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라닥 짚사파리 (2013.7)

19.라다크 짚사파리/카자(Kaza 3,600m)-Kinour-Spiti Valley/키사원(Ki Gompa 3,970m)

나베가 2014. 6. 10. 22:12

 

 

오늘 방문하기로 했던 키사원(3,970m)과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마을인 키버 마을(4,200m)은

너무 늦어서 내일 방문하기로 하고 숙소로 발길을 옮겼다.

그도 그럴것이 오늘의 여정이 좀 드라마틱 했어야지~

악명 높은 산사태 지역인 말링 날라(Malling Nalla-날라는 작은 개울이라는 뜻 )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을 보냈고, 그리고 우리의 짚과 도킹하기 위해서

한동안을 말링 날라에서 또 머물렀으니...

 

우린 타보에서 55km떨어진 카자 (Kaza)를 지나 다리 건너 변두리 숙소에 도착을 했다.

하긴 이런 황량한 히말라야 줄기에서 변두리란 말을 쓴다는것 자체가 우스운 소리지만.....

 

숙소는 상상이상으로 넓고 쾌적했다.

특히 우리가 배정받은 방은 싱글 침대와 소파가 있는 거실이 하나 있고, 침대를 대여섯개는 들여놓아도 될 만한 넓다란 방이 있었다.

이풀은 자기가 거실 침대에서 쓸테니 나보고 방을 쓰라고 했지만...

나는 방이 너무 커서 썰렁하여 도저히 저 큰 방에 혼자 있을 수 없다고....ㅠㅠ

 

결국 우리는 썰렁한 방안을 대 인테리어(?) 공사를 하여 좀 아늑한 방으로 꾸며놓았다.

두 침대가 가장자리에 붙어 있어 더욱 썰렁해 보였던 침대를 가운데로 옮기고...탁자도 보기 좋은 곳으로 옮기고...

커튼도 예쁘게 정리를 하고....ㅎㅎ

 

방앞까지 옮겨진 짐을 풀며 음악을 틀었다.

커피도 내리고...

순식간에 음악의 선율속에 실려 코끝까지 닿은 은은한 커피 향은 오늘의 힘들었던 여정을

말끔히 씻어내 주었다. 아니, 더욱 풍요로운 맘으로 설레게까지 했던가~~

 

 

 

대충 정리를 끝내고 식당으로 건너가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다.

메뉴하야 환상적인 닭도리탕...거기에 오늘도 맛좋은 럼콕 한 잔으로 분위기는 더욱 돋구워 졌다.

 

아~ 그런데 내 잔에 부어진 오늘의 럼의 양이 오버를 했는 지...

취기가 내 온몸을 감싸고 돈다.

이내 얼굴은 홍당무로 변하고....졸음이 나를 엄습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나의 반응은 어떻겠는가~

당연히 '말없음표' 다.

이제는 나의 주량과 나의 그런 반응에 익숙해진 일행들이 그런 나를 놀리며 웃고 난리다. ㅠㅠ

 

취기가 힘들어져 자리를 떴다.

밖에 나오니 언제 그렇게 어둠이 잠식을 했는 지....낮과는 전혀 다른 또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별 천지....우주 쇼를 보는 듯한...

시야 180도...아니 빙그르르 돌아서 360도 ...어디를 보아도 별 세상이다.

식당의 불빛 마저 피하고자 좀더 멀리 걸어나갔다.

그리고 얼마 동안을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아!!

별은 누워서 보아야 하는데...

 

앞으로도 더욱 더 판타스틱한 별을 볼 날이 창창하다는 대장님 말씀에 별세계 속에서 헤어나와 방으로 들어갔다.

그려~~고도가 점점 높아지니까 판타스틱한 별은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을꺼야~

이곳은 비 한방울 안오는 사막이잖아~~

인테리어 대공사도 했겠다~오늘은 근사한 방에서 푸욱 자는겨~

 

 

 

 

 

 

어제 못간 키사원과 키버마을을 들르기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 일정을 시작했다.

어제 해질 녘 지나친 길을 다시 되돌아 나오는데, 그 정경이 얼마나 더 근사한 지..

그 풍광에 사로잡힌 채 순식간에 키사원에 도달했다.

 

저 아래쯤에 차를 세워놓고 걸어서 오르기 시작했다.

저만큼 산 중턱에 요새처럼 키사원이 보인다.

바윗결이 좍 좍 나 있는 거대한 암산을 병풍처럼 둘러치고

그 아래로 모래 사막이 흘러내리는 듯한 곳에 하얀 자태로 키사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대로 그림이었다.

 

 

 

그 모습에 반해서 흥분이 가슴팍까지 차올랐지만 고도가 높아서 천천히 오르고 있는데,

그보다 먼저 발길을 잡고 있는 것이 있었으니....바로 이 어린아이...

