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0년)

서울스프링 실내악축제/슈베르트 겨울나그네/5.14.금/세종체임버홀

나베가 2010. 5. 12. 04:02

 

 

 

 

MAY 14 (금)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볼프강 홀츠마이어의 "겨울 나그네" ("Winterreise")

 

SCHUBERT _"Winterreise"

 

1. Gute Nacht 안녕 2. Die Wetterfahne 풍향기 3. Gerfrorne Tranen 얼어붙은 눈물 4. Erstarrung 응고 5. Der Lindenbaum 보리수 6. Wasserflut 흐르는 눈물 7. Auf dem Flusse 강 위에서 8. Ruckblick 회고
9. Irrlicht 도깨비불 10. Rast 휴식 11. Fruhlingstaum 봄날의 꿈 12. Einsamkeit 고독 13. Die Post 편지 14. Der grease Kopf 서리내린머리 15. Die Krahe 까마귀 16. Letzte Hoffnung 마지막 희망 17. Im Dorfe 마을에서 18. Der sturmische Morgen 폭풍의 아침 19. Tanschung 환영 20. Der Wegweiser 이정표 21. Das Wirthshau 여인숙 22. Mut 용기 23. Die Nebensannen 환상의 태양 24. Der Leiermann
거리의 악사


 

볼프강 홀츠마이어 Wolfgang Holzmair (Bar.),

 

볼프강 홀츠마이어 (Wolfgang Holzmair)

 

볼프강 홀츠마이어는 오스트리아의 포클라브루크에서 태어났으며 비엔나 음악 예술 아카데미에서 힐데 로젤마단에게서 성악을 그리고 에릭 베르바와 리트(독일 가곡)을 이수하였다.

홀츠마이어는 런던, 리스본, 뉴욕, 와싱톤, 노르웨이의 라이솔 페스티벌, 영국의 배쓰 페스티벌, 스위스의 메누힌 페스티벌, 오스트리아의 브레겐 페스티벌과 카린티안 여름 페스티벌에서 공연했으며 2009년 다시 런던과 옥스포드, 콜로네, 모스크바, 린쯔와 짤스브루크등에서 공연하였다. 영국의 피아니스트 이모젠 쿠퍼등과 함께 공연하였으며 세계적으로 틸 펠리너, 라스 보트, 크리스천 자카리아스등의 피아니스트의 반주로 공연하였으며 최근에는 앙드레아 해플리거와 공연하였다.

또한 홀츠마이어는 활발한 오페라 공연을 하고 있다. 최근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시에서 그래엠 젠킨스의 지휘로 모짜르트의 오페라 ‘마적’의 파파게노와 요한 스트라우스의 오페라 ‘박쥐’에서 아이젠스타인 남작으로 출연하였으며 시애틀에서 애셔 피쉬의 지휘와 홍콩에서 에도 드바르트의 지휘로 ‘장미의 기사’중 파니날역을 맡았다. 또 프랑스 리옹에서 윌리암 크리스티의 지휘와 캐나다 토론토에서 리차드 브래드쇼의 지휘로 모짜르트의 오페라 ‘여자는 다 그래’의 돈 알폰소역을 소화했으며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헤수스 로페스-꼬보스의 지휘로 슈트라우스의 작품 ‘아리아드네’의 뮤직 매스터역을 맡았다. 그리고 독일 에어푸르트에서 구거바우어의 지휘로 ‘탄호이저’의 볼프람역과 이탈리아 앙코나에서 폴 힌데미쓰의 오페라 ‘오늘의 뉴스’에서 에듀어드역을 공연했다. 또한 토론토에서 앤 맨슨의 지휘로 브리튼 작곡의 ‘한 여름밤의 꿈’에서 드미트리우스역과 일본투어에서 오자와의 지휘로 ‘핸젤과 그레텔’에서 아버지역을 공연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윌리엄 크리스티의 지휘로 ‘여자는 다 그래’의 돈 알폰소역을 맡을 예정이다.

