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지휘: 리카르도 샤이
프로그램
Bruckner symphony no.8
황금빛 눈부신 선율, 세계 최고(最古)의 악단,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16년만의 내한공연
악단 고유의 철학적 사운드에 지휘자 특유의 색채감이 더해져 세계 최고의 관현악 향연을 펼치고 있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16년만의 내한공연. 2005년 카펠마이스터(음악감독) 취임 이래 바흐, 교향곡, 종교곡, 오페라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명연을 양산하는 리카르도 샤이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관현악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연주시간 80분의 브루크너 교향곡 8번, 단 한 곡이 연주된다. 거대한 건축물을 쌓아가며 세부에 디테일과 경건함을 채워넣는 샤이의 브루크너 해석은 브루크너 관현악 시대의 르네상스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Orchestra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 Leipzig Gewandhaus Orchestra
고색창연한 음향, 게르만의 중용이 흘러넘치는 세계 최고(最古)의 민간 관현악단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1743년 라이프치히의 상인 12명이 12명의 음악가를 초청, 게반트하우스(직물공장)에서 연주회를 연 것이 그 시초로 창단된 세계 최고(最古)의 민간 관현악단이다. 멘델스존이 1835년부터 이 악단의 종신 지휘자로 활약하면서 세계적인 교향악단으로 성장했으며 슈베르트 교향곡 9번을 초연하고 바흐 <마태 수난곡>을 재연하면서 음악사에 큰 획을 그었다.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브루노 발터, 프란츠 콘비츠니, 바츨라프 노이만, 쿠르트 마주어 등 당대 최고의 지휘자들이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거쳐갔으며 마주어, 블롬슈테트가 카펠 마이스터(예술감독)을 맡으면서 세계 최정상의 사운드를 주조해 나갔다. 2005년 9월부터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리카르도 샤이는 독일의 전통에 더해 색채적인 감각을 결합해 역사상 최고의 게반트하우스 사운드를 만들어냈다는 유럽 비평가들의 극찬을 얻고 있다. 1995년 거장 쿠르트 마주어와 함께 첫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다. 지금도 연주회 외에 토마스 교회의 종교음악 연주회나 라이프치히 오페라극장의 관현악단 역할도 겸하고 있다. 샤이는 전속사인 데카에서 음반을 제작하고 있으며, 동시에 아이튠즈 등을 통해 온라인 음원 시장에도 연주회 실황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도 두 차례 내한한바 있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바흐오케스트라를 비롯해 단원들이 자체 결성한 실내악단 활동과 실내 관현악단 활동도 병행되고 있다.
Conductor
리카르도 샤이 |Riccardo Chailly
철학적 깊이에 특유의 색채감을 불어 넣는 지휘계의 절대 강자
1953년 밀라노 태생으로 아바도. 무티와 함께 세계를 주름잡는 빅3 이탈리아 지휘자이다. 공업학교를 다니다 음악으로 전과해 피아노와 지휘를 베르디 음악원에서 마친 이색 경력의 소유자이다. 일찍부터 콘서트와 오페라에 고루 절정의 기량을 발휘했고 베를린 필, 빈 필 정기 연주회의 단골 지휘자이다. 밀라노 스칼라 오페라. 빈 슈타츠오퍼 등 초일류 오페라 무대에 서고 있으며 잘츠부르크, 루체른 페스티벌에도 자주 출연한다.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 로열 콘서트헤보. 밀라노 베르디 심포니 음악감독을 역임했고 2005년부터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카펠마이스터로 재직 중이다. 브람스와 모차르트의 독일 고전에 참신한 아이디어와 라벨, 드뷔시의 인상파 음악의 감각적 해석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980년대부터 천착해온 브루크너 교향곡의 해석에는 세기적 대가의 풍모가 물씬하다. 1984년 영국 로열 필과 내한해 피아니스트 이경숙과 베토벤 협주곡 5번을 협연했고 1996년 9월 로열 콘서트헤보와 내한해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와 모차르트 협주곡 27번,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1번을 지휘했다.
브루크너 / Symphony No.8 in c Minor 교향곡 8번
브루크너의 제8번 교향곡은 구성이나 의미론적 관점에 있어서 다같이 웅대한 작품으로서 그의 교향곡 작품 중에서, 아니 모든 교향곡 중에서도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말년에 7번을 통해 비로소 음악적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한 브루크너가 그 기쁨이 채 가시기 전에 의욕을 갖고 작곡한 이 곡은 그 내용면이나 형식면에서 음악사상 베토벤의 그것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위대한 교향곡 중의 최고 명곡으로 남게 되었다. 브루크너가 그의 완성된 작품으로서 마지막인 8번 교향곡을 착수하게 된 것은 거의 60살이 다 되어서였다. 그리고 그 작업은1884년 여름의 첫번째 스케치로부터 완전히 수정된 악보로 출판된 1892년에 이르기까지 거의 8년 이상 계속되었다. 이 8번 교향곡은 그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거대하고,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는 곡이다. 한스 레드리히는 이 곡을 가리켜, "그 목적에 있어서는 프로메테우스적이고, 정신에 있어서는 파우스트적이며, 정서적인 범위 안에서는 모든 것을 감싸안고, 종교적인 숭고함으로부터 북부 오스트리아적인 목가까지 그 영향력이 펼쳐져 있다."고 했다. 브루크너 자신도 이 8번 교향곡을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그토록 그의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는 그 곡이 그 자신에게 많은 고통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은 아이러니칼하지 않을 수 없다.
