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9년)

2.19 서울시향 뉴 웨이브 시리즈1

나베가 2009. 1. 30. 18:29

 

서울시향 뉴 웨이브 시리즈1

 

일시:2009.2.19

장소:예술의 전당

 

지휘자 : 성시연
 
협연자 : 알렉산드르 가브릴뤼크(피아노)

 

프로그램:

 

시벨리우스, 포욜라의 딸
Sibelius, Pohjola's Daughter, Op.49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
Prokofiev, Piano Concerto No. 2 in g, Op.16
버르토크, 중국의 이상한 관리
Bartok, The Miraculous Mandarin, Op.19

솔티 콩쿠르, 말러 콩쿠르에서 연달아 우승하며 보스턴 부지휘자로 입성한 지휘자 성시연이 서울시향과 본격적인 관계를 이어갑니다.

버르토크의 대표작 <중국의 이상한 관리>가 지닌 야성과 폭력성에 대한 해석이 기대됩니다.
루빈슈타인 콩쿠르, 하마마츠 콩쿠르 등을 섭렵하였으며, 아쉬케나지 등 대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가브릴뤼크는 기

교 못지 않게 지구력을 요구하는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2번을 연주합니다.


성시연 Shi-Yeon Sung, conductor
    
보스턴 심포니의 부지휘자 성시연이 보스턴 심포니의 데뷔 무대에서 눈부신 연주를 보여줬다. 넓게 조형된 구축미, 쾌속의 오페라적 운동성,

 능란하게 조탁된 디테일을 갖추었다. 그녀의 바톤은 우아하면서도 계산적이었다.“(보스턴 글로브)
2006년 솔티 콩쿠르 우승, 보스턴 심포니 부지휘자 임명, 2007년 말러 콩쿠르 1위 없는 2위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아온 성시연은

2008년 서울시향과의 무대로 한국에 데뷔하였다.
보스턴 심포니의 탱글우드 데뷔에 이어 다음 시즌에 그녀는 보스턴 심포니의 정기연주회, 로테르담 필하모닉 등에 데뷔하며, 하이델베르크

필하모닉 등의 무대에도 선다. 밤베르크 심포니, 뉘른베르크 심포니, 베를린 심포니 등을 지휘해 왔다.

알렉산드르 가브릴뤼크(피아노) Alexander Gavryluk, piano
  
"절대적으로 최고 수준에 있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뉴욕타임즈, 2005)라는 평가를 받은 알렉산드르 가브릴뤼크는

제2회 호로비츠 피아노 콩쿠르에 2등 입상하였고, 제3회 대회에 다시 출전하여 1등상과 금메달을 받았다.

16세의 나이에 2000년 하마마츠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등상을 받았다. 2005년 4월에는 텔아비브에서 개최된

루빈슈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등상 외에 고전협주곡 최고연주상 등을 수상하였다.
그동안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 로테르담 필하모닉, 이스라엘 필하모닉, 도쿄 심포니, 오사카 필하모닉, 바르샤바 필하모닉 등과 협연하였고,

아쉬케나지, 블롬슈테트, 페도세예프, 라자레프, 잔데를링, 제거슈탐, 스피바코프 등의 지휘자와 함께하였다.
앞으로 가브릴뤼크는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보우의 ‘마스터 피아니스트’ 시리즈에서 독주회를 가지며, 아쉬케나지가 지휘하는

시드니 심포니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녹음하고 연주할 예정이다.

 

콘서트 미리공부하기와 공연후기....

서울 시향 연습실에서 음악 컬럼니스트 <진희숙>씨의 강의로 콘서트 미리보기 공부가 무료로 실시되고 있다.

이번 공연을 처음으로 발을 내 딛였는데 그 내용이 정말 환상적이다. 더우기 공부한것을

바로 실황연주로 볼수 있다는 것이 더없이 매력적인것이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시벨리우스'포욜라의 딸',프로코피예프 피협 2번, 바르톡의 '중국의 이상한관리'

세곡 다 '금관악기와 타악기의 역할이 두드러짐'에 있다.

 

먼저 시벨리우스<포욜라의 딸>은 우선 핀란디아의 구전으로 내려오는 2만행의 전설과 민담을 책으로 만든 

서사시집<칼라발레>를 이해해야 한다. 시벨리우스는 이 서사시집을 보고 감명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많은 작품을 썼다

포욜라는 나라 이름으로 여기서 포욜라는 북쪽나라,즉 불길한 악의나라이며 칼레발레의 적으로

모든 질병과 추위의 근원을 의미한다.또한 이곳은 사악하고 강한 마녀 <로우히>가 지배하고 있다.

