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9년)

오페라극장 재개관기념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2009.3.8/예당 오페라극장

나베가 2009. 1. 30. 16:29

 

Opera Le nozze di Figaro

모차르트 -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작품해설

모짜르트는 오페라 세리아, 오페라 부파, 징수필 등 여러 형식에 걸쳐 21편의 오페라를 썼다. 대 천재 모짜르트는 10세 때부터 오페라를 작곡했다. 그러나 그 전부가 명작으로서 오늘날까지 상연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역시 다른 장르의 음악과 마찬가지로 음악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성숙한 20세 전후의 것이 주로 긴 상연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그의 오페라 3대걸작으로 꼽히며, 지금도 전세계에서 널리 상연되면서 그 젊음을 잃지 않는 것은 이 "피가로의 결혼" 과 그 이듬해 만들어진 "돈 지오반니" , 그리고 1791년 그가 죽기 직전에 작곡한 "마술피리" 의 셋이다. 그런데 이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은 몰리에르 이후 최대의 명작으로 꼽히는 보마르세가 지은 동명의 희극이 바탕이 되어있다. 이 극은 1784년에 파리에서 상연되었는데, 실은 보마르세의 3부작의 제2부가 되는 것으로서 제1부는 "세빌리아의 이발사" 다. 그러므로 이 "피가로의 결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제1부가 되는 "세빌리아의 이발사" 의 줄거리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바람기와 평생의 정열과의 또 하나의 차이는, 바람기 쪽이 조금 더 오 래 간다는 점에 있다" 고 오스카 와일드는 말했다.다시 말해서 이 세상에 "평생의 정열" 이란 없다는 뜻에서 한 말인데, 이 오페라를 이해함에 있어서 좋은 단서를 제공하는 말이기도 하다.
18세기 스페인의 도시 세빌리아 가까이에 알마비바 백작이 살고 있었다. 조금은 잘 생기고 약간 바람기도 있는 독신의 영주다. 어느날 그는 바르톨로라는 의사가 후견을 맡고 있는 로지나라는 귀여운 처녀에게 반해 버린다. "사랑은 미치게 한다는 말은중복되고 있습니다. 사랑은 그 자체가 광기입니다...." 라는 하이네의 말을 빌 것도 없이, 백작은 자나깨나 로지나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나 로지나에게는 바르톨로라는 욕심많고 심술궂은 영감쟁이가 붙어 있어서, 그녀와 만나 자기 마음을 털어 놓을 기회가 없다. 어찌할 줄 몰라 궁리에 빠져 있을 때, 느닷없이 그의 앞에 나타난 것이 만능박사 피가로다. 피가로는 한낱 거리의 이발사에 지나지 않지만, 머리가 잘 돌기로는 당대 최고다. 물론 노동에 대한 보수는 톡톡히 받아낸다. 피가로는 백작에게서 돈푼이나 울궈낼 속셈으로 백작을 위해 나선다. 피가로는 온갖 지략을 발휘해서 바르톨로를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하여 백작과 로지나는 혼인을 맺기에 이른다. 여기까지가 "피가로의 결혼" 전편에 해당하는 "세빌리아의 이발사" 의 줄거리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 는 1782년에 파이지엘로에 의해 오페라로 만들어져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 제2부에 모짜르트가 참여하게 된 동기는 이 성공을 목격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뒤 1816년에 롯시니가 다시 이 "세빌리아의 이발사" 를 오페라화하여 크게 성공한다. 오늘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은 이 두번째의 롯시니가 작곡한 "세빌리아의 이발사" 이다.

