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 2013년)

2013 교향악축제/서울시향-성시현지휘,신지아(신현수) 협연/4.3.수/예술의전당

나베가 2013. 4. 3. 00:30

 

 

 

공연후기...

4월.... 봄의 소식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다가오는 대신 내겐 더 자극적으로 4월을 알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예술의 전당에서 펼쳐지는 교향악 축제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훌륭한 오케스트라가 있었나 ...놀라움을 한 번쯤은 맛보게 되는...

그리고 더없이 환상적인 티켓가격에 훌륭한 연주자들의 협연도 들을 수 있는...일석 삼조의 축제장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시즌에는 패키지 제도까지 생겨서 할인률까지 높다.

예술의 전당 골드회원일 경우 몽땅 신청하면 40%

8개 이상 신청하면 30%...

 

에잇~ 한번 일 내봐??

이참에 봄볕에 실려서 맘껏 문화생활에 푸욱 빠져 보는거야~

메이저급 오케스트라 연주 1회 티켓값도 안되는 값으로 매일 예술의 전당행이라....ㅋㅋ

주말엔 히말라야 등반을 앞두고 체력 단련을 해야하니, 산행으로 비워두고....

기타 등등 일정을 빼니, 그래도 8개 이상은 예매를 할 수 있다. ㅋ~

이렇게 예술의 전당으로의 출근은 참으로 오랫만에 재개되었다.

 

7년전부터 몇년 동안은 정말 매일같이 공연장으로 뛰어 다녔었다.

남편도 해외에 파견 나가 있었고, 큰 아이 역시 교환 학생으로 해외에 나가있었고, 아들 녀석은 군대에 가 있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온 세상이 내것인 양...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 시간이 흘러 넘쳤었다.

모든 일정은 그야말로 공연 일정에 맞추어서 움직여 졌다. ㅋㅋ

오죽하면 예술의 전당내에 있는 심포니 까페의 매니저가 저만치 내가 보이면 늘 주문하는

커피 한 잔 새로 내리라는 오더를 내리곤 했었다. ㅋㅋ
(내가 늘 다른 건 주문 안하고 꼭 커피만 새로 내려 달라고 주문 했기때문...사람이 많이 몰리니 늘 심포니까페는 커피를 미리 내려놓은 걸 따라 주었었다.)

 

4월이 되니...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이 정말 거짓말 처럼 포근해졌다.

엊그제 오프닝으로 열렸던 울산시향과 다니엘 리의 연주는 얼마나 큰 감동과 기쁨을 주었는가~

천재 첼리스트 '다니엘 리'의 더욱 성숙된 연주를 듣는 내내 소름이 몇번이나 돋았었는 지....

 

오늘은 우리나라 최고의 오케스트라 서울 시향과 신 지아(신현수)의 협연이잖은가!

엊그제의 감동이 아직도 그대로 생생한데...

아!! 오늘은 브람스야~

브람스 교향곡 2번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신지아의 연주도 기대가 되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녀가 연주하고 있는 악기-크레모나의 1708년작 안토니오 스트라디 바리'엑스 슈트라우스" 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다 꽁딱 거린다.

 

여유롭게 가서 바우하우스를 전세내고 커피 한 잔과 초콜릿으로 끼니를 떼우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들었다.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진한 감정이 밀려들어 뜬금없이 남편에게 고마움과 감동의 메세지를 한 통 날리고....

공연장으로 들어섰다.

 

첫곡이 40분이나 되는 워낙에 기인 곡이라서 따로 짧은 서곡은 없이 바로 신지아의 연주로 들어갔다.

예쁜 보라빛 민소매 드레스에 갈색 머리를 뒤로 묶은 신지아가 무대로 걸어 나왔다. 

작은 탄성이 인다.

아마 나를 비롯한 많은 관객들이 그녀의 아름다움에 그만 놀랐을 터였다.