반면 칼레발레는 남쪽나라,좋은나라를 의미하고 있으며 와이나모이넨의 음유시인의 신부감꼬시기가 주제다.

그러나 악녀<로우히>때문에 실패를 한다는 내용이다.

신화를 바탕으로 작곡한 곡이므로 다양한 형태의 동기가 나오는 묘사적 성격이 강하고<주로 목관악기로 표현>,

현악기의 화성과 음악으로 표현한 시라는 느낌이 강한 작품이다.

 

이 곡은 많은 동기를 가지고 있는데, 첫번째서주 -물레의 동기로 타악기가 저음으로 어둡게 깔리는데,

이는 물레가 느리게 돌아가는 모습을 묘사한것으로 신부감 구애에 실패함을 암시한 것이다.

둘째-와이나모이넨의 동기로 잉글리쉬 혼으로 연주, 여러형태로 발전한다.

세번째-여행의 동기, 네번째- 구애의 동기, 다섯번째-거절의 동기로 거대한 폭풍같은 느낌으로 표현된다.

여섯번째-아가씨의 동기, 일곱번째-불쾌의 동기,여덟번째-다시 와이나모이넨의 동기,아홉번째-다시 구애의 동기로

처음보다 두배로 늘여서 연주한다. 열번째-거절의 동기로 금관으로 세차게 연주한다.

마지막으로 단념의 동기로 포기를 나타낸다.

 

먼저 개요를 설명듣고, 영상물이나 음반을 들으면서 다시금 그때마다 설명을 덧붙이는...방식의 강의였는데,

그냥 들었더라면 낯설었을 곡이 각 악기의 특성을 살려서 내용을 표현해 낸것이 너무나 재밌고  그 장면이 정말

눈앞에서 펼쳐지는듯이 그려졌다.

실황에서의 연주는 역시 소리의 풍부함이 장관이다.

목관과 금관악기 연주자들을 직접 보며 소리를 느낄 수 있다는것....

지금 상황이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 것인 지...역시 미리보기 공부를 하고와서 인 지 눈앞에서 훤히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표현주의 작품이라....ㅎㅎ

 

두번째곡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2번 이다.

이번 공연에서 협연할 <알렉산드르 가브릴뤼크>는 1984년 우크라이나생으로 21살의 나이에 루빈스타인,쇼팽,

반 클라이번 콩쿨의 우승자이다. 실력에 비해서 아직 명성이 덜 알려지긴 했지만, 피아노의 모든 스펙트럼을 낼수 있는

피아니스트라는 칭송을 듣는 연주자다. 

 

프로코피예프는 피아노가 소리를 낼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발견해 낸 위대한 작곡가이다.

피아노는 바로크시대 말기에 발명된것으로 망치로 때려서 소리를 내는 것이고, 하프시코드는 뜯어서 소리를 내는 것이다.

프로코피예프 이전에는 피아노의 레가토의 선율에 주목했다면, 프로코피예프는 음높이와 화음을 낼 수 있는

타악기로서의 음을 사용. 욕망과 리듬감을 끓어오르게 한 작곡가다.

특히 2번 피아노협주곡은 눈부신 터치와 기교를 바탕으로 하기에 매우 어렵고 몸안에 리듬감이 있어야만 연주할 수 있는 곡이다.

 

혁명가들이 처음엔 냉대를 받듯이 프로코피예프도 관객들로 하여금 처음엔 냉소적 비판을 받았다.

러시아의 비평가 수준의 관객들이 공연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한다.

 

암튼...

미리보기 시간에 가브릴뤼크의 프로코피예프 피협 연주실황이 없어 대신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6번 4악장

연주실황을 보았는데,오옷 정말 나는 제2의 아르헤리치를 보는 줄만 알았다.

정확한 타건과 신들린 듯한 그의 기교에 정말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미리보기 공부에선 중국의 연주자의 영상물로 보았다.

 

1악장-1주제:매우 서정적으로 아주 느리고 곱게 연주된다.

          2주제:1주제와는 성격이 전혀 반대다. 타악기처럼 퐁퐁 두둘기듯이 연주된다.

         다시 1주제가 발전부로 연주되고 카텐쨔처럼 독주가 길게 연주되는 부분이 있다. 놀라운 기교를 요구한다.

         다시 재현부로 간단히 마무리...아주 조용히 끝난다.

