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글들.../일상(수필,일기,편지글,나들이)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을 걷다가.....

나베가 2009. 11. 16. 10:54

 낙엽이 바닥에 수북이 떨어져 있을 즈음...

더불어 한 줄기 바람까지 불어준다면....

그래서 바닥에 수북이 쌓여있던 나뭇잎들이 한웅큼 바람에 날아가 준다면....

아~~~

나는 순간 신음 소리를 내며 그 자리서 꼼짝않고 서서 얼음땡 놀이는 하는 소녀가 된다.

 

 

 

 

남편을 만나러 나가던 길에

마악~ 아파트를 나섰는데 아직 미처 쓸지 못한 바닥의 낙엽들이 그대로 나뒹굴고 있는 것이다.

오옷~~

언제나 너무나 정갈했던 곳이기에 이 자연스러움이 나의 발걸음을 그냥 묶어 버린것이다.

'아아~~ 너무 멋지다!! 너무 이뻐!!'

가슴속에 수없이 낙엽들에 대한 찬사를 퍼부으며

카메라를 꺼내들고 여기도 찰칵 저기도 찰칵!!

ㅎㅎ

 

 

 

 

누군가 아파트 사람이 보았다면 혹 그랬을 지도 모른다.

'아이구~ 여기가 뭐가 멋있다구 저렇게 사진을 찍어대나~호수공원이라도 나가서 찍지~ㅉㅉ'

 

 

 

 

 

그랬었다.

나두 호수공원에 나가서 무려 3시간이 넘도록 호수공원을 한바퀴 휘이익 돌며 폼나게 DSLR카메라를 어깨에 메고.....

근데 그게 아직 카메라에 익숙지 않은 내가 그만 화질 선택을 잘못해서 일반 디지털 화면엔 나오지 않고

cd에 있는 뭘 다시 깔아서 파일을 변환해야 한다고....ㅉㅉ

그 허망함이란.....

 

하지만 뭐~

그 가을을 즐겼으면 됐지~ 내가 무슨 사진 작가라고.....

사진 찍으며 작은 앵글에 잡힌 그 순간들에 매료되어 정신없이 찍어댔던 걸~

ㅋㅋㅋ

 

 

 

 

하지만 허무하긴 했었지~

적어도 그 순간 나는 작가였었거든~푸하핫<<

밤새 흩뿌린 비로 호수공원은 뭐라 딱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매력을 풍기며 빨려들지 않을 수 없도록 유혹했었거든~

나는 그 유혹에 흠씬 빠져들었지~

유혹에 빠져들때 처럼 세상에서 달콤한 것은 없을걸??

ㅎㅎ

 

 

 

 

집에 돌아오니 손이 통통 부어있었어~

제법 쌀쌀한 날씨에 3시간 동안이나 노출되어 있었으니...ㅠㅠ

 

위 노란집은 우리동네에 있는 유치원이다.

봄에도 이쁘고 가을에는 단풍에 휩쌓여 더욱 이쁘다.

밤에는 조명과 어우러져 더더욱 이쁘다. ㅋㅋㅋ

 

 

 

 

 

 

 

 

이 길을 수없이 다니며 매해 이렇듯 낭만에 젖었을텐데...

마치 처음 대하는것 처럼 또 마음이 호들갑 스러워지는것이다. ㅎㅎ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저 의자에 잠시 앉아있고  싶다.

연인과 함께....?? ㅋㅋ

 

 

 

 

작은 행복이....땅바닥에 수없이 떨어지는 낙엽처럼 쌓여 이처럼 위험수위까지 올랐을 즈음....

에공~

남편에게서 호출이 떨어졌다.

 

"왜 이렇게 안와~~~"

헉!!

"지금 버스타고 가고 있는 중이예염~~~"

ㅋㅋㅋㅋ

 

 

 

 

 

 

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