왜 아니겠는가~ 몇년전 앳되었던 소녀의 이미지는 간데없고 너무나도 이쁜 숙녀가 되어 무대에 우뚝 섰기 때문이다.

연주를 하고 있는 모습은 더욱 아름다워서 정말 그녀의 연주를 듣는 내내 그녀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더우기 스트라디 바리우스에서 고혹적인 소리가 흘러 나올때는

그녀의 모습까지 그 매혹적인 소리에 실려서 천사 처럼 보였다.

천상의 여인....ㅎㅎ

천상의 소리....

 

스트라디 바리우스의 정점은 그야말로 초절정 고음에 있다.

실낱같은 소리가 쫘악 뻗어 올라갈때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아니, 너무나 아름다워서 아이러니하게도 가슴이 아프다.

연주자의 모습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현이 그렇게 울어대니 어찌 연주자도 가슴이 터질듯 눈물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그렇잖을까~

 

인간의 감정표현의 정점은 슬픔과 아픔에 있지 않을까....

너무 슬퍼도 눈물이 나고...

너무 아파도 눈물이 나고...

너무 감동적이어도 눈물이 나고....

너무 기뻐도 눈물이 나잖아~

특히, 아름다움의 정점에 오르면 정말 가슴이 아프고 저 밑바닥 부터 까닭 모를 슬픔이 밀려 들거든~

꼭 눈물에서 그 정점이 끝나는 거야~

그렇게 한 바탕 눈물을 쏟아내면 온 마음까지 치유가 되잖아~

그래서 요즘은 웃음치료 보다 눈물 치료가 더 효과적이라고 해.

그건 맞는 말인거 같아~

 

나는 그녀의 연주가 끝날 동안 40분 내내 망원경을 눈에서 뗄 수 없었다.

심금을 울리도록 아름다운 브람스 음악도 그려려니와

그 매혹적인 스트라디 바리우스가 내는 소리와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까지....

그 삼박자가 아주 딱 들어맞아 완전히 빠져들어 가서....

아니, 오케스트라의 소리는 빼고 그 스트라디 바리우스가 내는 소리를 온전히 느끼고 싶어서...

 

2악장에서의 그 아름다움은 최고로 빛을 발한다.

오케의 소리는 최고로 작고, 스트라디 바리우스 소리만이 온전히 피어올라 마치 영혼을 실어 날으는 듯 내게 다가오니....

2악장이 끝나 기인 여운을 느끼는 순간....내겐 그녀가 비너스 조각상 처럼 보여졌다..

너무 아름다워서....ㅎㅎ

 

황홀한 감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녀의 첫번째 앵콜곡-타이스의 명상곡....

아!! 정말 스트라디 바리우스 명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가슴이 찢어질듯 고혹적으로 타고 올라가는 그 가냘픈 현의 울림....

오페라 타이스가 너무나 유명해진 이 곡 때문에  그 내용마저 너무나 아름답고 고혹적이고 감미로운 그런 내용일 거라고 착각을 주는...ㅎㅎ

하지만 어디 그런가~

타이스 그녀는

모든 남성을 파멸로 몰고가는 타락 천사다.

하긴 이 대목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완전 회개하여 전혀 다른 세계의 여자가 되지~

하늘의 용서를 받은 듯....세상에서 가장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으로 하늘로 비상해~

그 모습앞에서 그녀를 회개시키고자 했다가 자신이 그만 그녀에게 사랑에 빠져버린 신부는 처절하지~

 

아!!

이 장면에서 타이스가 전라의 모습으로 춤을 추는 오페라 장면은 그야말로 최고 절정에 달한다.

그 모습까지 신지아의 연주에 실려서 감정을 추스르기가....ㅠㅠ

 

 

또 한곡의 앵콜곡을 연주하고 1부는 끝을 맺었다.

2부 브람스 교향곡 2번이 귀에 들어올까 싶다.

