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 일찍 잠이 드니,
알람을 해놓지 않아도
새벽 5시 즈음이면 저절로 눈이 떠진다.
마치 눈뜨면 자동 장치를 해놓은 것처럼
창가로 튕겨져 밖을 내다 본다는...ㅎㅎ
아!!
이럴수가~~
창밖 세상이 하얗다.
어제 꽁마라 패스를 넘을때 부터 쏟아진 진눈개비가
밤새도록 쏟아진 것이다.
카메라 들고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푸르스름한 새벽에 펼쳐진 로부제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추쿵에서 보여진 새벽 풍광과는 또 다른
어마 어마한 풍광이 코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었다.
온 세상이 하얀....
설국의 나라....
벌써 밖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모두들 얼마나 간절히 바랐으면
잠도 잊고 이 꼭두새벽에 벌써 다 나와 있을까...
아니,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아
히말의 정령이 모두를 깨워준 걸거야~
한없이 또 하얀 눈을 밟으며 걸었다.
감동에 가슴은 시려왔고...
온세상이 하얀 설국의 나라는
어둠속에서도 눈을 부시게 했다.
롯지 뒤편으로는 로부제 피크가 우람하게 솟아있고,
어제 쿰부 빙하에서 유령처럼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
푸모리는 꿈에서 처럼 선연하게 눈앞에 솟아있었다.
시선을 어디다 두어도
보이는건 모두 장엄한 설산...
나를 중심으로 완전히 비잉 둘러싼 거대한 히말의 모습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오늘도 욕심을 내어서 높은 곳까지 계속 올라갔다.
어제 지나온 코스가 아득하게 저 멀리 보인다.
엄청나다.
"와아~ 우리가 저곳을 넘어 온거잖아~"
순간 울컥하며 가슴이 벅차 올랐다.
저 험준한 곳을 그리 힘들지 않고 지나 왔다는 것이 스스로도 대견하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흥분에 겨워 50mm 단렌즈만을 가지고 나와
다시 롯지로 들어가 16mm 광각렌즈를 가지고 나왔다.
어느새 사람들은 다 사라지고 터엉 빈 공간만이 가슴 시리게 남아 있었다.
나는 혼자 계속 계속 또 언덕배기를 올랐다.
조금씩 오를때 마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은 더욱 장엄하게 펼쳐졌다.
그 광경에 그만 얼음땡이 되어버린....
얼마동안을 그렇게 홀로 있었는 지 모르겠다.
벌써 저 계곡 끝으로 부터 구름이 또 몰려오기 시작했다.
잠시 뒤면 추쿵에서 처럼 또 이곳 로부제도 다 뒤덮지 않을까...생각들었다.
그제서야 갑자기 급한 맘이 들어 헐떡이며 롯지로 들어갔다.
아!!
오늘도 할일이 태산이네~
일어나자 마자 그냥 밖으로 뛰쳐나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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