또한 많은 콘서트에도 참여하여 이스라엘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비엔나 심포니, 리히프치히 게반트하우스,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 콘서트게바우 오케스트라와 계몽의 시대 오케스트라등과 협연하였으며 블롬슈테트, 불레, 샤이, 프루벡 드 브루고스, 하이팅크, 아르농쿠르, 크라이츠베르크, 노링톤, 오자와등의 유명 지휘자와 함께 공연하였다. 이번 시즌에는 덴마크 국립 심포니와 함께 슈만의 ‘파우스트의 장면’에서 Faust/Dr. Marianus를 Thomas Dausgaard의 지휘로 멘델스존의 ‘엘리야’에서 엘리야 역확을 Jorg Ewald Dahler의 지휘로 공연하며 Andres Orozco-Estrada의 지휘로 Krenek’s Reisebuch aus den osterreichischen Alpen에서 오케스트라로 편곡된 곡들을 공연한다.

볼프강 홀츠마이어의 다양한 디스코그래피를 가지고 있으며 그의 음반들은 평론가들의 참사를 받았다. 그의 음반으로는 클라라 슈만과 로베르트 슈만의 가곡집과 다양한 작곡가들의 아이헨도르프 음반을 이모젠 쿠버와 녹음했으며(Philips) 제랄드 위스와 슈베르트 모음집(Tudor), 하이팅크의 지휘로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와 ‘펠레아스와 멜리장드’(Naive)을 녹음했으며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와 녹음한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 음반은 그래미 상을 수상했다. 가장 최근 음반인 트리오 원더러스와 녹음한 ‘영국제도의 노래들’은 오스트리아 라디오의 파스트치오 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동안 그는 크레넥, 미틀러, 자이스 음반(ORF, cpo) 취입을 통해 한때 박해당했던 작곡가들의 가곡을 대중에게 알렸다. 또한 트레진 수용소 음반(Bridge Redords)이 최근 출시되었고, 위그모어 홀에서 가진 Wolf with Imogen Cooper의 실황녹음은 좋은 평을 받고 있다.

홀츠마이어는 1998년부터 잘츠부르크의 모짜르테움에서 가곡과 오라토리오를 가르쳐 왔으며 유럽과 북미에서 매스터 클라스를 해왔다. 또한 런던의 로얄 음악 대학에서 방문교수 및 연구직을 맡고 있다.

 

디어드리 브렌너 Deirdre Brenner (Acc.) 

 

 

디어드리 브렌너 (Deirdre Brenner)

디어드리 브렌너는 미국과 영국, 그리고 유럽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이다. 실내악과 예술음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뮤지션으로서, 그녀는 비엔나의 Wiener Musikverein, Wiener Kozerthaus, 바이로트의 Stadthalle, 마드리드의 Teatro Real, 암스테르담의 Beurs van Berlage, 더블린의 the National Concert Hall, 런던의 St. Martin-in-the-Fields와 St. James-Picadilly, 옥스포드의 Hollywell Music Room등에서 연주를 가졌다. 그녀는 모핑 비엔나 챔버 오케스트라의 피아니스트로 활동했으며, 다트머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뉴햄프셔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바 있다.

메사추세츠 출신의 디어드리는 다트머스 대학에서 기술과학과 음악을 전공하였고, 런던 왕립 음악 아카데미와 비엔나 음악원에서 모두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녀는 Carolyn Hague, John O'Conor, Julius Drake, Colin Stone, Sally Pinkas and Loretta Slovak 등을 사사하였으며, Elly Ameling, Robert Holl, Rudolf Jansen, Malcolm Martineau, Dominique Merlet, Wolfram Rieger, Roger Vignoles, Altenberg Trio 등과 함께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하였다. 미국, 영국, 이탈리아, 폴랜드, 스웨덴 그리고 남태평양 등의 많은 페스티벌에 참가하였다. 영국 알데버그의 Britten-Pears Young Artist Programme과 오스트리아 베이든의 Franz Schubert Institut에서 공부하였으며 2007년 FESNOJIV와 함게 베네주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영아티스트들을 위한 마스터클래스 프로그램에서 강연하였다.

