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K2bc,낭가파르밧.45일(2014

42.데오사이 국립공원을 지나 스카루드로 오는 길..스카르두의 명소 사트파라 호수(Satpara Lake)

나베가 2014. 11. 27. 04:04

 

 

 

해발 4,000m에 펼쳐진 꿈같이 아름다운 초원...'데오사이(Deosai)'....

신들의 정원...

아니,  이들이 말하는 '알라신의 정원'에서의 짧디 짧은 시간을 아쉬움으로 보내고 ....

다시 험준한 내리막 길로 들어섰다.

 

 

 

 

 

어디까지 내려가야 그 끝이 보일 지...또 다시 삭막한 풍광속으로 하염없이 내리 달린다.

이렇듯 험하고 건조한 사막 풍광위 그 꼭대기에 그렇게도 광활한 아름다운 초원이 있을줄이야~

미리 알고 오지 않는다면 그 뜻밖에 만난 풍광앞에서 과연 어떤 느낌이 들까...

혹시 기인 드라이빙의 연속속에서 꿈을 꾸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뜬금없는 생각이 든다.

 

 

 

 

가파른 지그재그 내리막 길을 얼마나 달렸을까....

눈앞에 숲이 펼쳐지더니, 그 뒤로 시야 끝이 닿는 곳에 에메랄드 빛 호수가  보인다.

 

 

 

좀 더 달려 내려가니, 멀리서 보기엔 마치도 험준한 사막산 그 깊은 골에 생긴 백두산의 천지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이내 호수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녹음이 푸르르고 비옥한 농경지가 또 기막힌 풍광으로 다가온다.

 

 

 

 

덜컹거리며 달리는 차창으로 얼굴을 내밀고 카메라 샷을 날려댄다.

과연 어떤 풍광이 온전히 찍히기나 할 지...

 

아니,어쩌면 그건 상관없는 일인 지도 몰랐다.

그저 이 순간... 저 풍광속에 빨려들어가 무아지경이 된 본능적인 행위였을 뿐...

 

 

 

 

 

 

지그 재그로 난 길을 달려 내려오니, 다시 호수가 시야에 들어왔다

 

 

 

 

호수를 향해 가는 그 주변 풍광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호수로 부터 흘러 내려가는 넓다란  강을 건너가는 다리하며

그 밑을 흘러가는 수많은 가는 물줄기들과

그 주변을 가득 메우며 형성되어 있는 짙푸른 숲...

 

 

 

 

 

드디어 에메랄드 빛이 장관인 사트파라 호수( Satpara Lake)에 다달았다.

이곳은 파키스탄 관광청에서 자랑하는 스카르두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호수 주변은 수양버들 같은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고, 아담한 호텔도 자리잡고 있다.

 

  

 

 

 

이 일대는 서기 900년경에 티벳인들이 주축을 이룬 거대한 불교 승원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간다라 지역과 교류하여 많은 불상들이 바위에 조각되었었다고....

하지만 무슬림의 땅에서 불상이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기란 쉽지않았을 것이다.

무슬림들이 우상숭배를 금지한다는 명목으로 많은 불상들을 파괴했으니...

이곳도 예외없이 파괴되어 불상들의 일부가 물속에 수장되었다고 하니,

언젠가 온전한 모습이 드러날 날이 올 수도 있겠다 싶다.

 

 

 

 

 

 

 

 

사트파라 호수의 에메랄드 빛에 반해서 오후 3시까지 도착해야 한다는 시간의 촉박함도 잊은 채

한동안 넋을 놓고 있었다.

 

 

 

다시 급한 마음으로 스카르두를 향해 달린다.

 

 

 

불현듯 우리가 이슬라마바드에서 KKH를 달려 칠라스로 들어올때 산사태를 만나 12시간을 묶여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났다.

 

아!!

혹시 우리와 K2여정을 함께 할 알쏭 또한 산사태를 만나면 어쩌지??

 

오랜시간 힘겹게 비행기를 타고 와서 KKH를 달리며 산사태를 만나 얼마나 오랜 시간을 또 기다릴지도 모르고...

글구 곧바로 그 힘든 K2 여정을 시작....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갑자기 현기증이 파악 이는듯 하다.

