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9년)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2009.3.1.7시/LG아트

나베가 2009. 2. 5. 10:44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

 

 

패르트의 음악은 한 순간의 유행과는 전혀 무관한 인간 깊은 내면의 욕구를 채워준다.”

작곡가 스티브 라이히

심장이 멎을 것만 같은 아름다운 하모니음색과 다이내믹의 비범한 장악력…”

타임 아웃 뉴욕

 


‘노래하는 민족’ 에스토니아에서 오는 세계적인 합창단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발트 3국의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전국민이 참여하는 송 페스티벌(song festival)이 열릴 정도로 노래하는 것이 깊이 뿌리내린 나라다. 특히, 700년이 넘도록 외세에 시달린 에스토니아가 1991년 드디어 독립을 쟁취한 것도 바로 노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무장하지 않은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오로지 자유를 갈구하는 노래만을 불러 소련 지배하의 나라를 구한 “노래하는 혁명(The Singing Revolution)”은 이 나라 국민에게 합창이 어떠한 의미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작지만 힘있는 이 변방의 나라가 배출한 세계적인 합창단인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Estonian Philharmonic Chamber Choir, EPCC)가 오는 3월 처음으로 내한하여 ‘노래하는 민족’의 진면목을 자신들의 핵심 레퍼토리인 아르보 패르트(Arvo Pärt)로 펼쳐 보인다.


기도하는 영혼의 소리, 아르보 패르트


순결한 사운드와 명료한 음악구조로 기도하는 영혼의 소리와 같은 음악을 창작하며 세계 음악계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에스토니아의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Arvo Pärt, 1935~). 그는 현대음악의 복잡하고 때로는 파괴적인 음향을 거부하고 거꾸로 중세 교회음악으로 눈을 돌려 틴티나불리(tintinnabuli, ‘작은 종’)라 일컫는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교회 종소리를 연상시키는 기본 3화음의 커다란 울림이 서서히 침묵으로 사라지며 동시에 그 침묵을 다시 밝히는 듯한, 단순하지만 신비롭고 깊은 여운을 주는 여백의 음악. 이러한 패르트의 음악은 복잡한 오늘날을 사는 현대인들의 고단한 마음을 위로해 주며 또다른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에스토니아의 국립 합창단인 EPCC는 패르트 음악 연주로 명성을 쌓아 세계 곳곳에서 초청받아 풍요로운 발트해 지역 고유의 노래를 알리고 있으며, 이들의 8개 음반은 10번이나 그래미상에 노미네이트 되어 음악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이 중 패르트의 종교합창곡을 담은 <다 파쳄(Da Pacem)>은 2007년 이들에게 그래미상을 안겼다.


이번 첫 내한공연에서는 패르트 음악 해석의 권위자인 영국 출신의 스티븐 레이튼(Stephen Layton)이 지휘를 맡아 아르보 패르트와 함께 2009년 탄생 200주년을 맞는 멘델스존의 아 카펠라 종교합창음악을 들려준다.

 

  

 

[프로그램]

  

*아르보 패르트 Arvo Pärt

- 아베마리아 Bogorodytse devo

- 승리 후에 Dopo la vittoria (Following the Victory)

- 눙크 디미티스 이제는 놓아주시도다 Nunc dimittis / 누가복음 2 29-32

 

*펠릭스 멘델스존 Felix Mendelssohn

- 어찌하여 열방이 분노하며 Warum toben die Heiden? Op.78 No.1

- 주여 나를 인도하소서 Richte mich, Gott Op.78 No.2

- 내 주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Mein Gott, warum hast du mich verlassen? Op.78 No.3

 

Intermission (20)

 

*아르보 패르트 Arvo Pärt

- 7개의 마니피카트 화답송 7 Magnificat Antiphons

 

*펠릭스 멘델스존 Felix Mendelssohn

-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Kyrie eleison Op posth.

- 거룩하도다, 거룩하도다 나의 주 Heilig, heilig ist Gott, der Herr Zebaoth Op posth.

- 높으신 곳에 하나님 영광있으라 Ehre sei Gott in der Höhe Op posth.

 

공연후기....

 

2009년 LG아트센터 기획공연도 오늘로서 시작이다.

항상 그렇듯이 10개의 공연을 선택해서 보는 자유패키지...그렇게 해서 35%의 놀라운 할인도 챙겼고, 오프닝순간 예매....

가격대비 가장 좋은 1층과 2층 자리도 선점했다.

해외 여행중이라 딸에게 몇번이나 부탁 또 부탁을 해서 얻은....내 삶에 있어서 정말 귀한 공연들이다.

 

이번엔 10개의 공연을 선택함에 있어서 그리 주저할것도 없었다.

그중에서도 눈에 확 들어온 것이 오늘 이 공연....

인간의 목소리가 모여져서 마치 천상에서 쏟아져 내리듯 화음을 만들어 내는 합창을...

그것도 무반주 아카펠라 합창에 열광한다.

더우기 <아르보 패르트>음악이라니.....오오오~~~

 

일요일이라서 좀 여유를 두고 일찍 출발을 했다.

