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7년)

서울시향/마르쿠스 슈텐츠 사이클 I: 낭만주의 시대의혁명가들/2017.1.20.금/롯데 콘서트홀

나베가 2017. 1. 20. 14:16




마르쿠스 슈텐츠 사이클 I: 낭만주의 시대의혁명가들



 

1 20 () 오후 8롯데콘서트홀

 

지휘 마르쿠스 슈텐츠 Markus Stenz, conductor

피아노 데죄 란키 Dezső Ránki, piano

 

스트라빈스키, 장송적 노래 (아시아 초연) Stravinsky, Funeral Song Op.5(Asian Premiere)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1번 Liszt, Piano Concerto No. 1 in E-flat major, S. 124

슈만, 교향곡 2번 Schumann, Symphony No. 2, Op. 61 


 

2015년 국립 상트페테르부르크 림스키코르사코프 음악원의 도서관에서 발견된 스트라빈스키의 “장송적 노래”를 아시아 초연하고, 이어 안드라스 시프, 졸탄코치슈와 함께헝가리 3총사불리는 피아노거장 데죄 란키가 리스트의 화려한 피아노협주곡 제1번을 연주한다. 리스트가 음악 사상 최고의 피아노 비르투오소였던 자신을위해 작품이다. 서울시향 수석객원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는 고귀함이 드러나는 슈만의 교향곡 제2번을 지휘한다. 낭만주의시대의 동경에 한층 가까운 작품이다. 외면적으로는 베토벤에 대한 경의를 담고 있지만 사실 작품은 부인 클라라를 향한 숨겨진 메시지로 가득하다. 웅장함속에 따뜻한 마음이 스며있는 작품이다.





마르쿠스 슈텐츠는 2012년부터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를, 2015/16시즌부터 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객원지휘자를 맡고 있다.


마르쿠스 슈텐츠는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그리고 할레 오케스트라 수석객원지휘자를 지냈다. 쾰른 음대에서 볼터 반겐하임을, 탱글우드에서 번스타인과 오자와를 사사한 마르쿠스 슈텐츠는 몬테풀치아노 페스티벌 예술감독(1989-1995), 그리고 현대음악 앙상블로 이름이 높은 런던 신포니에타의 상임지휘자(1994-1998)를 지냈다. 그는 이외에도 멜버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1998-2004)하며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세계적 지휘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마르쿠스 슈텐츠는 2016/2017 시즌에 상파울루부터 동아시아까지 4개 대륙의 무대에서 지휘한다. 그는 2016/2017 시즌의 주요 활동의 일환으로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에서(9 232016/2017 시즌 첫 공연 시작) 무소륵스키, 라프, 디펜브록, 시마노프스키, 주이담, 존 애덤스가 편곡한 부소니 작품, 리스트, 라흐마니노프, 모차르트, 바그너 등 여러 레퍼토리를 연주할 예정이다.


베니스의 라 페니체에서 오페라 지휘자로 데뷔한 그는 이후로도 많은 세계 초연작들을 지휘했는데, 이에는 베를린에서 지휘한 헨체의 오페라 배반의 바다’, 2003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뮌헨의 바바리안 주립 오페라단과 초연한 헨체의 비너스와 아도니스루푸파가 있다. 그는 밀라노의 라 스칼라, 브뤼셀의 라 모네, 영국 국립 오페라, 시카고 리릭 오페라,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슈트가르트 오페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글라인드번 페스티벌,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 브레겐츠 페스티벌(글라너트의 솔라리스초연), 그리고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등 세계 주요 오페라 하우스와 페스티벌 무대를 통해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쾰른에서의 주요 오페라 활동으로는 바그너의 반지시리즈, ‘로엔그린’, ‘탄호이저‘, ’트리스탄과 이졸데‘,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파르지팔‘, 그리고 야나체크의 예누파카탸 캬바노바가 있다.


그동안 지휘해온 주요 오케스트라로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뮌헨 필하모닉,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베를린 필하모닉,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빈 심포니,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WDR 라디오 심포니, NDR 라디오 필하모닉 등 세계 주요 오케스트라가 있으며, 미국에서는 시카고 심포니,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그리고 보스턴 심포니를 지휘한 바 있다.