2009-2010 시즌에 그녀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외에도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등의 음악축제에 바리톤 볼프강 홀츠마이어와 함께 참여할 것이다. 네덜란드 2010 스헤르토헨보스 국제 보컬 콩쿠르의 공식 반주자로도 활동할 예정이며 오스트리아, 스페인, 미국에서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그녀는 현재 비엔나에 거주하고 있다.

 

 

 

공연후기....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제목만 들어도 공연장으로 달려가게 만드는 건 그만큼 이 곡이사람의 심성을 깊이 파고드는 ....위로자 역할을 하기 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이 연가곡집이 발표된 해에 이 시의 원작자인 <빌헬름 뮐러>가 33세란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당시 건강이 이미 좋지않았던 슈베르트 마저 그 다음해에 3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니....

비단 인간이 아프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죽음에 대해선 본능적인 인지능력이 있다고 볼때

이 곡이 얼마나 애절하고 또 결국은 삶을 초월한 느낌일 지 막연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

그러니 인간이 타고난  원초적인 본능인 외로움을 이 곡을 듣는 모든이는 위로받을 수 밖에 없는...

그 순간....가슴이 따듯해지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감동을 맛보게 되는것이 아닐까....??

 

그래서...

가수가 누구던 지, 노래를 얼마나 잘 불렀던 지간에 이 곡이 끝나갈 즈음엔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이다.

 

오늘도 처음엔 좀 낯설었다.

너무나 익숙한 목소리에서 조금이라도 다르면 악기와 달리 귀가 예민하게 굴기때문에.....

특히 겨울나그네는 하루 24시간 종일이라도 CD플레이어에 올려놓은 음반을 내려놓지 않고 들어도 질리지 않는 그런 노래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홀츠마이어는 목소리가 바리톤으로서는 조금 음역이 높이 들렸다고나 할까??

아니, 너무 맑았나??

암튼 첫시작은 소리빛깔이 너무 맑아 겨울나그네의 우울하고도 잔잔한 깊은 울림이 마음에 화악 와 닿지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의 목소리는 이내 익숙해졌고, 풍부한 감정표현까지 더해져서 뒤로 가면서는 격한 마음에 내 마음도 빨려들어가는 감동을 안겨주었다.

 

황량한 겨울풍경과 실연...그리고 방랑의 길을 떠난 젊은 나그네....

허무감과 쓸쓸함...고독...그리고 비애감....죽음...

 

인간이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것들을 죽음을 인지한 ..그것도 한창 피끓는 젊디 젊은 요절한 두 젊은이의 극한 감정이 녹아들어간 선율이니 어찌 인간이 위로받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인간에게 있어서 그 사람의 삶을 움직이는 가장 원초적인 것이 '소리'일지 모른다고...어느날 문득 생각들었다.

어떤 소리를 듣느냐에 따라서 마음의 행로가 매순간 결정되어지고 또 그대로 삶은 연속되는 것이라고.

태초부터 어머니 뱃속에서 어머니의 심장소리로 삶을 시작해서 하늘나라로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유지되는게 소리라고....

 

수없이 공연장에서 천재들이 만들어 낸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것을 소리로 표현해 낸 그 소리들 한가운데 늘 있었으니 얼마나 많은 위로와 치유를 받은건 지....

 

오늘도 나는 그 어떤 소리보다도  격정적인...

죽음이라는 극한 감정에서 그것을 이처럼 아름다움으로 승화시켜 낸  가장 애절한 소리를 들으며 그들과 일치된 나의 아픔을 온전히 치유하고 돌아왔다.