다시 "피가로의 결혼"으로 돌아가자. 피가로는 혼인을 성사시킨 공로로 백작 직속 하인으로 일하게 되었다. 그러는 동안에 그도 사랑을 하게 된다. 상대는 백작부인의 하녀인 수잔나이다. 그녀도 날 때부터 시녀 다이프의 아가씨여서, 피가로와 마찬가지로 천성적으로 머리가 잘 돌았다.
알마비바 백작도 그녀를 밉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바람기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백작은 그것이 심했다. 그토록 고심했고 피가로의 헌신적인 주선으로 결혼하게 된 로지나이건만, 백작의 마음에는 벌써 가을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갑자기 일어난 것이 피가로와 수잔나의 혼담이다. 물론 백작은 이 결혼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수잔나처럼 귀여운 처녀를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않고 피가로에게 넘기기에는 너무나 아까웠다. 결혼날짜는 가까워 오는데 어떻게 하는 수가 없을까 하고 백작은 골똘히 생각한다. 드디어 백작은 마지막 수단으로서, 오래전에 폐지된 초야권을 한 번 더 부활시켜서 수잔나에 대한 욕심을 채우려 한다. 이 초야권이란 봉건시대에 있었던 악습인데, 서민의 혼인에 즈음해서 추장, 사제, 영주 등이 자신의 성에 거주하고 있는 신랑보다 먼저 신부와 동침하는 권리을 말한다. 지독한 악습이었는데, 이 초야권에 대한 인식을 미리 가지고 있지 않으면, 이 "피가로의 결혼" 을 감상하는 재미는 반감된다.
드디어 결혼 당일이 왔다. 백작은 오늘이야말로 수잔나를 품안에 안게되리라 믿고 있다. 신랑 피가로는 그런 낌새도 모르고 무턱대고 좋아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세빌리아의 이발사" 속편에 해당하는 "피가로의 결혼" 의 제1막이 오른다. 이처럼 "피가로의 결혼" 은 "세빌리아의 이발사" 의 후속편에 해당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보마르세의 이 두 극은 루소의 "사회계약설" , 몽테스키의 "법의 정신" , 볼테르의 많은 저술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혁명을 유도해낸 원인중의 하나로 꼽힐 만큼 사회적으로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보마르세는 이 2개의 극을 통해 당시의 부패하고 타락한 지배계급을 통렬히 비판, 조소하고 있다. 예컨대 피가로의 독백중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안됩니다, 백작 나리, 그녀만은 절대로 넘길 수 없읍니다. 안되고 말구요. 나리는 영주님이라고 뭐 대단한 인물로 알고 계시겠죠. 귀족, 재산, 위계, 또 뭐니 뭐니 하고 말예요. 하지만 그 만큼한 보물을 얻음에 있어서 나리께선 도대체 뭘 하셨습니까? 태어날 때 수고를 끼친 외에 또 무슨 일을 했느냐구요. 게다가 사람치고는 머리 꼭대기에서 발 끝까지 어리석기만 하고, 그런데 난 이게 무슨 꼴이람!"
보마르세가 이 희곡을 완성한 것은 1781년이지만, 정부와의 마찰이 있어 옥신각신 한 뒤에, 가까스로 파리의 테아트르 프랑세즈에서 초연을 하게된 것은 3년 후인 1784년이었다. 그것은 프랑스 대혁명이 발발하기 불 과 5년 전의 일이니까 당시의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초연날에는 사상자가 날 만큼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이 극은 당연히 빈에서도 상연될 예정이었으나, 황제의 명령으로 금지되었다. 그 대신 내용을 조금 바꾸어서 오페라로 만든다면 상연해도 좋다는 허가가 내려졌다. 그리하여 로렌조 다 폰테가 대본을 쓰고 모짜르트가 작곡하여 1786년 4월에 완성, 5월 1일에 빈의 브루크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모짜르트가 30세 때의 일이다. 일설에 의하면, 황제는 초연 때 이 오페라를 보고는 "브라보 !" 를 외치면서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 정말로 성공한 것은 프라하에서의 공연때였다.
이 "피가로의 결혼" 은 모짜르트가 가장 잘했던 오패라 부파의 대걸작이다. 오페라 부파란 18세기 초엽에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희극적 오페라인데, 주로 일상생활에서 제재를 취하며 노래와 노래 사이를 "레치타티보 세코" 라는, 절반은 빨리 지껄이는 말 같고 절반은 노래하는 듯한 대화나 독백으로 엮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등장인물

알마비바 백작 (Br)
알마비바 백작부인 (S) -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의 로지나
피가로 (Bs) - 백작의 하인
수잔나 (S) - 백작부인의 하녀, 피가로의 약혼자
케루비노 (S) - 백작의 시중을 드는 소년
바르톨로 (Bs) - 의사
마르첼리나 (Ms) - 하녀들의 리더
바질리오 (T) - 음악교사
돈 쿠르찌오 (T) - 재판관
안토니오(B) - 정원사, 수잔나의 큰아버지
바르바리나 (S) - 안토니오의 딸
그 밖에 농민들, 손님들, 사냥꾼, 하인 등 다수

줄거리

"서곡 (Overture)" 은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형식적으로 전개부 대신에 짧은 경과부가 놓인다. 전체적으로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기 때문에 비록 짧기는 하지만 서곡으로서의 분위기를 잘 빚어낸다. 단독으로도 연주될 만큼 명곡으로 꼽힌다.

