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이스라엘(2010.3)

1,중동지역 여행을 시작하며...두바이공항, 호텔

나베가 2010. 4. 14. 05:38

올해는 유난히 눈이 그리웠다.

온 세상이 하얀......

어쩌면... 나도 모르는 것들로 가득 채워진 복잡한 속을 다 비워내고 온전히 순백의 나로 물들이고 싶어서였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더 복잡한 잡다한 생각들로 가득해져 감히 겨울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엉뚱하게 중남미 여행으로 화살은 당겨졌다.

그러나 갑작스런 폭우로 페루의 마추픽츄가 고립되어 갈 수 없게 된것이다.

중남미 여행에서 마추픽츄를 뺀 여행이라니....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칠레의 지진까지....ㅠㅠ

 

그러던 차에 지난 발칸반도 여행에서 만난 '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중동여행을 가자고....

아!! 그래~ 그거였어.중동지역도 강하게 유혹하던 차였다.

나는 단번에 Yes 를 하고 예약금을 입금했다.

하얀 설원을 꿈꾸며 가슴 한켠이 서늘한....뭐~그런 가슴시린 낭만을 가득 채우고 싶었는데....

이번엔 또 엉뚱하게 황토빛 사막으로 나를 물들일 참이었다.

 

"그러지 뭐~ 끝없이 펼쳐진 하얀 설원의 백색대신 끝없이 펼쳐질 황토빛 사막으로 나를 온전하게 물들여 보지 뭐~ 가슴 한켠이 시린...그래서 아프고 또 그래서 너무나 아름답고 안타까운 그런 낭만대신

건조한....생소한 느낌의 또다른 낭만을 느껴보는거야~"

 

아!! 그리고 예수님의 고난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골고타언덕...예루살렘의 Old City

통곡의 벽....

여행을 떠나기도 전부터 갑자기 감동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이번엔 제대로 여행좀 해볼까??

2월에 4월상품을 예약하고 나니 시간적 여유도 있고해서 서점에서 여행 서적을 찾아보니, 중동지역에 관계된 여행서적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그러던 차에 인식도 할수없을 정도로 시간은 빠른 속도로 흘러갔고, 그 사이 확정이었던 우리 일정은 비확정으로 되어버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모든걸 그 일정에 맞추었던 내겐 상당한 혼란이 일었다.

그러나 한번 맘을 빼앗겨 버린 중동여행에 다른 일정은 그리 큰 걸림돌이 되진 않았다.

 

빼곡히 예매해 놓은 놓치기 아까운 공연들을 줄줄이 취소수수료를 물며 취소를 했고, 어떤 공연은 취소일자를 놓쳐서 그냥 남에게 넘겨줄수 밖에 없는 상황도 벌어졌다.

그렇게 번갯불에 콩 튀기듯 준비를 하고 무려 2주나 당겨진 3월 27일 우린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시차적응을 위해 그리고 기인 비행시간을 잠으로 메꾸려는 생각으로 일부러 여행전날은 밤을 새기도 하지만,

이번은 급하게 준비를 하느라 밤을 샐수밖에 없었다.

열흘동안 먹을 먹거리 장도 봐다놔야하고, 또 열흘치 밥도 해서 일일이 1인분씩 포장 냉동실에 얼려놓고,

그 무섭다는 '꼬리곰탕'도 몇솥 끓여서 병에 담아 생장실에 넣어두고, 호박죽도 끓여서 놓고......

남편의 와이셔츠 10장, 바지... 다림질 해놓고.....

마지막으로 빈틈이 없나 여행가방 체크하고.....

 

그렇게 밤을 꼬박샌 채 남편의 배웅을 받으며 공항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한일....정신을 가다듬기 위해 정결례를 치루듯 마시는 커피.....ㅎㅎ

이번 여행팀은 16명, 연세드신 부부팀들과 혼자 오신 남자 어르신들이 무려 4명. 와우~ 그렇게 여행을 다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있는 일이었다.대부분 혼자 오는 여행객들은 여자들이고 남자분들은  혼자 오는 사람이 거의 없기때문이다. 더우기 70이 가까우신 분들이라니.....그 건강과 용기가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나와 인, 또다른 비슷한 연배의 여자 친구 둘....

그리고 이름만 듣고 남자인줄 알았던 우리의 인솔 가이드 김경조언니...

 

 

 

 

 

 

내 자리는 창가....항상 운없게 날개위 자리였는데 이번엔 날개를 피했다.

한숨 자고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니 창밖풍경이 그야말로 환상이다.

끝없이 펼쳐지는 시베리아 설원 풍경이 탄성을 자아내며 가슴을 시리게 했다.

그렇게도  하얀 설원을 그리워했거늘....이렇게 머언 하늘 위에서라도  온 마음을 풍덩 담그어 본다.

한참을 그렇게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데, 스튜디어스가 와서 창문을 닫으란다~

다른 사람들 잠자는데 방해된다고......