 

 

 

 

 

 

 

사랑에 실패한 청년의 괴로움이 진하게 고여있는 노래

 

총 24개의 노래로 이루어진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의 대표적인 연가곡으로 1827년 그의 나이 30세때 작곡된 작품이다. 연가곡이란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완결적 구성체를 가진 가곡 모음을 뜻한다.

 
슈베르트는 [겨울 나그네]를 작곡하기 4년 전(1823년) 같은 뮐러의 시에 곡을 붙인 연
작 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집 아가씨]를 작곡했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집 아가씨]는
청춘의 서정과 아름다움이 듬뿍 담긴 작품이었지만 [겨울 나그네]는 음울하고 어두운 정조가 가득한 비극적인 노래이다. 슈베르트는 다가올 죽음예감한 듯 가난에 시달리며 고독한 삶을 살고 있었고, [겨울 나그네]를 완성한 이듬해에 가난과 병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연가곡 전체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사랑에 실패한 청년이 추운 겨울 연인의 집 앞에서 이별을 고하고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들판으로 방랑의 길을 떠난다. 눈과 얼음으로 가득한 추운 들판을 헤매는 청년의 음은 죽을 것만 같은 고통과 절망 속에서 허덕이고 어느덧 까마귀, 숙소, 환상, 도깨비불, 백발과 같은 죽음에 대한 상념이 마음 속에 자리잡게 된다.

 

마지막으로 마을 어귀에서 라이어를 돌리고 있는 늙은 악사에게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제안하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이 독백과도 같은 노래는 다음과 같은 24개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1.안녕히 주무세요 (Gute Nacht)
사랑을 잃은 청년은 연인의 집 문에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써넣고 먼 길을 떠난다. "이방인으로 왔다가 이방인으로 떠난다. 5월은 아름다웠네. 그녀는 내게 사랑을 말했고, 그녀의 어머니는 결혼을 약속했지만, 이제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차고 길은 눈으로 덮혀
버렸네 …… 네 꿈을 깨트리지 않도록, 네 휴식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내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게 살며시 문을 닫는다. 지나는 길에 네 집 문 앞에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적으리라. 얼마나 너를 생각하고 있었는지 언젠가는 알 수 있도록"

 

2. 바람개비 (풍향기, Die Wetterfahne)
짧은 곡이지만 변화가 많은 선율이 매력적이다. 바람 속 풍향계의 움직임이 청년의 방황하는 심리를 나타낸다. “내 아름다운 연인의 집 지붕에서 바람이 풍향계를 희롱한다. 나는 망상에 휩싸여 생각한다. 풍향계가 나를 비웃는 것만 같다고 ……”

 

3. 얼어붙은 눈물 (Gefror’ne Tränen)
소박한 피아노 반주가 돋보이는 곡으로 뜨거운 가슴에서 솟아난 눈물이 차가운 눈물로 얼어버린 슬픔을 표현한다. “볼 위로 얼어붙은 눈물이 떨어진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울고 있었다. 아, 눈물아 따뜻했던 너는 이제 차가운 아침이슬처럼 얼어붙었구나.……”

 

4. 얼어붙음 (Erstarrung)
자신의 죽은 마음 속에 얼어붙은 연인의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그녀의 발자욱을 따라 눈밭을 헛되게 헤맨다. 그녀가 내 팔을 잡고 거닐었던 그 푸른 들판을……”

 


. 보리수 (Der Lindenbaum)
가장 유명한 민요풍의 노래이5다. 폭풍의 효과 나뭇잎의 움직임을 묘사한 피아노 반주가 돋보인다. 청년은 한밤중에 불어닥친 돌풍 속을 뚫고 거리를 떠나지만 마음은 그곳에서 맴돈다. “성문 앞 우물가에 서 있는 한 그루 보리수, 나는 그 그늘에서 꿈을 꾸었다, 갖가지 달콤한 꿈을. 나는 그 나무 밑동에 숱한 사랑의 말을 새겼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내 마음은 거기에 이끌렸다. 나는 지금도 깊은 한밤의 고요 속에 그 곁을 지나야 했다, 캄캄한 어둠 속이었으나 두 눈을 감았다…… .”