스타벅스에 들러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미술작품도 구경하고...

그리고 메인로비에서 판매되고 있는 음반들을 구경했다.

예상대로 많은 음반이 있었다. 그중에서 디아파종상을 비롯 그래미상을 탄 3개의 음반을 샀다.

 

평소와는 달리 일찌감치 홀에 들어가 자리를 찾아 앉았다.

그리고 이것 저것 뒤적여 보았다.

여기 저기 써있는 글귀들이.... 그 자체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하게 했다.

마치 신앙과도 같은....

 

하나의 음이라도 온전히 ,소리를 낸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하나의 음 또는

침묵의 순간이 나의 영혼을 위로해 준다.

 

하나의 음....온전히 소리를 낸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하나의 음,,,침묵의 순간이 나의 영혼을 위로해 준다고....

가슴속 저 깊은 속에서 통증이 느껴져 왔다.

 

무장하지 않은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오로지 자유를 갈구하는 노래만을 불러 소련 지배하에서 나라를  구한 민족 ...

잠시후 이들 나라의 최고 합창단이 나와 이 느낌을....아르보 패르트의 사상을 노래할 것이다.

시작도 전인데, 벌써부터 천상의 문이 열리고 아름다운 천상의 소리들이 화성을 이루며 쏟아져 내리는것만 같아 머리가 쭈삣거린다.

 

아르보 패르트는 현대음악의 복잡하고 때로는 파괴적인 음향을 거부하고 거꾸로 중세 교회음악으로 눈을 돌려 틴티나불리- 작은 종이라 일컫는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교회 종소리를 연상시키는 기본 3화음의 커다란 울림이 서서히 침묵으로 사라지며 동시에 그 침묵을 다시 밝히는 듯한, 단순하지만 신비롭고 깊은 여운을 주는 여백의 음악.....

중세음악으로 부터 현대의 미적 감성에 맞춘 자신만의 음악어법을 만들어 낸것이다.

지극히 간결하고 절제된 음악....

커다란 여백과 여운,,,,

강한 호소력.....

 

드디어 26명의 남,녀 합창단이 무대에 올랐다.

아르보 패르트 음악해석의 권위자인 영국출신 지휘자 <스티븐 레이튼 Stephen Layton>이 나오고 공연은 시작되었다.

그들의 노래가 홀을 에워싸며 흩어질때 나는 천정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어둠속에 오로지 그들의 목소리만이 마치 해파리가 깊은 바닷속을 유영하듯이 그렇게 떠다녔다.

아르보 패르트가 말한것같이 아무 생각도 않고 그저 영혼을 이 순간만이라도 자유롭게 놓아주고 싶었다. 

 

남편이 밤낚시에 열광하는것이

"오로지 하늘과 물과 나만이 존재해서" 라고 했듯이....

내가 공연장에서 전율이 일도록 짜릿함을 느끼는 순간이

엄청난 해일의 스케일보다도 숨도 쉴 수 없을 만큼의 고요....

천여명이 넘는 그 관객이 어느 한 사람 어긋남이 없이 일치되는 그 순간의 침묵...

 

패르트말처럼 그  침묵의 순간에 내 모든 영혼이 위로받고 치유되고 있는 것이었어~

 

러시아 성당에서 미사중에 들었던 무반주 성가들이....

수도원에서의 수사님들의 천상의 노래에 눈물이 쏟아져내렸던 순간들이....

칠흙같이 까만 낚시터에서 밤하늘 별찾아 하늘로 울려퍼질 오늘 산 음반의 선율들이...

모두 오버랩되어 가슴을 벅차게 했다.

 

지난 주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지극히 간결하고 절제된 삶...

내 삶안에도 이 처럼 커다란 여백을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편안하고 좋을까.....

 

아르보 패르트....

에스토니아 체임버 필하모닉 콰이어...

멘델스죤.....

 

오늘의 공연은

신앙고백이었고, 기도였다.

 

하나의 음, 온전함, 단순함,충분함, 침묵, 위로, 절제, 여백,여운,신비...........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Estonian Philharmonic Chamber Choir)*

*공식 홈페이지:http://www.epcc.ee/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의 또 한번의 대단한 음반<다 파쳄>!
그들의 음악성은 언제나 독창적인 아르보 패르트의 종교 합창곡에서 더욱 눈부시다.”

- GRAMOPHONE

“최근 불고 있는 발트해 음악 부활에 크게 기여한 비르투오조 앙상블”
- The New Yorker

우리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북부 유럽 발트해 연안의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수도 탈린). 전체 인구가 1백만이 약간 넘는 이 작은 나라의 국립 합창단인 에스토니아 필하모닉 체임버 콰이어(EPCC)는 세계 음악계가 가장 실력있는 합창단의 하나로 손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뛰어난 앙상블을 자랑한다. 북구 청정한 공기를 연상시키는 깨끗하고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한 이들의 목소리는 발트해를 너머 유럽 전역과 북미, 그리고 아시아까지 울리며 발트해의 음악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EPCC는 1981년 Tonu Kalijuste에 의해 창단되었으며, 그가 20년간 합창단을 이끌었다. 2001년 Kalijuste이어 영국 출신의 저명한 지휘자이자 학자, 그리고 유명한 힐리어드 앙상블(Hilliard Ensemble)을 창단한 바 있는 폴 힐리어(Paul Hillier)가 합창단을 이끌게 되면서 EPCC의 명성은 한층 높아지게 되었다.