첫날 다니엘 리의 드볼작의 첼로 협주곡과 신들린 듯한 그의 두번째 앵콜 연주를 듣고는 2부 슈만 교향곡이 귀에 들어오지 않은 것처럼....

 

 

2부.... 브람스 교향곡 2번이다.

그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왜 늘 쓸쓸함이 가슴을 파고 드는 지...

연주가 시작되자 마자 갑자기 가슴에 찬 바람이 한 바탕 솨아~ 하고 지나친다.

뜬금없이 브람스가 살았던 함부르크의 안개가 잔뜩 낀 항구에 홀로 서 있는 브람스가 느껴지는 거야~

그리고 이어지는 테마는 또 어떻고...

갑자기 이 아름답기 그지없는 선율이 밀어닥치면 또 주체할 수 복받치는 감정에 휩쓸려~

브람스 음악은 늘 그런거 같아~

시작부터 가슴을 화악 흔들어 놓는 거......

 

이 2번 교향곡은 스위스의 휴양지 '페르차하'에서 작곡되었는데

모든 예술가들이 그렇듯 자신의 감정이 그대로 작품에 쏟아져 내듯 이 작품에도 스위스의 아름다운 정경과 브람스의 편안함 맘이 그대로 느껴지곤 한다.

그가 늘 의식했던....베토벤 처럼 훌륭한 교향곡을 써야 한다는 강박감 마저 가져 첫 교향곡이 나오기 까지 20년 이라는 오랜 시간이 흘렀던 것처럼....

그래서  브람스의 교향곡엔 베토벤의 교향곡의 별명을 붙이기도 한다.

1번 교향곡엔 베토벤 10번 교향곡이라는...

2번 교향곡엔 전원 교향곡, 3번은 영웅 교향곡 이라고....

 

사실 첫곡을 발표하는데 20년 이란 시간이 걸린 것에 비해 2번 교향곡은 4개월 이라는 짧은 기간에 작곡되었다고 한다.

브람스가 스위스 휴양지에 머물면서 얼마나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이었는 지...

첫 곡을 발표해 내고 어쩌면 그제서야 베토벤의 작품에 버금가는 작품을 만들어 내야한다는 강박감에서 헤어나 평화로운 맘이었는 지도....

그래서 그런 지, 정말 2번 교향곡은 참으로 아름답고 행복하고 편안하다.

그저 온 몸을 내 맡기고 흘러가는 대로 세웠던 등을 등받이에 푸욱 기댄 채....

 

그러다  문득 아름다운 선율에 귀가 쫑긋해져 오면...

오보에등 목관의 소리다.

 

2부엔 망원경도 꺼내지 않고 정말 푸욱 흘러가는 대로 내 온 몸을 내 맡기고 음악에 빠져들었다.

1부의 기막힌 아름다움과는 또다른 평화로움....

 

마지막 4악장에서의 폭발하는 피날레가 끝나자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인 지,객석의 환호는 대단했다.

정말 연주를 그렇게 잘했나...잠깐 스치다가  날로 더해져 가는 서울 시향의 인기를 생각해 냈다.

아닌게 아니라 가난한 젊은 청년들에게 있어 이만한 실황을 들을 수 있게 해준다는게 감동 자체일테니까 말이다.

서울 시향의 존재와 발전은 그래서 우리 클래식 매니아들 모두에게 그저 감동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린 날로 발전해 가고 있는 우리나라 오케스트라에게 박수갈채를 열렬히 보내주며 격려해 주어야 하는 의무를 가졌는 지도...

그러고 보니,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매 서울 시향 공연때 마다 앉아서 박수를 치고 있는 객석에게 두 손으로 일으켜 세우며 열렬히 기립 박수 쳐주라고....

그리 매 연주회때 마다 그리 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만드는건 우리 모두의 책임과 의무일지도 모르겠다.

 

본 프로그램에 더해 협연자의 앵콜 연주도 2곡이나 되어 연주시간이 꽤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축제이니 만큼 오케스트라의 앵콜 연주는 필수다.