마르쿠스 슈텐츠는 그가 작업한 음반으로 다양한 상을 수상을 했는데, 대표적인 예로 그가 지휘한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의 말러 교향곡 전곡 음반은 욈스 클래식스 레이블로 출시되어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20169월에는 쇤베르크의 구레의 노래음반으로 그라모폰 상을 수상하는 등 왕성한 음반 활동을 펼쳐왔다.


마르쿠스 슈텐츠는 영국 왕립 북부 음악대학(Royal Nothern College of Music)의 명예회원으로 임명되었으며,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로부터 은색소리굽쇠상(Silberne Stimmgabel)을 수여받은 바 있다.





데죄 란키는 오늘날 헝가리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사람으로 촉망 받고 있다. 그는 고전(모차르트, 베토벤), 낭만(슈베르트, 슈만), 그리고 현대(버르토크, 쿠르탁) 레퍼토리로 인정받아왔다. 그는 유럽, 일본, 그리고 미국의 주요 무대에서 연주해왔는데, 이에는 런던 퀸 엘리자베스 홀과 위그모어 홀, 파리 샤틀레 극장과 테아트르 드라빌,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 빈에서 열린 빈 축제를 포함해 베를린, 밀라노,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토론토 등 세계 각국의 명망 높은 곳에서 연주를 선보인 바 있다. 또한 그는 루체른 페스티벌, 아스코나 페스티벌, 프라하 봄 국제음악축제, 바이마르 여름 음악제, 몽펠리에 뮤직 페스티벌, 그랑쥬 드 메레 페스티벌, 리 로크 당테롱 페스티벌, 라 폴 주흐네 낭뜨/도쿄 음악 축제, 노앙 페스티벌, 로켄하우스 페스티벌 등 여러 유명 음악제에 초청되여 연주했다.


프란츠 리스트 음악원에서 팔 카도사를 사사한 데죄 란키는 1969년 독일에서 개최 된 슈만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국제적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 그 후 그는 유럽의 여러 국가 및 북·남미, 일본에서 정기적으로 연주하고 있다. 그는 독주뿐만 아니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도이치 라디오 필하모닉, 슈투트가르트 카머 오케스트라,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잉글리시 체임버 오케스트라, 리에주 왕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NHK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주빈 메타, 쿠르트 잔데를링, 제프리 테이트, 프란스 브뤼헨, 이반 피셔, 로린 마젤, 다니엘레 가티, 졸탄 코치시, 안토니 비트, 더글러스 보이드, 니콜라이 즈나이더 등 거장들과 함께 했다.


그는 지휘자 카렐 마크 시숑과의 자브뤼켄 카이저스라우테른 방송교향악단 협연, 지휘자 미카엘 쇤반트와의 몽펠리에 국립 오케스트라 협연,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와의 서울시향 협연을 비롯해 201711월 일본 투어를 앞두고 있다.


그의 음반은 텔덱(Teldec), 퀸트레코드(Qunit Records), 그리고 데논(Denon) 레이블을 통해 발매되어왔다. 특히 그는 쇼팽 연습곡 Op. 10’ 음반으로 샤를르 크로스 아카데미 그랑프리상(Grand Prix de l'Académie Charles-Cros)을 수상했으며, 그의 버르토크 미크로코스모스음반은 큰 호평을 얻은 바 있다.


또한 데죄 란키는 에디트 클루콘과 함께 두 대의 피아노와 네 손을 위한 리사이틀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두 사람이 가장 최근 발매한 음반에는 사티와 리스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Stravinsky - Funeral Song Op.5


Lang Lang - Last Night Proms 2011 - Liszt Piano Concerto No. 1 in E flat major


프란츠 리스트의 이름은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의 대명사로 통합니다.

하지만 그의 업적은 단지 피아노 음악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리스트는 ‘교향시’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시해

관현악 분야에 혁명을 일으킨 혁신주의자였습니다.


 리스트는 19세기 중반의 독일 관현악이

지극히 상투적이고 진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교향곡’이라는 옛 형식의 틀에 안주하지 않고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교향시’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하게 된 것이지요.


 ‘교향시(symphonic poem)’라는 말은 ‘교향곡’(symphony)과 ‘시’(poem)의 합성어로,

교향시란 결국 ‘시적인 교향곡’인 셈입니다.