제 1 막

알마비바 백작 저택의 밀실.


이제는 날지 말지어다. 나비여 (Non piu andrai)


피가로와 수잔나의 결혼식이 오늘 거행된다. 두 사람은 영주이자 주인인 알마비바 백작이 준 신방을 가꾸기에 바쁘다. 자를 손에 든 피가로는 기쁨에 들떠서 침대놓을 장소등을 재고 있다. 수잔나는 백작의 심중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된다고 피가로에게 귀띔한다. 그것을 듣고 피가로는 백작의 친절한 마음뒤에 숨겨진 의도를 알 수 있게 되었다고, 카바티나 (아리아보다 간결한 형식의 독창곡)

"만약 나으리께서 춤추신다면 (Se vuol ballare)"
을 노래하며 떠난다.
그들이 퇴장하자 마르첼리나와 바르톨로가 들어온다. 마르첼리나는 중년이 지난 여인, 피가로에게 약간 마음이 있어 그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다. 그리고 만약 그 빛을 갚지 못할때에는 두 사람이 결혼해야 된다는 서약서까지 받아 놓고 있다. 그러니까 오늘의 결혼식을 어떻게든 방해하려고 한다. 한편 바르톨로도 전에 자기가 후견하고 있던 로지나 (지금의 백작부인) 를 피가로의 계락으로 백작에게 빼았겼기 때문에 원한에 사무쳐있다. 이처럼 결혼식을 앞둔 두 남녀의 주위에는 적들뿐이다.
잠깐 뒤에 케루비노가 나타난다. 이 케루비노는 아주 조숙한 소년이어서 정원사 안토니오의 딸 바르바리나를 비롯하여 수잔나 그리고 백작부인에게까지 엉큼한 생각을 품고 있다. 실은 어제도 바르바리나와 데이트를 하다가 백작에게 들켰기 때문에 수잔나를 통해 백작부인에게 잘 말해달라고 부탁하러 온 것이다.
그리고 수잔나가 가지고 있던 리본을 빼앗아, 그것을 되돌려 받으려는 그녀에게, 대신 나의 시를 주겠으니 마님이나 성 안의 여성에게 읽어 주라면서 아리아
"나 자신, 나를 알 수 없네 (Non so piu cosa son)" 를 노래한다.
이 때 갑자기 백작이 들어왔기 때문에 케루비노는 얼떨결에 큰 의자 뒤에 숨는다. 백작은 방안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당장 수잔나에게 수작을 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음악교사인 바질리오가 나타나기 때문에 당황해서 의자 뒤에 숨고, 케루비노는 앞으로 돌아와서 의자 위에 웅크린다. 수잔나는 재빠르게 의자 커버를 씌워 준다.
말이 많은 바질리오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끝에 케루비노가 백작부인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것을 털어놓는다. 세상은 묘한 것이어서 바람기가 있는 사람일수록 질투심이 많다. 케루비노와 자기 아내가 이러쿵저러쿵 한다는 말에 그만 백작은 자제심을 잃고 의자 뒤에서 뛰쳐나와 바질리오에게 진상을 말하라고 소리친다. 그리고 자기도 오늘 바르바리나 방에서 케루비노를 보았는데, 그 녀석은 이렇게 숨어 있었어, 하고 의자 커버를 들치자 정말 거기에 케루비노가 웅크리고 있기 때문에 모두가 놀란다.
백작은 열화같은 분통을 터뜨린다. 그러나 백작도 오늘은 큰소리를 칠 수 없다. 수산나에게 수작을 걸던 장면을 케루비노에게들켰으니까. "이런 발칙한 놈 같으니. 그래 넌 내가 수잔나와 이야기하는 것을 다 들었느냐 ?" 하고 호통을 치자, 케루비노는 더듬거리면서, "아뇨, 되도록 안듣고 있었읍니다요." 하고 울상이다. 이 대목은 객석의 폭소를 자아내는 장면이다.
그러자 그곳에 피가로가 많은 농부들을 데리고 나타나서 초야권을 폐지한 백작의 은덕을 찬양하기 때문에 백작은 어안이 벙벙해진다. 일동이 퇴장하자 백작은 케루비노를 연대직속 사관에 임명하면서 즉시 이곳을 떠나라고 명령한다. 이런 놈은 멀리 떼어 놓는 것이 자신의 안전을 위해 이롭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풀이 죽어서 멍청히 서 있는 케루비노, 그를 익살맞은 말투로 격려하는 피가로.
제1막은 피가로가 노래하는 경쾌한 아리아
"이제는 날지 말지어다. 나비여 (Non piu andrai)" 로써 막이 내린다.

