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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둥이와 멍멍이(슈퍼울트라 겸둥이)와함께 헤이리마을에...

나베가 2008. 11. 25. 08:30

우놀세 까페 쥔장이자 내 사랑하는 아가들과 함께한.....

 

늦가을 어느날....

나는 아가들에게 일산으로 출정을 명령하였다.

업무와 공부에 열중하면서 그 틈새로 매일같이 예술의 전당으로, 세종으로 기타등등  공연장을 종횡무진하다

결국엔 몸이 살려달라고 호소하기에 이르렀다나~

그럴수록 좋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으로 기를 불어 넣어주어야 한다는 나의 지론에

다 죽어가던 아가들은 이 엄뉘의 명을 받들어 골골한 몸들을 이끌고 기꺼이 머언 일산까지....

그리고 대기하고 있던 남편과 함께 헤이리로 향했다.

 

얼굴이 마주치던 그 순간부터 우리들은 언제 몸이 쉬게 해달라고 호소했던가...싶을 만큼  깔깔거리며 웃고 또 웃었다.

그리고 이들은 초대한 나까지 마치 헤이리 마을에 처음 온 사람처럼 흥분하게 만들었다.

"너어무 좋다고 호들갑을 떨었기에...."

아닌게 아니라 헤이리에 발길을 내 딛는 그 순간...정말 신기하게도 처음 접하는 곳 마냥 늘 새롭게 다가오는것이다.

 

계절이 다르고....

시간이 다르고...

함께하는 사람이 다르고....

그때마다 완전히 새로운 모습-피부에 와 닿는 느낌, 눈에 닿는 색감, 가슴에 와 닿는 감정까지-으로 나를 반기고 있는 것이다.

더우기 날씨까지 확연히 다른 모습으로 나를 반기고 있을때는 그 흥분의 느낌은 배가 되는 것이다.

 

오늘은...

딱 맘이 같은 아가들하고 함께 했으니...

조금은 죽어버렸던 그 사소한 기쁨과 즐거움, 신기한 것들까지 함께 들춰지며 수십년 전...까마득한 학창시절의 감정으로 돌아가

이쁘다고... 흥분하며 까르르 거렸다.

 

 

 

 

 

 

왜 사진을 하나도 안찍었을까~~

 

늘 가던 '쵸콜릿 ..쇼콜라 집'으로 갔다.

초콜릿 케익과 쇼콜라 클래식으로 주문하며...

"예쁜 주전자와 잔에 담아주시죠?? "

혹시나 멋없는 종이컵에 담아줄까봐 우려하는 맘까지 보태며 주문을 했다.

 

역시나 '너어무나 맛있다고.....'

"엄뉘~ 너~무 마시쪄영~"

아양까지 덧붙이며 초대한 이를 기쁘게 한다.

아닌게 아니라 초콜릿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집 쇼콜라와 케잌, 커피까지....정말 싸고 맛있다.

그래서 우린 초콜릿과 커피, 그리고  케잌이 생각이 나면 헤이리 탐방이 아니더라도 자주 이집에 간다.

 

헉!!

커다란 인형을 안고 들어오는  한 커플 발견!!

갑자기 찬바람 쏴악~~~~~~~

 

"엄뉘~ 우리도 빨리 인형사러 가염~"

그리곤 자리를 박차고 그곳을 빠져나와 인형가게로 갔다.

지네끼리 애인삼아 서로 사주자고 하면서 또 까르르 거린다.ㅋㅋㅋㅋ

 

 

 

 

뭥뭥이와 야옹이는 서로 닉네임에 맞는것들을 고르느라 정신없었다.

그 모습에 침대곁 가득 놓여있는 인형들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딸 모습이 겹쳐지면서 ....여자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인형에 목을 메는구나 ...싶어 웃음이 나왔다.

한참만에 서로 맘에 맞는것들을 하나씩 골라잡았다.

그리고 우린 서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내가 처음...이곳에 갔을때 표지가 너무나 이쁜 수많은 책들을 보면서 흥분했던것과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흥분하며 책 고르기에 몰두하였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며....두어권만 사고 인터넷으로 사야쥐~ 하며 제자리에 갔다 놓는다.ㅎㅎ

 

 

 

 

 

     

 

 

 

 

 인형 사들고 좋아죽는 뭥뭥이와 야옹이.....ㅋㅋㅋ

 

며칠 뒤 크레디아 직원을 공연이 끝난 뒤 만나서 잠시 담소를 나누었다.

뭥뭥이가 공연장에 커다란 인형을 들고 나타났다며....죽겠다는 표정으로 얘기를 꺼냈다.

나 역시 그 말에 킬킬대며 '그거 나랑같이 헤이리에 가서 산거예요~' 이야기 보따리를 꺼내며  우린 한바탕 더 웃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뭥뭥이는 생일날 인형을 사줬더니, 그거 가방에 매달고 학교에 다녔다고 했다.ㅋㅋ

사실 가방에 매달기엔 너무나 큰 젖소인형.....ㄷㄷㄷㄷㄷ

 

 

 

 

헤이리의 명소 ....연못이다.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분위기가 더없이 낭만적이다. 

우린 연못가를 거닐며 온갖 폼을 다 잡으며 사진을 찍었다.

웃음보따리가 풀어진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정말...

같은 장소라도 함께하는 이가 누구인가에 따라서 그날의 느낌은 너무나 달라지는것이다.

수없이 이 장소에 와서 이 나무길을 걸었건만 오늘 처럼 웃어재낀 날이 있었던가!!

이렇게 좋아들하니, 이 장소에 오면 이들이 언제나 떠오르며 또 초대하고 싶어질것이다.

 

작은것에 기뻐할 줄 아는이가...

단지 그것뿐인데, 어쩌면 그 자체만으로도 세상에 수없는 기쁨을 전파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의 내가 느끼는 기쁨처럼...

그리고 다른 이들도 그럴것 처럼 또 누군가에게도 이처럼 작은 기쁨을 느끼게 베풀어 주고 싶을테니까...

그런 삶의 모습이 계속 계속 이어지고 또 바톤받아 또 이어지고...

어쩌면 그럴테니까...

 

그래...

삶은 즐거워야하는거야~

그 어떤 테두리가 있는것이 아니라, 그냥 내게 다가온 그 작은 느낌들을 맘껏 품에 앉는것!!!

그리고 표현하는 것!!!

 

 

 

 

 

 

 

 

 

    

 

 

 

    

 

 

 

 

 

 

너무나 넓어 연못 주변밖에는 돌지 못했다.

그리고 우린 다시 일산으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기위해 풍동 '림하우스'로 갔다.

신도시가 생긴 초창기엔 숲속 깊이 자리한 너무나 멋진 림하우스였었는데..

그래서 손님이 오면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이곳으로 갔었는데....

어느날 몽땅 불에 타버렸다.

주인장 만큼이나 안타까웠던 우리였다고나 할까....ㅠㅠ

그리고 몇년 뒤 새로 지어진 림하우스는 현대식 2층 건물이 되어버려 또 안타까움을 주었다.

 

어쨋든...

우린 그곳에서 저녁-소고기 샤브샤브를 고기를 추가하며 맛있게 먹었다.

음식은 여전히 깔끔하다.

 

그리고 ..

언제나 그렇듯이 아쉬움을 남기며 오늘의 데이트를 마쳤다.

아니~~~~

아가들은 나를 배반하고 우리 남편의 팬이 되어버렸다. 

ㅠㅠ

 

 

 

 

  

 i. Salve Regina - Andante (0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