리스트는 교향시를 통해 ‘시적인 것’, 혹

은 ‘문학적인 이야기’를 오케스트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오케스트라로 문학적인 내용을 표현하거나

암시하기 위해선 더욱 다채로운 음향이 요구됩니다.

 그 때문인지 리스트의 교향시들을 들어보면 마치 소설 속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삶처럼

 드라마틱한 표현과 화려한 음향으로 가득합니다.


그의 관현악곡에선 베토벤이나 브람스의 교향곡에서는

그다지 자주 들을 수 없는 심벌즈나 종, 트라이앵글 등

타악기의 음향효과가 깊은 인상을 주곤 합니다.

또 트롬본과 튜바 등 저음 금관악기를 동원한 힘차고 어두운 음색은

리스트 특유의 악마적인 관현악 음향을 만들어내서 듣는 이들에게 압도하기도 합니다.


리스트는 그 특유의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개발해내기까지

오랜 세월동안 관현악 기법을 갈고 닦았습니다.

 언제나 ‘피아노’를 작곡의 출발점으로 삼곤 했던 그는

본격적으로 교향시를 작곡하기 전에 먼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들을 작곡하면서 서서히 관현악에 숙달해갔습니다.


리스트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해 쓴 작품의 대부분은

그가 연주 여행을 다니던 시기에 탄생했습니다.

그 작품들은 대개 여러 번의 수정과정을 거쳤는데,

이는 리스트가 자신의 관현악 기법에 완전한 자신을 갖지 못했던 탓도 있습니다.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의 작곡 과정을 보면

리스트가 한 작품을 완벽하게 다듬어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리스트는 1830년에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작곡하기 시작해

1839년에 작품 초안을 마무리했지만 1849년이 되어서야

요아힘 라프의 도움으로 오케스트레이션까지 모두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협주곡을 완성한 후에도 1853년과 1856년에 두 차례에 걸쳐

작품을 손보며 개정을 거듭했습니다.

여러 번의 개정 작업으로 더욱 훌륭하게 다듬어진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1번]에는 리스트의 관현악에 종종 등장하는

 타악기의 효과적인 용법이 나타나서 인상적입니다.


모두 4악장으로 이루어진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의 3악장은

트라이앵글의 인상적인 솔로로 시작해서 매우 독특한 인상을 줍니다.

그 때문에 당대의 보수적인 음악평론가 한슬리크는

 이 곡에 트라이앵글을 사용한 것을 비난하면서

이 작품을 ‘트라이앵글 콘체르토’라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 별명은 타악기의 독특한 음색을 효과적으로 사용했던

리스트 관현악의 특징을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1848년에 바이마르 공작의 궁정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리스트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게 되면서 관현악 작곡가로서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관현악 기법에 더욱 자신감을 얻은 그는

파우스트의 전설에 영감을 받은 [파우스트 교향곡](1854년 작곡, 1857년 개정)과

단테의 [신곡]에 영감을 받은 [단테 교향곡](1856년),

[니콜라우스 레나우의 「파우스트」에 의한 두 가지 에피소드](1859-61),

그리고 문학작품이나 회화 등에서 영향을 받은 10여곡의 교향시 등

 그의 대표적인 관현악곡들을 쏟아냈습니다.


글  최은규 |음악평론가



Schumann - Symphony No 2 in C major, Op 61 - Harding

교향곡 2번 C장조 Op.61

Symphony No.2 in C Major Op.61



      

고통을 딛고 일어나게 해 준 작품

  

슈만을 평생 괴롭혔던 우울증은 1843년부터 다시 재발하기 시작했다. 클라라와의 사랑과 결혼으로 호전되었던 우울증이 재발한 것에는 슈만 자신의 열등감도 한몫했을 것이다. 아직까지 작곡가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지 못했던 슈만은, 국제적인 명성을 얻으며 활발하게 연주활동을 펼치면서 가계를 이끌어가는 클라라에게 열등감과 죄책감을 함께 느꼈다. 또한 1844년 클라라의 러시아 연주여행에 동행하면서 건강까지 악화되어 육체적·정신적으로 매우 힘겨운 시기를 보내게 되었다. 특히 같은 해 게반트하우스의 지휘자에 지원했다가 실패한 경험은 그를 깊은 좌절로 밀어 넣었다. 이러한 좌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드레스덴으로 이주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작곡에 매진하기로 하였다.