제 2 막

백작부인의 방.


사랑의 괴로움을 아는 그대는 (Voi, che sapete)


백작부인은 최근에 이르러 남편의 사랑이 식어간다고 한탄하고 있다.
아리아

"사랑의 신이여, 자비를 베푸소서 (Porgi amor)" 와 케루비노의 칸쪼네 "사랑의 괴로움을 아는 그대는 (Voi, che sapete)"
이 노래된다. 곧이어 수잔나와 피가로가 들어와서 세 사람이 계략을 꾸며 백작을 골탕먹이자고 의논한다. 그 방법은 백작에게 부인이 외간 남자와 밀회를 즐기고 있다고 거짓 편지를 써서 질투심을 불러일으키는 한 편, 케루비노에게는 여장을 시켜서 수잔나로 보이게끔 함으로써 곯려주려는 속셈이다.
피가로가 자신만만해서 방을 나가자, 군복을 입고 작별인사를 하러 케루비노가 나타난다. 수잔나는 얼른 달려들어서 케루비노에게 여자옷을 입힌다. 그 때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와 함께 백작의 목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부인은 얼른 케루비노를 별실에 숨기고 자물쇠로 잠군다. 수잔나도 옆방에 숨어 버린다.
백작은 부인이 좀처럼 방문을 열어 주지 않으므로 이상스럽게 생각한다. 그러잖아도 방금받은 편지를 손에 들고 부인이 외간남자와 밀회를 즐기고 있다고 의심한다. 얼른 케루비노가 있는 별실로 들어가려 하지만, 자물쇠가 잠겨서 열리지 않는다. 부부가 "열어라!", "안 된다" 며 실랑이를 벌이다가 백작은 결국 문을 부수는 연장을 가지러 나간다.
바로 그 틈에 수잔나는 케루비노를 방에서 내보내고 자기가 대신 별실에 들어간다. 케루비노는 도망갈 문이 다 잠겼기 때문에 발코니에서 뛰어내려 도망친다. 백작이 망치와 연장으로 도어를 비틀어 열자, 거기서 수잔나가 생긋 웃으면서 나타난다. 이번에는 부인도 놀란다. 낭패를 본 것은 정숙한 아내를 그토록 의심한 백작이다. 그는 무릎을 꿇고 제발 용서해 달라고 빈다. 그러고 있는데에 정원사 안토니오가 깨진 화분을 안고 나타나서, "아까 이 발코니에서 웬 사내가 뛰어내려서 이처럼 화분을 망가뜨렸습니다" 라고 백작에게 고한다. 이번에는 부인도 수잔나도 당황한다.
그 때 피가로가 얼른 재치를 부려서, "실은 그 사내가 바로 저입니다...." 하면서 갑자기 절뚝거린다. "아까 수잔나와 둘이 여기서 만나고 있는데, 갑자기 나리께서 문두드리는 소리가 나길레 저기로 뛰어내렸습니다." 하고 얼버무려 넘긴다. 그 때 마르첼리나, 바르톨로, 바질리오가 나타나서 차용증서와 서약서를 내보이면서 만약 빛을 갚지 못하면 마르첼리나와 결혼해야 된다고 선언한다. 갈수록 태산이다. 피가로는 풀이 죽고 수잔나는 맘을 조인다. 떠들썩한 가운데 막이 내린다.