헉!! 그랬군. ㅉㅉ

그래도 밖의 풍경이 너무 안타까워 사알짝 조끔만 열고는 얼굴로 창을 바짝 가리고 계속 눈을 푸르게 물들이며 갔다. 도저히 너무 아름답고 환상적이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운동 들어갔다. ㅋㅋ

오옷~ 친구 '인'이가 가르쳐준 초간단 요가....

발끝으로 제자리 통통 걷기, 벽에 양손을 대고 다리 쫘악 펴고 천천히 팔굽혀 펴기, 허리 그대로 아래로 끌어내리며 반쯤 앉기....정말 가장 작은 공간에서 번잡스럽지 않고 온몸을 스트레칭 할 수 있는 좋은 요가였다.

 

 

 

어느새 두바이 공항에 도착했다.

무려 기온이 34도 란다.

나는 입었던 쟈켓과 쉐타를 벗어 공항에서 쇼핑한 백에 넣고 나시 차림으로 나섰다.

방송을 듣고도 쟈켓까지 그대로 입은 채 공항을 나오신 어르신들....두바이 공항의 기인 통로를 빠져나와 더워서 힘들어 하시며 나보고 '제대로 준비하고 왔다고 역시 젊은 사람은 다르다고...'하신다.ㅎㅎ

60대중반에서 70대 연세가 대부분인 이번 여행에서 나와 '인'은 당연 막내둥이 '젊은 사람'이 맞는 말이었다.

아니, 시간이 흐를수록 '미스'가 아니었냐고까지.....ㅋㅋ

하긴 지금 우리가 30초반의 젊은이들을 보는것과 같으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싶다. ㅋㅋㅋ

 

두바이 공항

 

 

두바이 하면 붙는 수식어.....최첨단의 도시답게 공항에 도착해서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도 예사롭지 않다.

중동의 상징....야자수 나무가 공항내에서도 쭉쭉 뻗어 자라며 눈을 시원하게 했다.

그리고....휘황찬란한 기둥의 황금장식.

황급히 공항을 빠져나가며 몇컷 찍어본다.

 

 

 

 

 

 

우리를 반긴 버스는 대형버스가 아니라 작은 소형버스였다.

기인 여행을 혼자서가 아닌 둘이 앉아서 계속 여행하자면 상당히 불편할 것이 예상되어 좀 걱정이 되었다.

더우기 어르신들이라 다리가 불편하실텐데....

하긴 남걱정할 일이 아니었다.

나는 유난히 혼자 앉길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여행의 묘미중 하나가 혼자 앉아 음악들으며 창밖 풍경에 빠지는 일...

그리고 나 자신을 깊이 성찰해 보는 일인데...ㅠㅠ

아무래도 이번에도 맨 뒷자리가 내자리인듯 하다.

 

호텔에서 (Golden Turip)

 

 

 

 

짐을 방에 놓자마자 주상복합인 호텔내 상가를 구경했다.

무엇보다 눈을 사로잡은 것은 마네킹에 입혀진 화려하기 그지없는 드레스였다.

검은 챠도르로 온몸을 감싸고 오로지 보이는 것은 커다란 검은 눈동자의 눈뿐인 이들 이슬람 여인들에 익숙한 터라 이렇듯 화려한 드레스를 쇼윈도에서 본다는 것 자체가 신비스러울 뿐이었다.

와우~~

검은 차도르 속에 이렇듯 화려한 드레스를 입는다 이거쥐~~

아니, 집안에서의 화려하게 차려입은 이목구비 뚜렷한 여인네들의 아름답기 그지없는 자태가 그려지는 순간이었다.

오옷~ 이슬람왕국의 남자들이여~ 복도 많도다~

이렇듯 아름다운 자태를 혼자서만 본다 이거쥐~??

 

 

 

 

 

 

 

 

 

 

 

 

 

3층에 올라가니 한켠에 까페는 아닌데 전망좋은 곳에 탁자가 놓여있다.

젊은이들이 음료수캔을 마시며 삼삼오오 모여있다. 더러는 책도 보고있고....

당연히 있어야 할것같은 '술' 대신에 음료수 캔이 탁자위에 있다는 것이 너무 낯설고 왠지 재미도 없어보이기도 한다.

'익숙함의 무서움'이다.

 

 

 

 

히힛~ 이거 하나 사서 머리에 쓰고 다닐까??

그러면 정말 재밌을거 같았는데, 달러를 받지않고 현지화폐만 받는단다. ㅋㅋ

 

 

우리방은 전망좋은  6층.....

현지화폐 디람도 없고...눈요기만 하다가 호텔로 들어와 커피를 마셨다.

우리방의 전망은 고요함과 고즈넉함을 즐기기엔 더없이 좋았다.

밤 문화가 없는 이들의 야경은 불빛마저 고요함을 메우며 한없이 마음을 여유롭게 해주었다.

사람이 없는 지, 호텔내에서도 우리의 지껄임만이 있을 뿐 그외 다른 소리는 존재하지 않는듯....그랬으니까....

ㅎㅎ

 

 

 

 

 

 
쇼팽 왈츠 10번 Op.69 No.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