               


새로운 환경에서 심기일전하여 야심차게 착수한 것이 바로 이 〈교향곡 2번〉으로, 좌절을 딛고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영웅적인 분투를 담고 있다. 슈만의 다른 세 편의 교향곡과는 달리 고통과 좌절 속에서 작곡된 이 작품은 베토벤의 교향곡이 보여주는 영웅적인 서사들에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또한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클라라와 함께 바흐의 작품들을 연구했던 과정들이 도움이 되어, 정교하고 깊이 있는 대위법을 보여준다.

               


악장 구성 
  1악장 소스테누토 아사이–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Sostenuto assai-Allegro ma non troppo)

장중한 트럼펫의 선율로 서주가 시작된다. 이 작품을 작곡하기 전 슈만은 〈바흐 이름에 의한 6개의 오르간 푸가〉 Op.60을 썼는데, 〈교향곡 2번〉의 서주는 이 푸가의 텍스처와 정서를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코랄풍의 이 서주 선율은 작품 전체에서 반복되면서 주요한 모토로 사용된다. 박자가 6/4박자에서 3/4박자로 바뀌면서 날카로운 부점 리듬으로 긴장감을 자아내며 소나타-알레그로 부분이 시작된다. 서주의 선율이 거의 강박적으로 반복되면서, 운명과의 투쟁을 그리듯 극적이고 격렬한 진행이 이어진다. 그러나 슈만은 숨가쁘게 몰아치는 진행 속에서도 비극적 서정성을 잃지 않음으로써 낭만적 정신을 고수하고 있다. 코다 부분에서 다시 서주의 선율이 웅장하게 울려 퍼지면서 1악장이 마무리된다.




2악장 스케르초, 알레그로 비바체(Scherzo, Allegro vivace)

슈만은 이 작품의 2악장을 전통적인 느린 악장 형식으로 구성하는 대신, 스케르초와 두 개의 트리오로 이루어진 악장으로 구성하였다. 스케르초 부분은 감7화음을 반복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해학적인 느낌을 만들어내고, 빠르고 거칠게 질주하는 스케일과 아르페지오 패시지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고조된다. 이어지는 첫 번째 트리오는 G장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관악기가 연주하는 셋잇단음표 리듬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두 번째 트리오는 4분음표 리듬의 선율과 8분음표 리듬의 선율이 주고받으면서 정교한 대위법적 텍스처를 만들어간다. 다시 스케르초로 돌아간 뒤 코다 부분에서 다시 서주의 선율이 울려 퍼지며 마무리된다.


3악장 아다지오 에스프레시보(Adagio espressivo)

c단조로 시작되는 3악장은 2/4박자의 차분한 박동 위에서 우수 어린 아름다운 선율을 제시한다. 다양한 악상이 교차되는 론도 형식으로 구성되어 환상곡적인 느낌을 준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기 위해 고뇌하던 슈만의 심경을 대변하듯 깊은 비애감과 애틋한 동경의 감정이 교차된다.


4악장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Allegro molto vivace)    

3악장의 깊은 비애감을 떨쳐 버리려는 듯 힘찬 행진곡으로 제시부가 시작된다. 이 행진곡의 주제는 슈만이 교향곡의 세계로 들어가도록 이끈 작품인 슈베르트의 9번 〈대교향곡〉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어지는 2주제는 3악장의 1주제와 유사한 형태로 서정적이면서도 우수에 어려 있다. 제시부의 후반부에서 새로운 주제가 등장하는데, 이 주제는 베토벤의 연가곡 〈멀리 있는 연인에게〉의 마지막 곡에서 가져온 선율이다. 베토벤의 가곡에서 이 선율이 노래하는 가사는 ‘이 노래들이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힘을 극복할 것이니,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은 바라던 것을 얻게 되리니’로, 클라라와의 사랑으로 고통스러운 시기를 버텨낸 슈만 자신의 심경을 이 가사에 투영시킨 듯하다. 코다에서는 1악장의 서주 선율이 되풀이되면서 전 악장의 통일성을 이루어내고, 마침내 웅장한 팀파니의 연타와 환희에 가득한 C장조 화음으로 운명과의 길고 긴 투쟁이 승리로 막을 내린다.


초연:1846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멘델스존 지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