 

6. 홍수 (Wasserflut)
청년은 다가올 봄을 노래하며 봄바람이 자신의 눈물을 실어갈 것을 바란다. “넘치는 눈물은 계속 눈 위에 떨어지고 나의 불타는 슬픔은 눈에 빨려 들어간다. 초목이 돋아날 때에 따뜻한 바람이 불고 얼음이 녹고 눈도 녹으리 ……”

 

7. 냇물 위에서 (Auf dem Flusse)
흐르던 냇물이 딱딱하게 얼어붙은 얼음의 옷을 입고 있다. 청년은 얼어붙은 냇물 위에 연인의 이름을 새긴다.

 “…… 딱딱한 얼음으로 너 자신을 뒤덮은 채, 차갑게 꼼짝도 않고 강 바닥에 달라붙어 있다. 너를 덮어 버린 얼음에 날카로운 돌로 새기련다 …… .”

 

 

8. 회고 (Rückblick)
청년은 여행을 떠났지만 마음은 과거에 머물러 연인의 눈빛을 떠올린다. 회상하는 부분에서 상냥한 선율이 나타난다. “나는 지금 거리를 빠져나가고 있지만 그 거리는 나를 맞이해 주었던 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때는 그녀의 눈도 빛나고 있었다. 이미 모든 것이 지나가 버린 일이다. 그렇지만 다시 한번 그녀 집 앞에서 멈춰 서 있을 수 있다면……”  

 

9. 도깨비 불 (Irrlicht)
기쁨도 슬픔도 모든 것은 도깨비불의 소행으로 치부하고 길을 재촉하는 청년의 불행한 마음이 나타나 있다. “깊은 골짜기 저편에서 도깨비불이 나를 부르고 있다. 기쁨도 슬픔도, 모든 것은 도깨비불의 소행. 그러나 개의치말고 나아가자……”  

 

10. 휴식 (Rast)
추위에 지친 청년은 아무도 살지 않는 오두막을 발견하고 휴식의 장소를 찾는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는 좀처럼 쉬지 못하고 괴로움으로 들썩인다. “몹시 지친 나는 숯 굽는 오두막에서 휴식의 장소를 찾았다. 그러나 몸은 쉬지 못하고 싸움을 계속해온 마음의 상처는 아직도 타오르듯이 욱신거린다.” 

 

11. 봄날의 꿈 (Frühlingstraum)
사랑의 회상이 노래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비참한 현실이 꿈을 깨뜨려 버린다. “나는 꿈꾸었다, 5월에 활짝 피는 갖가지 싱그러운 꽃을. 나는 꿈꾸었다, 즐겁게 새들이 지저귀는 푸른 들판을. 이윽고 닭 울음 소리에 두 눈을 떴다. 둘레는 춥고 어둡다, 지붕 위에서는 까마귀가 울고 있었다. 허나 저 유리창에 나뭇잎을 그린 사람은 누구일까? 그는 꿈꾸던 사람을 비웃을까, 한겨울에 꽃을 본 그 사람을? 나는 꿈꾸었다, 오직 사랑만을, 아름다운 소녀를, 뜨거운 마음과 입맞춤을, 기쁨과 행복을 …… .”

 

12. 고독 (Einsamkeit)
무거운 다리를 끌며 들판을 걸어가는 청년의 마음이 나타난 노래다. “전나무 가지 끝에 부드러운 미풍이 스치면, 맑은 하늘에 음울한 구름이 지나간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내 길을 간다, 밝고 행복한 세상 삶을 스치고 지나 외롭게 누구 하나 반기는 이 없이. 아, 이 고요한 대기여, 밝은 세상이여! 태풍이 휘몰아칠 때도 이렇게 비참하지는 않았다.”