 

 

 

불안한 마음이 온 몸을 휘감을 즈음 전화를 받던 임티아스가 입을 연다.

'알쏭이 이슬라마바드에서 비행기를 타고 스카르두에 도착했다' 고

 

 

 

헐!!

알쏭이 도착했다는 그 소식보다 그녀가 이슬라마바드에서 년중 몇번 안뜨는 비행기를 탔다는 소식에

우린 경악하다시피 환호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

 

"우와~

 이슬라마바드에서 비행기를 탔다고??

 우리만 운빨 좋은 사람들인 줄 알았더니, 왠지 그녀는 우리보다 더 막강한 운빨을 가지고 있는것 가텨~ㅋ~

 아니지, 그녀가 비행기를 타고 와 전혀 시간의 쫓김없이 컨디션 조절할 여유까지 얻었다는 건 여전히 우리의 운빨이 더 앞서는건 지도 모르지~ㅋㅋ"

 

갑자기 신명이 나 히히낙낙한 우리...

그 순간, 또 K2의 동행자 유라시아도 도착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탄성과 환호가 차안에 가득 찼다.

 

"거봐~ 역시 우리의 운빨이 쎈거라니~~

 우리보다 먼저 출발해  중국을 거쳐 오랜 시간 파키스탄의 여정을 딛고 내일 스카르두로 들어올 유라시아도

 하루 일찍 스카르두에 도착한 걸 보면 역시 아무런 산사태도 겪지않고 무사 통과했다는 얘기야~

 역시 우리의 일정에 전혀 차질이 없이 모두 착착 진행되는 걸 봐도...."

  

 

 

 

전생에 지구를 구한 운빨 좋은 여자들의 흥분속에 차는 어느새 스카르두에 들어와 있었다.

이제 드디어 우리의 핵심 여정인 K2의 새로운 여정이 이곳 스카르두에서 시작된다는 흥분된 맘에

이제까지의 신들의 정원을 꿈꾸듯 걸었던 열흘간의 순간은 벌써 아득해진 느낌이다.

 

 

 

복잡한 시내를 빠져나와 우리가 묵을 마셔브럼 호텔에 도착했다.

벌써 와 있는 익발 사장과의 반가운 조우....

우리의 함박만하게 벌어진 입을 보고는 아마 단숨에 우리의 여행 만족도를 눈치챘을 것이다.

사장으로선 이보다 더 기쁘고 반가운 일이 어디있겠는가~

우리와 합류할 새로운 일행들도 아무런 차질없이 하루 빨리 착착 도착해 있고...

그저 흥분속에 빠져있는건 비단 우리뿐만이 아니라 스텝들도 마찬가지일 터다.

 

로비에서 체크 인을 하고 있는 사이 알쏭과 유라시아가 내려왔다.

유라시아의 남미 원주민 복장같은 모습을 보고는 순간 박장대소....

출발하기 전 몇번 보았고, 단체 카톡방에서 매일같이 대화를 나누어서인 지, 아주 오래 전부터 알게 된 사람처럼

얼마나 편안한 지....

아니, 그보다는 벌써부터 험란한 K2의 여정을 함께 할 사람인 지라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친숙한 맘이 들어서 였을 지도 몰랐다.

 

조금은 오버액션을 했나~ㅋㅋ

옆에 있던 남수가 놀라며 의아한 표정으로...

"자주 만났어?" 한다. ㅋㅋ

 

 

방으로 들어와 짐을 팽개쳐 놓은 채 침대에 누워 처음으로 식구들과 카톡을 했다.

가족 단체 카톡방에선 모두 엄마를 기다리는 메시지들을 서로 주고 받고 있었다.

 

"오늘은 엄마가 스카르두에 도착하는 날이니 소식을 들을 수 있을거라고..."

블로그에 여행 일정표를 올려놓고 떠났더니, 그것을 보고 내가 오늘 묵을 호텔까지 검색해서 훤히 알고 있음에 짐짓 놀라웠다.

 

그렇게도 멀리 날아왔건만...

세상이 이렇게 가깝다니...

모두들 잘 지내고 있다는 편안한 마음이...행복을 부추긴다.

 

 

Gale Revilla[album Whispering Winds on the Red Road] - Canyon Sun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