그런데 이 눈밑에 검게 칠한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 마을 사람들의 주술적인 어떤 그런 악귀의 막음일까??

아님 축복의 의미일까....

진한 아이라인을 칠한 듯 눈 아래를 검게 칠한 모습이 이 어린 아이의 깊은 눈매를 더욱 깊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이른 시간에 이 아인 왜 홀로 이곳에 서 있는걸까~

 

마치 우릴 기다렸다는 듯이....

아니,우릴 마중나온 것처럼...

아니, 수많은 관광객들로 부터 수없이 받았을 카메라 셔터에 이미 어린 모델이 된 것 같은...

우린 수없이 많은 셔터를 눌러댔다.

 

 

 

 

 

 

 

 

스피티 밸리 끝자락에 위치한 곰파-키사원....

10세기 티벳의 위대한 번역가 링첸 장포가 스피디 지역에 건립한 108개 사원중 하나로서 링첸 장포의 유골을 모시고 있다.

현재 스물이 갓 넘은 린포체 (링첸 장포의 현신)가 사원을 이끌고 있으며, 상주 승려만 150명이 넘는 큰 사원이다.

그러고 보니,  사원이라는게 신도들이 찾아가 기도를 올리는 사찰이라기 보다는 기독교의 수도원 같은 곳인것 같다.

링첸 장포의 현신을 모시며 승려들이 도를 닦는 곳....

'현신'이라는 말이 한동안 가슴속에 메아리 친다.

 

아!! 그러고 보니 정말 기가 막힌 곳이잖아~

마치 신의 명령에 의해 지어진 것처럼...

이 첩첩 산중 깊은 계곡...황량하고도 거대한 바위 절벽을 등지고 그 앞으로는 엄청난 스피티 계곡이 흘러내려가고 있고....

그 한 가운데...마치 섬처럼..

아니, 신기루 처럼 소복히 쌓여있는 저 자태라니....

저곳에 살며 어찌 도가 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욕심같아선

저 곳에 올라

저 사원 골목을 일일이

다 걸어보고...

 

그러다가 어디선가 마주칠

승려들의 삶의 모습도

살짝 들여다 보고...

 

이곳에 들어와 어쩌면 

평생을 살게 될 지도 모를

어린 동자승도 보고....

 

아니, 사원에 들어가 링첸장포의 현신인  린포체도 아련하고 ....

 

골목마다 베어있을

 오랜 역사의 흐름과

강한 종교적인 위엄과 에너지를

온 몸으로 느껴보고도 싶었거늘....

 

아~

그러고 보니

저 높은 곳에서 내려다 뵈는 

스피티 계곡의 위엄과

광활함은 또 얼마나 엄청날까...

 

아니, 우리가 있는 곳에서라도 아예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 사원을 한 눈 아래로 내려다 볼걸 그랬어.

 

혹시

이 엄청난 스피티 계곡의 주변 산군에 폭 파묻혀 내려앉은 우주선 같지 않을까??

ㅠㅠ

 

 

 

 

 

 

 

 

 

 

 

 

 

 

 

 

 

 

 

하긴 사원 뿐만아니라

그 아래에 형성된 마을의 풍광도 기가 막혔지~

이런 사막 산 한 가운데 이렇듯 그림같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드라마틱 하잖아~

신비롭게도 집 주변엔 나무들도 자라고 있고...

어찌보면 어린아이가 그린 비현실적인 그림 같기도 하고...

그러니, 이 모습만으로도 반해서 더 이상 올라갈 생각도 못한거지~

 

 

 

 

 

 

 

흥분되었던 마음을 접고 우린 다시 키버 마을을 향해 달렸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마을이라는 해발고도 4,200m의 키버마을.....

이 황량함 그 어딘가에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반길까...

설레임은 계속 진행형이다.

 

 

마치 모래 언덕 같기도 한 황톳빛깔 속에서 까마득하게 깨알처럼 보이는 그림같은 초록 마을이 보일때 마다

그 흥분속에 휘말려 들었음을 뭐라 말로 표현할까....

초록과 황톳빛깔의 사막산과 보랏빛 바위산의 대비가 어찌나 멋드러지게 어우러지는 지....

 

 

 

 

 

 

 

흥분을 가라앉힐 사이도 없이 판타스틱한 풍광은 이어졌다.

저 멀리 아스라한 마을이 시야에 잡힌다.

반들 반들한 민둥산 처럼 보이는데, 아스라히 깔려있는 초록이 그 황톳빛깔에 스며들어

오묘한 느낌마저 풍겨난다.

키버마을일까??

 

산허리 아래로 깊이 패어있는 계곡엔 수천년의 역사를 말해주듯 바윗결 무늬가 이체롭다.

 

 

 

 

 

 

 

 

 

 

 

 

 

 

Henri Duparc(1841~1933) Chanson triste Op. 2/4

뒤파르크//'우울한 노래' Chanson triste - 키리 테 카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