공연후기.... 어제 '리카르도 샤이'가 이끌어 낸 '라이프찌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연주의 감동을 안은 채 하루종일 부르크너를 들었다. 이 엄청난 곡...비단 부르크너뿐만이 아니라 모든 교향곡중에서도 최고봉에 서 있는 이 대곡을 부르크너 곡 해석의 세기적 대가이며 이탈리아가 낳은 최대의 부르크네리안인 샤이와 LGO가 어떻게 만들어 낼 지.... 궁금증과 기대감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증폭되어만 갔다. 아니....어쩌면 공연장에 가기도 전 부터 미리 감동할 준비로 가슴 벅찼는 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좀 여유롭게 도착해 정신을 가다듬는 정결례식으로 커피도 한잔 마시고 공연장으로 들어섰다. 어제와는 확연히 다른 편성..... 오케스트라 단원도 더 많아지고, 바그너 호른을 비롯한 금관의 화려한 편성과 콘트라베이스가 무려 10대, 그리고 천상의 소리를 내는 하프가 무려 3대....
시작부터 웅장함과 묵직함이 무대를 압도해 온다. 아~ 탄성과 함께 복받침이 쓰나미 처럼 밀려든다. 깊이있는 엄청난 사운드와 위력에 압도당하고 그 속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처럼 피어나는 목관의 아름다운 선율에 매혹당하기를.... 그저 숨쉬는 것 조차 잊어먹고 수도 없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무아지경으로 빠져 들어갔다. 일사불란하고 리드미컬한 현과 때로는 위압적이고 때로는 너무나 부드럽고 매혹적이기까지 한 금관의 빼어난 연주는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어디 그뿐이었나~ 천상의 선율이 쏟아지듯 울려퍼지는 하프는 또 어떻고... 어떻게 저 순간 순간 한치의 오차도 없이 딱 들어맞는 저런 소리를 만들어 냈을까...싶은.... 부르크너 안에 신이 개입한것이야~ 10세때부터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며 평생을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로 봉직하면서 자신의 신앙을 지켜왔으니 그의 신앙심은 단순한 우리의 신앙심을 초월한 거룩함 자체였을테니까. 그저 부르크너의 이 엄청난 곡에 감동하고 또 감동에 압도당할 뿐이다.
아!! 팀파니... 구겨짐 하나 없는 새하얀 셔츠와 연미복은 정갈한 그의 모습만큼이나 눈에 띄었다. 그리고 얼굴을 팀파니에 바짝 갖다 대고 그 미세한 떨림까지 감지해내던 섬세함은 팀파니가 힘차고 신명나게 쳐대는 타악기가 아니란걸 깨닫게 했다. 그 어떤 악기보다도 예민하고 섬세한 악기...또 그런사람만이 연주를 잘 해낼 수 있다는걸 여실히 느끼게 해준 순간이었다는.... 그런가 하면 손과 채의 봉이 일직선으로 보이며 진기 명기에나 나올법한 속도로 달려나가기도 하는.... 그러고 보니 매순간 의아하기는 했었다. 수십개의 채를 가지고 연주를 하는것을 볼때 마다 저 많은 채로 다 다른 소리와 울림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그래도 오늘의 연주자 처럼 그렇게 얼굴을 악기에 바짝 대고 그 미세함까지 표현하려 했던 연주자는 못봤다. 금관의 리드미컬함과 다양한 음색, 울림을 이렇게 잘 만들어 낸 작곡가와 연주단체가 있었을까 싶을 만큼 멋진 2악장이었다.
아악!! 그런데 여기서도 사고가 터졌다. 하필 이곡의 정점인 3악장 아다지오에서....
고해... 용서... 천국.... 신의 영역속으로 아주 깊이 깊이 끝없이 침잠해 들어가고 있는 그 거룩한 찰라에.... 아~ 핸폰의 울림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그 울림이 오래갔는 지...가슴에 절망의 쓰나미가 밀어닥친 기분이었다. 연주자들이나 지휘자도 황당해 했을 정도로 그 소리는 치명적으로 오랫동안 울려댔다. 그 주변사람들은 아마 그 순간 하늘로 비상하다가 떨어지는 절망과 아픔을 맛보았을 것 같았다. 그래도 워낙에 대단한 곡이고 연주가 훌륭하니 사태는 곧 수습...감동은 이어졌지만 말이다.
와아~ 4악장....엄청났다.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했다. 이 한악장만도 무려 20분이 넘는....대미를 장식하는 장엄하고 웅대한 피날레... 생명력 넘치는 환희의 송가.... "로마의 어떤 황제도 이보다 더 빛나는 승리를 바랄 수 없었을 것이다" 라고 후고볼프는 교향곡 8번의 초연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렇지. 부르크너는 인간의 원죄를 고해토록 하고, 신은 이를 용서했으니 이제 천국으로 들어가는 환희만이 가득할밖에...
그런생각을 했었다. '음악은 신앙과도 같다고....'
8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 지....끝없이 안으로 침잠해 들어가 무한한 세계를 무아지경으로 헤메다 나온 기분.... 실로 엄청난 경험이었고 경이로움이었다. 나는 그저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끝없이 쳐댔다. 함성이 .....해일처럼 일어나 예술의 전당을 뒤덮었다. 오늘도 여지없이 '샤이'는 쏟아지는 환호에 덥수룩한 구렛나루의 이미지와는 달리 소년처럼 소박하고 헤맑은 미소를 함뿍 머금으며 양손을 고이 접어 가슴에 대고 기쁨에 겨워했다. 그 모습이 또한 너무나 아름다웠다.
Leipzig Gewandhaus Orchestra 와 Riccardo Chailly 연주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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