 

13. 우편마차 (Die Post)
길거리에서 우편마차의 나팔소리가 들려온다. 우편마차 소리에 청년의 가슴은 울렁거리지만 연인의 편지가 올리는 없다는 자조섞인 한탄이 슬픔과 뒤섞인다. “길 거리에서 우편마차의 나팔 소리가 울려 온다, 어째서 이다지도 설레는가, 내 가슴이여? 우편마차는 너에게 편지 따위를 가져오지 않는다, 어째서 까닭없이 두근거리는가, 내 가슴이여? 그래, 우편마차는 그 거리에서 왔다, 내 사랑하는 이가 사는 곳, 내 가슴이여! 우편마차를 한번 보고 싶은가, 그곳 사정을 듣고 싶은가, 내 가슴이여?”

 

14. 백발 (Der greise Kopf)
머리에 내려 얼어붙어 서리를 보고 백발을 떠올린 청년은 젊음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한다. 머리에 하얗게 내려앉은 서리를 보며 노인이 되었다고 좋아하지만, 죽음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것에 괴로워한다. “서리가 내 머리에 흠뻑 내려 백발을 만들었다, 나는 노인이 되었다고 얼마나 기뻐했던가. 허나 어느덧 다 녹아 버리고 본래의 검은 머리로 돌아왔다. 젊음이 나를 괴롭힌다, 아직 무덤까지는 얼마나 먼가! ……”

 

15. 까마귀 (Die Krähe)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까마귀는 청년의 음울한 운명을 상징한다. 청년은 까마귀에게 무덤까지 나를 따라와 달라고 노래한다.  “그 거리를 떠날 때부터 줄곧 한 마리 까마귀가 나를 따라온다. 언제나 떠나지 않고 내 머리 위를 맴돌고 있다. 까마귀여, 괴이한 까마귀여, 나를 놓아주고 싶지 않은가? …… 까마귀여, 끝까지 따라와 내 마지막 날 무덤에서 너를 보게 해다오.”

 

16. 마지막 희망 (Letzte Hoffnung)
극적인 고조가 돋보이는 노래로서 낙엽을 묘사하는 피아노 반주가 절묘하다. 청년은 땅에 떨어진 나뭇잎에 자신의 고독한 마음을 투영하고 있다. “여기저기 나뭇가지에 단풍 든 잎이 남아 있다. 나무 앞에 발걸음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는 희망을 걸고 잎사귀 하나를 지켜본다.  ……  아, 그 잎이 땅 위에 낙엽지면 내 희망도 따라 떨어진다. 나 또한 대지에 몸을 던져 희망의 무덤에서 운다.”

 

17. 마을에서 (Im Dorfe)
개가 짖는 마을을 지나가는 청년의 고독한 모습에 적막함이 감돈다. “개가 짖고 사슬이 울린다. 사람들은 모두 잠자리에 든 채, 평소 지니지 못한 갖가지 것을 꿈꾼 뒤, 좋건 싫건 원기를 되찾는다. 다음날 아침이면 모두 사라진다. 이제 그들은 분수껏 즐기고 나머지 소망은 잠자리 속에서 찾기 바란다. 잠 이룰 줄 모르는 개여, 나를 짖어 내쫓으라! 이 잠의 시간에 나를 쉬지 못하게 해다오. 온갖 꿈을 다 꾸어 본 내가 잠든 사람들 틈에서 무슨 볼일이 있겠는가?”

 

18. 폭풍의 아침 (Der stürmische Morgen)
폭풍이 몰아치는 아침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이 청년의 마음을 대변한다. “폭풍이 부숴버린 하늘의 회색빛 구름 조각. 구름 조각은 처절한 사투에 지쳐 하늘에 흩날리네. 붉은 번개불이 그 사이로 번쩍이고, 이것은 내 가슴 속에 있는 소용돌이치는 아침과도 같다.”

