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뉴질랜드(2009.1)

21.호주, 뉴질랜드/밀포드 사운드...1

나베가 2009. 1. 20. 04:55

호머터널을 빠져 나오면서 더이상 무엇을 바랄까...

"이만하면 충분해!!"

그렇게 맘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쏟아붓는 빗줄기가 야속한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간사한 마음의 한계인것 같다.

아니...

이렇게 엄청난 빗속에서도 그나마 배가 뜰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건가??

시야가 너무 흐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만 같아 안타까웠다.

 

 배에 타자마자 점심식사 부터 시작했다.

선상뷔페 치고는 너무나 간소한 차림이었다.

 

 

 식사를 하고 있지만....

그리고 양동이로 들어붓는 것같은 빗줄기에도 맘은 밖에 나가 있었다.

비교적 유리창이 깨끗해서 시야는 좋았지만, 그래도 유람선을 이렇듯 선상내에서 지켜 본다는게 용납이 되지 않았다.

 

 나는 2층 선실로 올라가 갑판으로 나갔다.

날아갈듯 불어재끼는 바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폼을 잡으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갑판은 붐비고 있었다..

나도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빗줄기와 폭포가 함께 뒤엉켜서 날아와 순식간에 내 머리와 옷가지들을 적셔놓았다.

바람이 심하면 선실로 들어왔다가 좀 잦아들면 다시 나가기를....

수차례 들낙거리면서 사진을 찍고 또 그 엄청난 위용을... 기를...

온몸으로 받아내었다.

 

 

 아니..

세상에 태어나 두번 다시 없을 이 엄청난 위용앞에서 옷가지들이야 젖으면 어떠랴~

말리면 될것을...

그런 심산이었다.

 

 그런 맘을 가진 사람이 비단 나 뿐만은 아닌것 같았다.

서너팀의 한국인들이 이 배에 타고 있었는데, 어떤 팀인 지..

그 팀들은 모두 다 그런 심산이었든거 같다.

 

어쩌면 그들의 흥분까지 합해져

나 역시 더 흥분과 감동의 도가니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는 지도 모르겠다

그들 말따나

노르웨이에서의 잔잔한 그림같은 피요르드의 절경을 감상할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이 느낌을...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오히려 훨씬 더 감동적이라고...

 

 

 그들은 이 비바람 속에서도 나까지 챙겨주며 연신 사진을 찍어주었다.

이렇게 서봐라, 저렇게 서 봐라...

어~~ 경치 멋있으니 빨리 저기 서봐라...하면서

ㅎㅎ

 

그 마음씀이 너무 고맙기도하여 우린 잠깐동안 친숙해져 말을 텄다.

마침 출입문쪽에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해 놓은것이 눈에 띄어

우린 커피를 한잔씩 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여행자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분과 행복으로 가득한 법이다.

 

 

뭐야??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아니...저 비바람 속을 뚫고 나가자??

그래~ 앞으로 전진!!

 

 

 

 와아~

저멀리 미지의 세계에서 배 한척이 다가오고 있는 것만 같다.

뭘까...

해적선???

그래~ 해적선 같아~ 해적선이라고 하자!!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저 배가 우리배에 와 닿으면 누가 내릴까...

후크 선장??

설마 칼들고 우리배를 습격하는 건 아니겠지??

푸하핫<<<

 

이 엄청난 폭포는 무엇일까...

보웬폭포일까??

스털링 폭포일까.. 

 

 스털링 폭포??

이 폭포를 맞으면 주름살이 펴져 10년은 젊어진다나~ ㅎㅎ

아마 여자들은 모두 이 폭포를 맞았을 거 같구만~~

아예 이 폭포를 맞으라고 한참을 그 폭포앞에 정박했다가 떠난다.

나도...

물론 맞았다.

 

10년???

물론 그만큼 젊어진것 같다.

ㅋㅋㅋㅋ

 이곳에서도 역시 깍아지른 듯한 괴암절벽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실폭포 또한 장관이다.

얼마나 그 높이가 높은 지...

렌즈속에 다 잡히지 않을 정도다.

 

 글쎄...아래 사진의 폭포가 보웬 폭포인것 같다.

방송이 나왔지만

비바람과 파도때문에 하나도 들리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실..

어떤 폭포가 이 폭포인 지, 저 폭포인 지...관심도 없었다.

그저

삼켜벌릴듯 강렬했던 비바람속 밀포드 사운드 항해를 잊을 수 없을뿐이다.

 비바람이 너무 심해 폭풍이 일어 더 멀리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빙빙 돈듯한 느낌이든다.

어쨋든 2시간 40분여의 항해를 끝으로 다시 이 보웬폭포로 와서 한번씩 더 맞게끔

잠시 정박해준다.

그 사이...

얼른 또 사진 한컷을 안찍을 수가 없다.

ㅋㅋㅋㅋ

 

 




Claudia Jung - Je t'aime mon amour (사랑하는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