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날....후기... 서울시향 &정명훈 마스터피스 시리즈2 공연을 우리동네 아람누리에서 한다니...듣던중 가장 반가운 소리다. 더우기 공짜로 생긴표에...우리 딸이랑 데이트까지 하게 되었으니 기분이 띵까 띵까다.
레슨이 끝난 뒤 서둘러서 빵을 준비해 가지고 아람으로 가서 딸과 만났다. 아직 여유가 있는 시간 이었는데도 로비가 좁아서 인 지 사람으로 가득해 보이는 것이 북적스러워 보였다. 우리는 얼른 티켓을 교부받아서 2층으로 올라갔다. 홀에 들어가니 너무나도 아담하고 시야가 좋아서 깜짝 놀랄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1층과 합창석에서만 보았지, 2층에는 처음 올라간 것이었다.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작은 공연장임에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너무나 많았다. 강남권과 거리가 너무 멀어서 일까??? 세종이나 예술의 전당이 꽉 들어차는 정명훈 마스터 피스 시리즈 공연에 빈좌석이 이렇게 많다니.... 안타까움을 주었다. 더우기 여늬때 처럼 서울에서도 하고 여기 아람에서도 하는 공연이라면 몰라도..... 오늘 말러 1번 공연인데...
딸아이는 오늘도 프로그램이 또 말러교향곡이라니까 머리를 흔든다. 그도 그런것이 엄마나 따라서 겨우 클래식 공연장에 따라다니는 초보인데, 벌써 말러공연이 몇번째인 지... 어마 어마한 8번교향곡이 2번에다가 5번교향곡, 1번교향곡.....ㅎㅎ 거기다 내가 좋다고 허구헌날 말러교향곡을 틀어댔으니... 말러음악이 집중해서 듣지않으면 극도의 조용한 곡은 아예 들리지 않고 시끄러울때만 꽝 꽝 들리기 때문에 시끄럽고 산만하기 이를데 없이 들리는 것이다. ㅋㅋ 그러니 딸아이가 말러 히스테리를 부리는건 순전히 내탓이다. ㅎㅎ 그래도 공연장에서 나올땐 언제나 흐믓해서 나오는걸 보면 음악을 좋아하고 풍부한 감성을 지니고 있는아이 같다.
오늘 협연자 <서형민>과 <정명훈>지휘자가 나왔다. 에그그~~ 프로그램의 사진이 성숙하게 나와서 그가 고등학생 이란것은 잊고 있었는데....여리디 여린 학생이라니... 그러나 그의 경력에서도 알수 있듯이 어린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물흐르듯 아주 유려한 터치로 연주를 했다. 어쩌면 저리도 쉽게 칠까...그런 생각이 계속 들 정도로 아직 나이가 어려서일까.....감정에 휩쌓인 듯한.... 몸의 움직임은 참 없었다. 어쩌면 얼굴을 정면으로 보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아무튼 앞으로의 기대 유망주로 떠오를 샛별을 발견한것 같아 기분이 흐믓했다.
이제 대단원의 말러 1번 <거인>의 연주다. 오늘 이곡을 위해서 작은 공연장임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를 많이 더 설치한 것을 보면 웅장한 사운드의 효과를 더 노린것 같기도 하다.
오늘도 정명훈 지휘자는 그 길고도 어려운 곡을 악보없이 암보로 지휘를 했다. 지난번 연주회때도 9번 말러교향곡을 암보로 지휘하는 걸 보고는 놀랐었는데.... 얼마나 많이 공부하고 노력했는 지.... 그의 노력이 연주에 그대로 녹아서 우리에게 감동의 소리를 들려주고 있음에 더욱 존경스럽고 감격스러웠다.
그렇게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말러의 곡이 어느새 이렇듯 가슴 구석 구석 절절한 애절함과 깊은 울림을 가져다 주니 이제 감히 나도 <말러리안>이 되었다고 자처해도 될런 지... 그런 감동속에 어느새 말러의 기인 곡이 휘날레를 장식하고 있었다. 만석은 아니었지만,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가 홀안을 가득 메웠다. 몇번의 커튼콜!! 기립박수에 멎적어 하는 객석을 향하여 정명훈 지휘자 손짓으로 일어나라 했다. 그제서야 모두 기립...우뢰와 같은 박수소리속에 묻힌 사람들로 홀은 가득찬것 처럼 느껴졌다. 흡족한 마음에 감동이 목젖까지 차오름을 느꼈다.
지루해 할것 같았던 딸아이도 초롱 초롱 눈망울을 반짝이며 오늘 공연 너무 좋았고, 공연장 분위기도 너무나 좋았다고 .... 왠지 말러의 곡이 익숙하게 느껴졌다고까지 한다. 아닌게 아니라 1번곡에는 아주 익숙한 멜로디가 여러군데 들어가 있다 말러는 이렇듯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디들을-때로는 중국풍이라든지, 일본풍이라든지... 약간은 쌩뚱맞은 멜로디등을 따와서 쓰기도 했다는걸 얘기해 주었더니, 아닌게 아니라 자기가 분명 들어본 적이 없는거 같은데 익숙한 멜로디가 나와서 설마 이거?? 하는순간 그 멜로디가 나와서 놀랬다고 하며 그 멜로디를 마악 흥얼거렸다. 딸아이의 그 모습이 넘 웃기고 재밌어서 우리는 함께 배를쥐고 웃었다.
딸아이와의 이런 데이트가 넘 좋아서 커피한잔을 더 하며 얘기하고 싶었지만, 근처에 마땅한 커피숍이 없는고로 우리는 그냥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연주회도 좋았고... 딸아이의 밝고 환한 모습도 더없이 사랑스러웠고 그 어느때보다도 행복이란 놈이 가슴 가득 차오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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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thoven, Piano Concerto No. 1 in C, Op. 15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 C장조, 작품 15
제1악장 - Allegro
말러 교향곡 1번 D장조 <Titan>
제 1악장 봄은 끝나지 않고(Introduction and Allegro comodo)
느리고, 끌 듯이 - 처음에는 아주 여유있게
제 2악장 Blumine (Andante)
힘차게 움직이며, 그러나 너무 빠르지 않게
제 3악장 Full Sail (Scherzo)
끌지 않고 장엄하면서 차분하게
4악장 (좌초 (A funeral march in the style Callot))
(Sturmisch bewegt)
격렬히 움직이며
Concertgebouworkest Amsterdam
Leonard Bernstein, Condu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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