 

19. 환상 (Täuschung)
현실에 대한 절망이 환상을 불러낸다. 빛의 환상을 따라가던 청년은 그곳에 연인의 집이 있음을 본다. “친숙한 한 줄기 빛이 내 앞에서 춤을 춘다. 그 빛을 여기저기 뒤쫓는다. …… 얼음과 밤과 공포 저편에 즐겁고 따뜻한 집을 보여준다. 거기 사랑하는 사람이 살고 있다 – 거짓 환상만이 내 유일한 차지이다!”

 

20. 푯말 (Der wegweiser)
발걸음을 나타내는 피아노 반주가 인상적이다. 이정표를 보며 길가에 서있는 청년은 정처없이 가야만 하는 자신의 결심을 드러낸다. “어째서 나는 다른 나그네들이 택하는 길을 피해, 눈 덮인 바위 산의 은밀한 오솔길을 찾는가? …… 푯말이 거리의 방향을 가리키며 길가에 서있다. 그리고 나는 끝없이 방황을 계속한다. 휴식처를 찾아 쉴 사이 없이. 문득 내 눈앞에 꼿꼿이 서 있는 푯말을 하나 본다. 거기 내가 가야할 길이 있다, 누구 하나 돌아온 사람이 없는 그 길이 …… .”

 

21. 숙소 (Das Wirthaus)
길을 걷던 청년은 무덤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의 숙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덤이라는 숙소에조차 자신이 쉴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탄식한다. “길이 나를 무덤으로 이끌어 갔다. 여기 머물러야 겠다고 홀로 마음 속에 생각했다. 초록빛 조화는 지친 나그네를 차가운 여관으로 인도하는 간판인 셈이다. 허나 나는 지쳐 쓰러져 죽을 지경이건만, 이 여관에는 남은 방이 없단 말인가? 오 무정한 주인이여, 나를 거절하는가? 그럼 다시 길을 떠나야지, 나를 더욱 멀리 이끌고 가 다오, 충직한 내 지팡이여!”

 

22. 용기 (Mut!)
청년은 살아갈 기력을 잃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나, 곡의 장조와 단조의 교체가 마음의 불안을 드러내고 만다. “나는 쉬려고 묘지에 당도했다. 그러나 이 곳의 방도 다 찼다고 한다. 무정한 숙소여, 그러면 충실한 지팡이에 몸을 맡기고 앞으로 더 나아가자. …… 온갖 비바람에 맞서리라! 이 땅 위에 하느님이 계시지 않다면, 우리 자신이 하느님이 되어야지.”

 

23. 환영의 태양 (Die Nebensonnen)
3개의 태양을 두고 가라앉으라고 말하는 청년은 이상한 분위기에 휩싸인다. “하늘에 3개의 태양을 오랫동안 지긋이 바라 보았네. 그러자 그들도 역날 떠나지 않으려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서있었네. 너희는 나의 태양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얼굴이나 비춰 주려무나. 얼마 전까지 나도 세 개의 태양을 지니고 있었다, 가장 좋은 두 개는 이미 저물어 버렸다. 저 세 번째 태양마저 뒤따라 사라져 준다면! 차라리 어둠 속이 내게는 훨씬 편하련만 …… .”

 

24. 거리의 악사 (Der Leiermann)
늙은 악사가 변두리에 서있는 거리의 늙은악사가 손풍금을 돌리는 모습을 본다. 청년은 노인에게 비슷한 처지의 동질감을 느낀다. 자신과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말을 건넨다. 악사의 쓸쓸한 모습과 청년의 고독이 속절없는 슬픔을 절망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마을 저편 어귀에 손풍금을 켜는 사람이 서 있다.  얼음 위를 맨발로 이곳저곳 비틀거리며 찾아다니고 있으나, 그의 작은 접시는 빈 채로 있다. 누구 하나 들으려 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는다. ……  노인이여, 저와 함께 가시지 않겠습니까? 제 노래에 맞추어 손풍금을 연주해 주지 않겠습니까?”

 

 

 

 

Franz Schu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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