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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칠리아 바르톨리

나베가 2006. 4. 5.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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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디바-체칠리아 바르톨리&정명훈 콘서트

 

공연을 보기도 전부터 ...아니, 바르톨리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접한 그 순간부터... 그 흥분과 설렘을 뭐라 말할 수 있을까...

티켓팅 오픈날을 고대하며 9시 '땡' 하자 마자 예매를 한...

너무나 비싼 공연료땜에 그나마도 가장 싼 좌석을 조금이나마 앞좌석을 구입하려면 이정도의 수고는 아무것도 아닌셈이다.

 

작년에 예매를 해두었는데...세월이 얼마나 빠른 지 어느새 해가 바뀌고 3월 말...오늘 공연이라니...

 

분주하게 티켓교환을 하고, 팜플릿을 사고....

이 모든 일상적인 일들조차 시간의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흥분된맘때문이었는 지 분주하게 움직여졌다.

여늬때보다 훨씬 빠른 알림종이 울렸다.

아니....커피 마실시간도 없는거야???

시계를 보니 아직 충분했다.

일숙언니와 나는 빠른몸짓으로 커피숍으로 갔다.

광장에는 차들이 지나갈 틈만 남겨둔채 가득 세워져 있었다.

오늘은 고관들이 많이 왔나~~~

지난 베를린 필하모닉이 왔을때도 이랬었다.

여늬때같으면 티켓이 매진이 되어도 광장까지 차가 세워지는 일은 없다.

 

콘서트홀 맞은편 커피숍은 스타벅스 커피맛만큼 향이 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커피맛이 좋아서 공연에 앞서 항상 행복감을 더해주는 시간이다.

 

내자리는 지난번 사이먼래틀을 봤던 그자리....

3층 A열 젤 앞자리.

사이드라서 싼좌석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횡재하는 자리다.

이번에도 망원경을 제쳐놓고서라도  바르톨리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수 있는 좋은 자리다. 더우기 망원경까지 있으니까..표정까지 놓칠리 없다.후훗^^

 

아래를 내려다 보니 항상 그자리에 앙드레 김이 앉아있다.

문득 '저 자리는 앙드레김이 세놨나?' 아님 '주최측에서 항상 배려를 해주는건가'  아냐...음악을 사랑하고 로비도 콘서트 티켓으로 한다고 들었는데...그래, 돈도 많고 뭐...VIP고객이니까...근데 저 맨 앞자리가 가장 좋은자리는 아닌데...

별 쓸데없는 분심이 들었다. 후훗^^

 

드디어 그녀가 정명훈과 함께 등장했다.

웨딩드레스만큼이나 치마자락이 길게 끌리는...무슨색이라 표현할까...  에매랄드색이라 해야하나??

드레스 색깔만큼이나 올백으로 묶은 머리때문인 지 인상도 너무나 강렬했다.

어느새 40세가 넘어 팜플릿이나 디스크쟈켓에서 느껴졌던 그런 모습은 많이 상쇄되었지만, 목소리만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어쩌면 그렇게도 청아하고 맑은 소리인 지...

조그마한 티끌하나도 느낄 수가 없었다.

처음엔 그의 단점인 작은 성량땜에...더우기 3층에서 들으니 집중이 안되어 안타까움을 줬다.

그러나 너무나 완벽하게 이어지는 노래들...

정명훈의 반주도 그와의 호흡도-같이 디스크녹음도 했지만...-너무나 완벽하게 느껴졌다.

며칠전 런던필하모닉을 지휘했던  열정적인 모습과

지금의 너무나 감미로운 반주를 하고 있는 부드러운 모습의 정명훈.

 

그래, 음악적으로 뭐라 평할수 없는 아마추어지만, 감히 퍼펙트하다고 말할수 있을거 같았다. 그렇게 느껴졌다.

그저 아무 생각할 틈도 없이 빨려들어가게 만들었다.

가슴깊이서 탄성이 나왔다. 

 부드럽고 아름다운 음색을 가진 메조이면서 그렇게도 넓은 음역을 자유자재로 낼수 있음이....

 

역시 흥분과 감동의 도가니였고, 삶의 에너지를 채워갔던 '안젤라 게오르규 공연...

노래도 노래였지만 무대를 아름다운 미모와 뭔지모를 카리스마로 제압했던 '그녀의'공연이 순간 교차되어 스쳤다.

소프라노와 메조 소프라노의 차이는 있지만 ,감히 나는 바르톨리를 최고의 자리에 자리매김했다.

 

그렇게 1부가 끝나고, 2부의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들-벨리니,롯시니의 노래들이 끝나고...

 

우뢰와 같은 함성..

앵콜...

앵콜...

앵콜...

앵콜...

우리는 무려 앵콜을 4곡이나 들었다.

모두 기립박수로 환호한건 당연한일이다.

언제까지나 그대로 머물고 싶은 ..감동의 도가니에 모두들 빠져버린듯 했다.

더우기 합창석에 앉아있는 관객을 배려해서  그들을 바라보고 노래를 불러주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공연장을 나오니 앵콜곡을 한두곡쯤 포기하고 사인을 받기 위해 나와 서있는 사람들로 끝도 모르게 늘어서있다.

뒤늦게 합류가 난 거의 끝자락에 서있었지만 조금도 지치거나 지루하지 않았다.

내 앞뒤에서 공연을 보고 난뒤의 느낌들을 전화로 중계해주는 감동과 흥분의 소리들을 듣고 있자니...재미도 있고 나 자신의 감동도 배가 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쳤을만도 한데 팬 하나 하나를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봐주는 그녀...

사인밑에 하트까지 그려주는 정성...

 

너무나 늦게 끝나서 예술전당 마을버스까지 끊겨서,

9700번 버스타고 한강야경을 바라보고 오는 호사도 못누리고, 남부터미널까지 걸어가서 전철을 탔지만.....

지방에서부터 와서 그시간에 고속터미날 어디서 택시타냐고 묻던 사람에 비하면 난 너무 호사스러운 힘듬에 불과하다,

 

이제 언제나 그녀를 다시 볼 수 있을까....

베를린 필이 21년만에 다시오고,

런던 필이 10년만에 다시 왔던거와 같이 그녀나이 환갑이 넘어서나 다시 보게 되는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