         발전부의 독특한 시도와 재현부의 나오는 듯 하다가 그냥 끝내버리는 것도 특징이다.

2악장-스케르쵸<익살맞은...이것만큼 표현을 잘한 곡이 없는것 같다.>

         피아노는 시종일관 종횡무진 연주하고<익살맞음>, 관, 현악기가 특징적인 연주를 한다.

         그리고 기타 악기들이 요소요소에 끼어들면서 익살맞음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짧지만 숨쉴 틈도 없이 피아노의 선율로 이어진다. 얄궂을 만큼 빠르고 앙증스럽다.

3악장- 간주곡으로 느리면서 중후한 느낌이다.

         리듬감이 아주 독특한 무겁게 시작을 한다.

4악장-특징인 타악기적인 면이 찬란하게 빛나는 악장이다.

         거대한 튜바의 울림이 천둥소리같다. 폭풍뒤의 극도로 절제된 음이 숙연함마저 일으킨다.

         손이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얼마나 빠르고도 정확하게 내려치는 지....

        당김음이 엑센트로 리듬감이 몸까지 동한다.

        눈부신 피아노의 타건과 피아노가 낼수 있는 소리의 가능성을 모든 악장에서 다 느낄 수 있는 곡이다.

        피아노뿐만이 아니라 금관과 타악기의 눈부신 광채를 느낄 수 있다.

 

실황연주에서는 더이상 아무 말이 필요없었다.

그저 그에게 완전히 빠져들어 그의 손이 피아노에서 떨어지고 자리에서 일어설 때까지 꼼짝할 수도 없었다.

강력한 파워와 신들린듯한 정확하고도 빠른 타건에 그저 넋이 나간 채로....

그래~

이제껏 피아노가 건반악기이며 타악기라는걸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것...

그 가능성을 처음으로 프로코피예프가 실현시킨 장본인이라는것...등등이 감동을 배가시켰다.

피아노 협연에 저렇게도 많은 오케스트라 단원이 무대에 올라있다니....

왠만한 타건으론 저 오케스트라 소리에 흔적도 없이 묻혀버릴 터였다.

 

 

마지막으로 바르톡의 중국의 이상한 관리....

이 곡은 20세기 관현악곡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준 곡으로 인간 내면의 심미적인 것을 아주 잘 표현한 표현주의 작품이다.

바르톡 역시 헝가리의 민족주의 작곡가로 민요수집을 많이해서 음악에 반영했다.

표현주의 작곡가이며 프로이트 신봉자로 내용이 기괴한 것이 많다.

 

서주로 러시아워의 도로상황처럼 혼란함을 묘사....

세명의 건달들이 추는 춤....이들은 여자로 하여금 남자들을 꼬셔서 데리고 오게끔하여 돈을 빼앗고 죽인다.

첫번째로 난봉꾼을 데려오는데, 돈이 없어 내쫒고, 두번째로 학생을 꼬셔왔으나 이번에도 돈이 없어 또 내쫓고,

세번째로 중국관리를 꼬셔와서 돈을 빼앗고 죽이려는데 절대로 죽지않는다는....그래서 <The Miraculous Mandarin>이다.

결국은 여자에게서 성적욕망을 채우고서야 죽는다는...

성적욕망은 그 어떤것으로도 심지어 죽음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낸것이다.

관리가 성적욕망을 채우고 죽어갈때 푸른색 발광이 나는데 이때 합창으로 허밍을 한다.

 

미리보기에선 발레 영상물로 보았는데, 자칫 작곡가가 의도한 <무언주의>의 느낌은 덜 느꼈을것 같다고...

 

암튼 트롬본의 크레센도 연주는 이상한 중국관리의 모습을 묘사한것이다.

클라리넷 연주가 3번 나오는데 이는 여자가 남자를 꼬시는 장면이다.

 

역시 실황에서는 미리보기 영상물이 그대로 오버랩되어 풍부한 사운드에 감동이 배가 되었다.

목관과 금관악기들의 연주가 지금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 지...그 내용을 알고 들으니 재미가 있었다.

표현주의 작품의 매력인듯 하다. 

 

이 엄청난 곡들을

오늘 연주해낸 서울시향과 성시연 지휘자를 비롯 가브륄리크에게 큰 감동의 박수를 보낸다.

 

3월 5일에 있을 서울시향의 연주와 미리보기 공부가 더욱 기대된다.

 

                                                                                                                                                                                                                                                                                                                                   

 

Sibelius_Pohjolas Tochter Op.49.<시벨리우스:포욜라의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