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수교 120주년 기념 콘서트...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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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명훈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더해지는것 같다. 그의 연주가 있는 날은 매번 거의 합창석까지 꽉 차는 걸로 봐서~ 그리고 그가 입장할때의 우뢰와 같은 환호 소리로 봐서~ 이 모든것이 무엇보다 서울시향의 연주 실력이 두드러졌음을 실감하기 때문일것이다.
오늘은 무엇보다 프랑스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는...연주가 끝나고 앵콜 연주를 하기 직전에 그가 말했듯이 프랑스에서 지휘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한 그로선 참으로 뜻깊은 날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프로그램도 전곡이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작품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순서가 바뀌어서 1부 첫곡 라발스와 3번째곡 볼레로가 바뀌어서 연주가 될것이라고 방송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1부 휘날레를 장식하기엔, 그리고 첫곡의 서두를 열기에 이 순서가 바뀌는 것이 훨씬 좋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홀에 적막이 찾아들때까지 지휘자는 기다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 지휘자도 연주자도 ...아무도 연주하지 않는것 같은데 .... 어디선가 들릴 듯 말듯....작은 북의 리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늬때는 당연히 맨 뒷자리에서 있어야 할 작은 북이 한 가운데서.... 볼레로 곡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될 ...그 가장 여린음을 내면서 모든 객석을 숨죽이게 만들었다. 이내 플룻의 감미로운 선율이 무대를 감싸고, 이어서 클라리넷,오보에,트럼펫,트롬본,호른,피콜로........ 유난히도 많이 편성된 관악기들이 돌아가면서 주제를 반복 연주했다.
리듬도 주제도 같으면서 조금씩 달라져 가는 음색..... 다른 음악과 판이하게 다른것은 바이올린이 쉬고 있다는것. 비올라와 첼로가 소리없이 피치카토로 받쳐주고 있을 뿐이다. 이 반복되는 리듬은 이렇게 점점 크레센도 되가며 그 무게로 객석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어느순간...웅장함이 느껴져왔다. 콘트라 베이스가 합류를 한것이다. 무게와 속도와 크기는 점점 세어져갔다. 처음부터 끝까지 활약한 팀파니의 속도와 크기도 세어졌다. 이렇게 작은북과 팀파니가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되는 곡이 또 있을까..... 더이상 ...한계가 느껴질 즈음 심벌즈, 큰북등이 합세해서 곡의 휘날레를 장식했다. 너무나 멋진곡이란 생각이 클라이막스까지 갔을때 연주도 끝나면서 일제히 환호도 터졌다.
두번째곡....찌간느.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스베들린 드세브>가 지휘자와 함께 나왔다. 유난히 크기가 작은 바이올린을 가지고 있었는데, 곡 자체도 감미롭지만 연주도 소리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현이 끊어질듯한 실낱같은 최고음.... 현란한 피치카토... 함께 현란함을 더해주는 하프... 현악기의 흐름속에 혜성같이 등장하는 관악기들.... 마치 파가니니의 현란함을 듣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세번째....라발스. 적막이 느껴졌다. 그리고 무대엔 한명의 발레리나가 춤을 추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내 또 한명...두명...세명.... 어느새 무대엔 발레리나로 꽉 찼다... 그들의 춤은 점점 격렬해진다. 이상하게도 멀마전에도 이 <라발스>를 연주했었는데, 그때와는 느낌이 판이하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때는 불협화음적인 요소와 타악기의 현란함에 귀가 솔깃했었는데, 오늘은 눈이 즐겁다. 아마 첫곡 <볼레로>의 인상이 너무 강하게 박혔는 지..... 그 느낌 그대로 라발스에서도 쓸쓸함과 함께 감미롭고도 아름다운...그러면서도 사람을 강하게 빨아들이는 마력같은... 1부 휘날레는 강하게 ...모든 타악기가 총 동원되어 끝을 맺었다. 마치 연주가 끝난것처럼 객석은 환호했다.
인터미션 시간에 일숙언니와 만나 좌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면서 오늘은....엊그제와 같은 비극아닌 비극이 일어나선 안되지~하며 다시 한번 웃고는 서둘러 홀로 들어갔다.
다프니스와 클로에... 찌간느 연주를 했던 바이올리니스트가 악장자리에 앉았다. 역시 발레곡 답게 아름다운 연주는 1부에 이어서 계속되었다. 현악기는 두드러지지 않게 흘렀고, 마치 프리마돈나의 솔로 연기를 보듯..... 플룻의 독주는 계속되었다.. 얼마동안 그렇게 프리마돈나의 춤속에 빠졌었을까... 또다른 감미로움이 무대를 메워왔다, 바이올린의 독주....하프 선율.... 전반적을 현악기의 두드러짐보다는 목관악기의 두드러짐으로 ....마치 목관악기가 무용수이듯 춤을 추는 모습으로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니라 전원이 느껴지고 그속에서 춤을 추는 발레리나가 연상되었다. 유난히 아름답고 감미로운 플룻연주.... 며칠전 서울시향 수석주자들로 결성된 앙상블연주에서 저 플루티스트가 감기가 걸려서 무대에서 기침을 심하게 해서 분심을 잔뜩들게 했던 연주자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곡이 점점 끝나가고 있음이 느껴졌다. 타악기들의 합세... 트라이앵글과 탬버린, 자루가 달린 캐스터네츠가 현란하게 춤추듯 울린다. 내려놨던 망원경을 다시 들여다 보니, 트라이앵글과 캐스터네츠를 함께 연주하는 연주자의 몰입이 장난아니다. 크기가 모두 다른 북채가 여행가방에 한가득 들어있는 팀파니도 작은 북도.... 이젠 발레가 아니라, 플라멩코를 춰야 될것만 같은 느낌....^^
그렇게 연주는 끝이 났다.
앵콜연주도 매번 준비해서 우리에게 더욱 감동과 기쁨을 주는 정명훈.... 오늘도 여지없이 감동으로 가득 채워 온 연주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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