewalk                              골리웍의 케이크워크

Jacque Offenbach                 Barcarolle
자끄 오펜바흐                    호프만의 뱃노래

John Field                             Nocturne (Cradle Song)
존 필드                                   야상곡

Frederic Chopin                    Prelude Op.28-15 <Rain Drop>
프레데릭 쇼팽                    빗방울 전주곡

Franz Peter Schubert           Wiegenlied
프란츠 피터 슈베르트              자장가

Franz Peter Schubert            Nacht und Träume
프란츠 피터 슈베르트               밤과 꿈

Franz Liszt                            Un Sospiro
프란츠 리스트                          탄식

 

                                                I  n  t  e  r  m  i  s  s  i  o  n

 

----- Part Ⅱ. ------



Franz Liszt                          Piano Sonata in B minor Op.45
프란츠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 작품 45번
 

*본 프로그램은 연주자의 사정에 의해 변동될 수 있습니다.


 
공연상세프로그램

 

공연후기....

 

동네 공연장이라 마음이 아주 여유롭다.

7시가 넘어서 집을 나섰는데도 커피도 한잔 마시고 이것 저것 정보지도 뒤적거릴 만큼......

 

자리를 찾아 들어서니

이 작은 공연장에...민망할 정도로 빈자리가 너무 많이 눈에 띄어 가슴이 다 철렁거린다.

 

그런 안타까움 때문이었을까....

아름다운 쇼팽의 선율이 그녀의 손끝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했을때 느닷없이 목이 꽉 메어왔다.

에메랄드빛의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모습이...

아니, '암'이라는 고통과 두려움을 겪어내고 지금 연주를 하고 있는 저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보였다.

 

그렇게 감미로운 순간...

연주자의 손이 채 건반에서 떨어지기도 전에 터져나온 박수는 또한번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

뒤이은 슈만의 곡-어린이의 정경중 네곡을 연주하는 내내 곡이 끝나기가 무섭게 박수는 터져나왔다.

심지어 연주자가 다음 곡을 연주하려고 손이 건반에까지 닿았다가 멈칫하는 순간이 벌어지기까지...

아~~~이를 어쩌나~~~

연주자는 멈칫하고 공손히 앉은자세에서 목인사를 하며 내내 연주를 해야만 했다.

꿈결같은 트로메라이를 듣고도 그렇게 금새 박수를 쳐야했을까...

단 몇분...아니, 몇초라도 그 느낌을 공유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혹적인 드뷔시의 곡.

존 필드의 야상곡.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

슈벨트의 밤과 꿈. 자장가

.......

 

공연장이 조금만 더 어두웠으면....

연주자와 나, 그리고 피아노의 선율만이 이 순간...존재할 수 있었다면...

1부 내내 안타까움을 떠나 가슴이 아펐다.

 

인터미션에 피아노가 바뀌었다.

1부와는 완전히  다른 ...리스트의 강렬함이 연주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느껴져 오는 것만 같다.

바이올린의 소리가 다 다르듯 피아노의 소리도 다 다른가??

아님, 조율이 다른가??

이런 저런 생각속에 어느듯 2부는 시작되었다.

 

커다란 꽃장식이 있는 빨간색 드레스는 곧바로 연주될 리스트의 강렬함을 예고하는 듯도 싶었다.

엄숙함이....

그리고 그녀의 드레스 자락이 펄럭이며 들춰질 정도의 강렬함이 무대를 휩쓸었다.

그런가 하면 어느새 아름다운 선율이 강렬함을 잠재우고,,,

이내 더 큰 폭풍이 휘몰아 치고....

 

리스트가 표현해 내려고 했던,

숙명적 힘에 저항하려는 강한 포부를 가진 인간의 굳은 의지와 투쟁이...

그녀의 손끝, 아니 그녀의 온몸과 삶을 통해서 포효하고 있는듯 했다.

 

 뜬금없이

얼마전에 읽었던 브람스전기에 비춰지던 리스트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았던 슈만이 떠올랐다.
그리고 슈만의 아내 클라라와 그녀를 너무나 사랑했던 브람스까지도...

 

'그래~ 슈만이랑 이렇게 다른데....그럴수 밖에 없었을거 같아~'

 

모든걸 삼켜버릴것 같았던 폭풍도 사그러들고 인생을 달관한 듯 무겁고도 진지하게 마지막 건반이 눌려졌을때
숨도 쉬지 못하던 객석에선 함성이 쏟아져나왔다.

 

아~~

그리고 이어진 앵콜....

1부내내 그렇게도 간절했던 순간이 올줄이야~

객석의 모든 불은 꺼지고...아니, 객석뿐만이 아니라 무대까지도...

그리고 오로지 연주자 손이 닿는 건반위만 불빛이 비취었다.

연주자와 나....

그리고 피아노의 꿈결같은 선율만이 밤하늘 별빛처럼 쏟아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감동은 3곡이나 이어진 앵콜로 더욱 커졌다.

곧바로 이어진 그녀의 팬싸인회까지...

 

 

Frédéric CHOPIN (1810 ~ 1849) 
Preludes op.28  NO.15  Dflat Major.Sostenut
쇼팽 빗방울 전주곡 / 마르타 아르헤리치 연주

 

 

Franz Liszt/  Piano Sonata in B minor Op.45

 

 


1악장 Lento assai - Allegro energico - Gradioso.

2악장 Andante sostenuto

3악장 Allegro energico - Andante sostenuto

4악장 Allegro moderato - Lento assai

 

Kinderszenen, Op.15

슈만 / 어린이 정경 전곡 

 2.Curiose Geschichte, 이상한 이야기 - D장조 3/4박자

  3.Hasche Mann, 술래잡기 - b단조 2/4박자

7.Traumerei, 트로이메라이(꿈) - F장조 4/4박자

9.Ritter vom Steckenpferd, 목마의 기사 - C장조 3/4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