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6년 사순절의 예약 연주회를 위해 작곡된 3곡의 협주곡 (K·488, 491, 503)의 첫 작품이다. 악기 편성에서 트럼펫,
팀파니가 빠지고 오보에 대신 클라리넷이 사용되어 한결 유연하고 전아한 분위기가 감돈다.
맑은 제1, 3악장 사이의 제2악장 f#단조 아다지오는 모짜르트 단조 음악의 진수의 하나이다. 피아노의 비창미 넘친 주제에 이어
목관과 제1바이올린에 의한 응답 주제는 유연한 위안의 노래이다. 후반부에 현의 피치카토 아래 피아노의 느긋하게 끊어질듯 이어지는 선율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Maurizio
Pollini
하나, 이마가 넓은 귀공자 타입의 M. Pollini의 한창 시절 사진은 많이 봐왔지만, 내가 위에 퍼온 사진에서 보듯, 백발마저
벗겨진 대머리의 그의 노회한 모습은 참으로 '신선' 그 자체이다.
또 하나, 이 음원의 장점은 유심히 들어볼 필요도 없이 원곡의 source가 CD가 아니라 LP 임을 알 수 단번에 있다. 음악
소리중에 LP 특유의 바늘 긁는 잡음이 들리기 때문이다. LP에 대한 향수 따위를 내가 갖고있진 않지만(나는 오히려 그런 향수를 혐오한다)
PC를 통해 LP 사운드를 듣는 건 참 기이한 청각 체험이다.
검색한 결과로는 M. Pollini가 Mozart Piano Concerto 23번을 연주한 음반은 아래와 같다. 헌데 출시된
날짜가 2003년으로 되어있어서 실제 녹음 년도는 알 수가 없다. 분명한 건 2003년도에 LP로 녹음했을 턱도 없고, 아래 음반에서 지휘를
맡은 Karl Böhm 은 이미 1981년 타계했으니, 아래 음반은 다만 Pollini의 최근 사진으로 카버만 교체한 옛날 음반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녹음도 81년 전에 됐단 얘긴데....
출처 :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들은 그 정묘한 맛과 향취, 피아노와 관현악의 밀고 당기는 듯한 미묘한 경쟁, 관악기와 피아노 독주와의
대화가 주는 절묘함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중 이 협주곡은 그의 전성기 때 쓴 것으로(쾨헬 넘버 400 번대) 이때가 모짜르트의 가장 질
높은 피아노 협주곡들이 탄생하던 시기였다. D minor의 20번을 시작으로 2악장이 유명한 21번, 멋있는 22번, 그리고 이 곡을 거쳐서
24번으로 마무리되는 그의 전성기 피아노 협주곡들은 하나같이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고 보여진다.그 중에서도 모짜르트의 장조협주곡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당연히 이 곡을 들어야 한다. 21번에서 시작하여 23번을 거쳐 25, 26, 27로 이어지는 장조 협주곡 군에서 이 곡은 가히
최고봉에 우뚝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23 번은 모짜르트 특유의 아이러니라고나 할 수 있는 우는 듯한 웃는 듯한 그 느낌을 가장
잘 나타내 준다.
이런 느낌은 특히 1 악장에 잘 나타나 있는데 현악기가 유도하는 제 1 주제가 그 대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피아노는 화려하게
움직이고 관현악도 이에 맞추어서 들어갈 시간에 들어가고 나갈 때 나가는 앙상블을 보여준다. 이 곡의 1악장이 주는 아이러니는 형식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멜로디가 주는 느낌이다. 절묘하게 조가 바뀌면서 분위기가 슬며시 변했다가 도로 돌아온다. 슈베르트가 전조로 인한 감정전환에 아주
능한데 모짜르트의 이런 면을 보고 배우지 않았나 싶다. 이 악장을 유심히 듣다 보면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에 나타날 서정성의 극치를 미리
보는 것 같고 사실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4번이 베토벤의 3번 피아노 협주곡의 모델이 되었고 22번과 25번이 베토벤의 황제의 모델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 곡을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의 모델로 삼게 되는 것에 망설이지 않게 된다. 바이얼린 소나타 K.301의 1악장을 들어본
사람은 그 곡이 주는 1악장의 극단적으로 아름다운 정신의 세계가 이 곡에서 어떻게 더욱 더 정화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 악장은 전형적인 3박자 형식의 단조. 이걸 잘만 연주하는 사람이 한다면 참 좋은 곡이 될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중간의
트리오는 교향곡 40 번처럼 정묘하게 진행된다. 시칠리아노 풍의 리듬에 실린 이 f#단조의 악장은 그 찌르는 듯한 조성에도 불구하고 이 속에
실린 우수는 쇼팽을 능가하며 앞날에 다가올 낭만주의에의, 특히 쇼팽이 추구한 음악에의 예시가 아닐까 한다.트리오에서 단 2개의 관악기만으로
이렇게 풍요로운 소리를 낼 수 있는 작곡가는 모짜르트 외에는 아직 없다.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사관생도 안드레이는 상관