제 3 막

화려하게 장식된 큰 홀.


산들바람부는 저녁에..(Che soave zeffiretto..)


오늘 밤에 있을 결혼식을 위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백작이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서성이고 있는데, 백작부인과 의논을 한 수잔나가 나타나서, 오늘밤 정원에서 밀회할 것을 약속한다.
잠깐 뒤에 법복을 입은 재판관 돈 쿠르찌오를 데리고 마르첼리나, 바르톨로, 피가로가 등장하여 드디어 재판이 벌어진다. 그런데 이 재판은 의외의 방향으로 발전한다. 즉 피가로의 팔에 한 문신이 증거가 되어 실은 마르첼리나가 어머니, 바르톨로가 아버지임이 밝혀져서 재판 따위는 흐지부지되고 만다. 그것도 모르고 그 자리에 나타난 수잔나는 피가로와 마르첼리나가 얼싸안고 있는데 화가 치밀어서 피가로를 때린다.
그러나 피가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는 모두 좋아서 퇴장한다. 그로부터 얼마 후에 백작부인과 수잔나가 나타난다. 부인은 수잔나에게 남편을 꾀어내는 편지를 보내게 한다.
이 때 노래되는 "산들바람부는 저녁에..(Che soave zeffiretto..)" 는 "편지의 2중창"이라고도 불리우는 곡으로 매우 아름답다.
편지는 핀으로 봉해졌다. 백작이 만약 이 핀을 돌려 보내면 밀회를 승락한다는 표시가 되는 셈이다. 이렇게 잔치가 끝날 즈음에 마을 처녀들이 몰려와서 부인에게 꽃다발을 바친다.
이 때 정원사 안토니오가 들어와서 처녀들 속에서 여장을 한 케루비노를 끄집어냄으로써 또 한바탕 얽힌다. 드디어 피가로와 수잔나와의 결혼식의 시간이 다가왔다. 떠들썩한 결혼행진곡에 맞춰서 마르첼리나와 바르톨로가 따르고, 피가로와 수잔나가 정장을 하고 나타난다.
그리고 백작부처로부터 화관과 면사포를 받게 되는데, 그 의식 속에서도 수잔나는 대담하게 백작에게 만나자는 편지를 건낸다. 백작은 빙그레 웃으면서 그 편지를 받지만, 그 때 핀에 손가락을 찔려서 핀을 떨어뜨리고 만다. 이래 가지고는 "오케이" 하는 회답을 할 수 없다. 우거지상이 된 백작, 그러는 가운데서도 결혼식장은 화려한 분위기 속에서 절정에 이른다.

제 4 막

해질녘의 백작 저택의 정원.


자, 이제부터 결혼피로연을 시작합시다. (Gente, gente! All'armi)