에스토니아의 세계적인 작곡가인 아르보 패르트(Arvo Part)의 전기작가이기도 한 힐리어는 EPCC를 이끌며 패르트 뿐 아니라 발트해 지역의 풍요로운 합창전통을 연구하고 소개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2002년부터 시작된 “발트해의 목소리(Baltic Voices)” 음반 시리즈(아모니아 문디)는 음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세 장의 시리즈 음반 가운데 두 장이 그래미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아모니아 문디와의 또 다른 프로젝트로는 2003년 ’천국의 힘’(18세기 러시아 정교회 음악)과 2005년 라흐마니노프 , 2006년 아르보 패르트의 <다 파쳄> 및 러시아 정교회 크리스마스 음악인 가 있으며, 이 중 패르트의 종교합창음악을 모은 <다 파쳄>은 2007년 그래미상 최우수 합창 연주상을 수상하였다.

EPCC의 디스코그래피는 모두 전세계 주요 음악 평론가들과 전문지로부터 높은 찬사를 받고 있다. 서방세계로 망명한 아르보 패르트 음악을 소개한 독일 ECM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패르트의 Kanon Pokajanen, Te Deum(탈린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Litany(힐리어드 앙상블) 는 모두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을 하는 등 큰 성공과 찬사를 이끌어 냈으며 Forgotten Peoples, Litany to Thunder(디아파종지 선정 2000 최고 합창 음반) 및 또다른 에스토니아 작곡가인 튀르의 Crystallisatio도 큰 주목을 받았다.

EPCC는 현재 시즌당 60-70회의 연주회를 열고 있으며 유럽, 미국, 캐나다, 일본에서 정기적으로 투어 공연을 하고 있다. 이들의 레퍼토리는 그레고리안 성가에서 후기 바로크 그리고 20세기 음악까지를 포괄하며 바흐 및 현대 작곡가들의 작품과 패르트 및 벨요 토르미스 등의 에스토니아 합창음악은 합창단의 프로그램에 있어 대단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PCC는 2008년 9월부터 폴 힐리어에 이어 베를린 RIAS 캄머코어를 이끌었던 네덜란드 출신의 다니엘 러스(Daniel Reuss)가 새로운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티븐 레이튼(Stephen Layton) / 지휘*

개성 있는 음악성과 활기 넘치는 연주를 들려주는 스티븐 레이튼(Stephen Layton)은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지휘자로 급부상했다. 그는 최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물론 암스테르담 콘체르트헤보우에서 연주 했음은 물론 그리고 고음악 아카데미와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 런던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바흐 및 헨델을 연주하였다.

템플 처치(Temple Church)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레이튼은 테버너의 서사 ‘The Veil of the Temple(저녁기도)’의 대담한 연주로 런던 및 뉴욕 링컨센터에서 초연하며 찬사를 받았다. 또한 아르보 패르트, 제임스 맥밀란, 토마스 아데, 모르텐 라우리센, 에릭 위터커 등의 음악을 초연 및 녹음하면서 동시대 작곡가와의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

네덜란드 체임버 콰이어의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레이튼은 현재 덴마크 방송합창단의 객원 지휘자, 폴리포니의 음악감독, 홀스트 싱어즈의 음악감독, 그리고 캠브리지 트리니티 컬리지의 음악감독직을 동시에 맡고 있다. 또한 런던필, 스코틀랜드 체임버 오케스트라,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 로열 스코틀랜드 국립 오케스트라, 번머스 심포니, 울스터 오케스트라, 시티 오브 런던 신포니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객원지휘자로 활발히 활동 중이며, 데보라 워너가 무대극으로 연출하여 화제가 된 바흐 ‘요한 수난곡’을 올렸던 잉글리시 내셔널 오페라를 지휘했다. 레이튼은 특히 브리튼 신포니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들과 헨델, 브루크너, 풀랑크, 스트라빈스키를 포함한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녹음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데뷔를 계기로 그의 미국 연주도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2006년과 2007년 하이페리온에서 발매된 위터커, 라우리센의 음반으로 그래미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스티븐 레이튼의 독특한 디스코그래피는 음반 수상으로 이어졌는데, 아데, 브리튼, 코르넬리우스, 그레인거, 그레차니노프, 홀스트, 맥밀란, 패르트, 루터, 슈니트케, 태버너, 월튼, 라우리센, 위터커 등의 음악 등이 높은 찬사를 받았다. 2001년 브리튼의 곡을 녹음한 그의 하이페리온 음반은 그라모폰상은 물론 디아파종상 ‘올해의 최고 합창음악 음반’으로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