앞에서 도저히 그를 욕할 수 가 없어서...벌로 낮이나 밤이나 방독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리고 모차르트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묻는 룸메이트에게
모차르트가 얼마나 위대한지 증명해주겠다고 하면서 방독마스크를 쓴 채로 이 곡을 연주한다. 이 아름다운 곡을 배경으로 러시아의 방대한 설원이
펼쳐지고, 침엽수림 사이를 누비며 달리는 또 한 사람의 안드레이가 보인다. 러시아의 멋진 풍경과 음악...그리고 러시아사람들의 기질을 조금이나마
알게 해 준 영화였다. 영화를 보고 나면 러브 오브 시베리아라는 우리나라식 의역이 좀 부적절하게 느껴진다. 시베리아의 이발사는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영화식 표현이라는 걸 누구라도 알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눈도 즐겁고 귀도 즐겁고 마지막에는 반전도 있고 ....그리고 감동도
주니...좋은 영화로 기억될 수 밖에...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의 원 제목이
바로 "시베리아의 이발사(Barber of Siberia)"이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제목을 딴 이 영화는 러시아의 눈부신 설원과
울창한 시베리아 삼림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20살 난 러시아 사관생도 안드레이와 매혹적인 로비스트 제인, 그리고 제인에게 흠뻑 빠진 사관학교
장군 간의 애틋한 사랑을 그리고 있는 영화이다.
"피가로의 결혼" 중 더
이상 날지 못하리-Giuseppe Taddei
1885년. 모스크바로 향하는 기차에 탑승한
러시아 사관생도들은 1등 칸에 탄 미모의 미국여인을 발견한다. 자신을 제인 칼라한(줄리아 오몬드)이라고 소개한 여인은 알고 보면 시베리아의
이발사라고 하는 벌목기계를 러시아 정부에 팔아 넘기기 위해 발명가로부터 고용된 로비스트이다. 아무튼 친구들의 장난으로 혼자 제인 옆에 남게 된
사관생도 안드레이 톨스토이(올렉 멘시코프)는 그녀에게 매혹을 느끼고 함께 노래까지 부른다. 제인 역시 톨스토이의 미소와 순수함에 흠뻑 빠져들게
되고, 그들은 국경과 나이를 초월한 사랑을 시작한다. 제인은 사관학교 교장이자 황제의 오른팔인 레들로프 장군을 유혹하려고 사관학교를
찾았다가 안드레이와 운명적으로 재회한다. 제인의 미모에 마음을 빼앗긴 레들로프 장군은 어느날 얄궂게도 안드레이를 대동하고 그녀앞에 나타나 청혼의
연서를 읽게 하고, 연서를 대신 읽어내려가던 안드레이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질투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공연장에
제인과 나란히 앉아 있던 레들로프 장군을 목격한 안드레이에게 그를 공격하도록 부추긴다. '엄청난' 죄를 저지른 청년생도는 그 길로 투옥되고
만다.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시베리아를 다시 찾은 제인이 가정을 꾸린 톨스토이의 흔적을 발견하는 데..
![](http://blog.empas.com/u90120/22376796_450x287.jpg)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피가로'와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선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주요 등장인물들의 갈등 관계가 같다. 어여쁜 아가씨 로지나와
알마비바 백작, 그리고 바르틀로 박사가 등장하는 오페라 무대의 삼각관계가 스크린에서도 똑같이 이어지고 있다. 주인공들의 연결 매개체 역할을 하는
'세빌리아의 이발사(피가로)'도 영화 속에서 중요한 역할로 등장한다. 시베리아의 울창한 숲을 단숨에 밀어붙이는 무지막지한 벌목기계의 이름이 바로
'시베리아의 이발사'이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피가로'는 영화 전편에 걸쳐 중요한 음악적 역할을 하고 있다. 남녀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기차
안에서 사관생도 안드레이가 피가로의 아리아 "더 이상 날지 못하리"를 기쁨의 아리아로 제인에게 불러주는가 하면, "피가로의 결혼" 오페라를 영화
속에서 직접 공연하기도 한다. "세상의 남성들이여, 눈을 떠라. 여자는 요물이다. 속지 마라." 라며 영화 속 오페라에서 슬픔과
분노의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이다.
그리고 방독면을 뒤집어쓴 병사는 모차르트를
경멸하는 교관 앞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곡(피아노협주곡 23번 아다지오)을 연주하고, 시종일관 "모차르트는 위대하다"는 말을 외쳐대고 있다.
"당신을 평생 기다렸어요...
당신이 존재하는지도 모르면서...."
"우리 주변을 둘러싼 일들이 종종 우리를
분노케 하지. 하지만 정작 우리가 분노하고 있는 것은 바로 내 자신 때문이야."
-<러브 오브 시베리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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