등을 든 바르바리나가 백작의 부탁을 받고 편지의 핀을 찾고 있다. 그러나 좀처럼 찾아지지 않는다. 만약 못 찾으면 어떡하나하고 울먹이고 있다. 거기에 피가로와 마르첼리나가 나타나서, 바르바리나로부터 그 핀에 대한 내력을 듣고 놀란다. 백작을 곯리려다가 도리어 자기가 당하는 꼴이 되는것 같았다.
마르첼리나는 사정을 알아차리고 자기의 핀을 하나 뽑아서 마치 거기서 주운 것처럼 꾸며 바르바리나에게 준다. 결혼식날 밤에 신부가 바람을 피우다니하고 피가로는 격분한다. 좋다, 수잔나가 그렇다면 나는 그 불륜의 현장을 잡아서 백작과 수잔나에게 욕을 퍼부으리라고 그는 마음먹는다.
피가로가 숨어 있자니까, 백작부인과 수잔나가 서로 옷을 바꿔 입고 나타난다. 드디어 대도박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피가로는 두 사람이 옷을 바꿔입은 줄은 꿈에도 모른다. 수잔나로 꾸민 백작부인이 밀회할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으려니까, 거기에 케루비노가 콧노래를 부르면서 나타난다. 그는 수잔나인 줄 알고 키스하려 하므로 부인은 당황한다.
거기에 백작이 나타나서 케루비노를 후려갈긴다. 그리고 수잔나로 꾸민 자기의 아내에게 수작을 건다. 그것을 보고 있던 피가로는 수잔나가 저런다면 나도 해야 하지 하고 백작부인에게 수잔나인 줄도 모르고 귀속말을 속삭여댄다. 피가로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당장 수잔나인 줄 알지만, 이렇게 된 이상 모르는체하고 수잔나를 놀려주려고 온갖 사랑의 사연을 속삭인다.
이렇게 되면 곤란한 것은 수잔나 본인이다. 자기 남편은 한발작 밖에만 나가면 이렇게 여자를 꼬시는 것인가,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서 피가로를 때린다. 그러나 그것이 피가로의 계략인줄 알고는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 둘이 협력해서 백작을 골탕먹이려고 생각한다.
바로 그 때 백작이 나타나므로, 피가로는 더 한층 열을 올려가면서 구애한다. 그것을 본 백작은 자기 바람기는 젖혀 두고, 질투에 불타서 큰소리로 사람을 부른다. 바르톨로, 안토니오, 바질리오 등이 웬일인가하고 달려와 보니 백작이 부인을 놓고 "배반자, 부정스러운 계집" 하고 호통치고 있다. 모두 한결같이 "제발 그러지 마시고 관대하게 용서해 주십시오...." 하고 애원해도 백작은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백작부인을 처벌한다고 막무가내다.
바로 그 때 백작이 이제까지 데이트하던 수잔나, 아니 진짜 백작부인이 조용히 웃으면서 등장한다. 모두 깜짝 놀칵다. 백작은 이제는 쥐구멍을 찾는다. 실신한 사람처림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무릎을 꿇으면서, "부인, 제발 용서하구려...." 하고 빌기 시작한다.
부인은 그제서야 웃음을 지으며 백작을 용서하고,

피날레 "자, 이제부터 결혼피로연을 시작합시다. (Gente, gente! All'armi)" 와 함께 기쁨과 환성의 대 합창이 울려퍼지며 막이 내린다.

공연후기...

 

분명 공연후기를 썼던 기억이 나는데.....빈 공간이라니...

날려버렸나부다~ 이런 ㅉㅉㅉ

 

이 공연 소식을 접하고 흥분했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신영옥'독창회가 아닌 그녀가 출연하는 오페라를 볼 수 있다는 것과

'케루비노'역으로 바지역이 아닌 카운터 테너인 '이 동규'가 역시 독창회가 아닌 오페라에 출연한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사실 난..오페라에 너무 집중해서 보느라 신영옥이 팔을 다쳤다는 사실을 공연이 끝나고 인사를 할때서야 알았다.

아니...좀 웃기는 건가??/

오페라에 집중을 했는데 신영옥이 팔을 다쳤다는 사실을 공연이 끝나고서야 알았다는게...???

 

암튼...

신영옥의 곱고 맑은 음색은 여전히 아름다움으로 내 맘속을 파고 들었다.

백작부인으로 나온 '새라 쟈크비악'의 성량은 아주 풍부하고 노래도 아주 잘해 눈길을 끓었다.

피가로역의 '조르지오 카우두로' 역시 자기역을 잘 소화해 내었고 노래도 잘 불렀다.

케루비노역의 '이 동규'는 키가 너무 커서 그동안 바지역에 익숙해서 인 지, 약간은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의 노래를 오페라에서 볼수 있었다는게 역시 매력적이었고 혼신을 다해 연기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무대연출.....??

아!! 생각났다.

근사했었어~

현대적이면서도 깔끔함이....무대 이동도 자연스러웠고...

처음....로지나와 피가로가  신혼방으로 꾸밀 공간이 너무 허접한 마굿간 같았다는 거 빼면....

전체적으로 아주 흡족했던 공연이었었다.

 

다만....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로지나와 백작부인의 이중창<산들바람 부는 저녁에>를 생각만큼 잘 부르지 못했다는 것 빼면...

아무래도 백작부인의 성량이 너무 커서 그랬었던가??

상대적으로 신영옥은 성량이 좀 작고...???

 

암튼...

아주 즐겁고 행복했던 공연으로 기억된다.

<2009.7.7....후기로 몇자 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