앵콜 연주로는 엘가의 수수께끼 변주곡 중 님로드를 들려 주었다.

감동을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던 멋진 앵콜 곡 이었다고나 할까...

 

첫날 울산 시향 공연날에는 비가 온다고 남편이 데릴러 와 주어 우리만의 독특한 데이트를 즐겼는데....ㅎㅎ

오늘은 볼일로 근처에 와 있던 딸이 엄마와 들어간다고 일부러 예술전당까지 왔다.

그냥 들어가기가 그렇기도 해서 뭘 먹고 들어갈까...생각도 하다가 그냥 집으로 향했다.

공연 얘기를 비롯한 이런 저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헤치며 오자니 작은 행복감이 묻어난다.

집에까지 와서도 늦은 시간까지 우리 모녀는 얘기 보따리를 못 닫고 이었다. ㅎ~

그러고 보니, 딸과 예술의 전당 나들이를 간 적도 꽤 되었다.

예전엔 같이 공연도 자주 보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그래서 딸과 함께 하면 지출이 아주 컸지~ㅎㅎ

그래도 그게 그립네~

지금은 너무 바빠 시간을 좀체로 낼 수 없으니.... ㅠㅠ

 


브람스 /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 77 
Brahms /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 77 
 
 
Brahms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77, Itzhak Perlman



David Oistrakh, Violin Otto Klemperer, cond. Orchestre National de la Radiodiffusion Francaise (Recorded in 1972)

 
      브람스가 이 작품을 4악장으로 쓰려고 하다가 결국은 3악장으로 작곡하였는데 먼저 제1악장의 독주 바이올린 파아트를 요아킴에게 보내어 그에 대한 비판을 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요아킴의 조언과 충고를 최소한으로 들었을 뿐 거의 브라암스의 독자적인 생각에 의해 만들어졌으므로 바이올린 협주곡이라기보다 는 바이올린 독주부를 가진 하나의 교향곡이라 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아뭏든 이 곡은 브라암스의 최대 걸작 중의 하나이며 베토벤과 멘델스존의 바이 올린 협주곡과 함께 고금을 통한 명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높이 평가를 받을 만한 곡입니다. 초연에서 호평을 받은 요아킴은 베토벤의 협주곡에서 찾을 수 있는 전원적 혹은 목가적인 정서가 많이 내포된 이 곡을 자기의 레파토리로 하여 런던 을 비롯한 여러 지방에서 연주하였으며 벨기에의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인 이자이와 같은 사람도 이 곡을 즐겨 여주하였으므로 세상에 널리 퍼지게 되었 습니다.

       

      다비드 오이스트라흐(David Oistrakh, 1908-1974) 러시아 우크라이나 소련의 바이올린 연주자. 흔히들 야사 하이페츠의 등장을 '재래(再來)라고들 말한다. 이 '재래'란 말을 그냥 평범하게 풀어 버리면 별 말은 아니다. 그냥 다시 온 것일테니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의 용례를 살펴보면 그것은 하이페츠를 신격화하는 의미까지 들어 있는 말이다. 예수 재림에 버금간다는 말이 된다.하이페츠는 누구의 재래였을까 파가니니, 아니면 과연 누구일까? 하이페츠의 등장으로 당대의 많은 바이올린 주자들이 설 자리를 잃었다. 독설가로 이름높았던 버나드 쇼 조차 하이페츠의 19세 되던 1920년, 런던 데뷔무대를 보고 그에게 편지를 보내 '제발 잠들기 전 기도 대신 아무곡이나 서툴게 연주해라 인간으로 태어나 그렇게 신처럼 완벽하게 연주하다간 자칫 하느님의 시기로 요절할지도 모른다고 충고 아닌 충고를 했다 는 것도 유명한 일화이다. 그러나 다비드 오이스트라흐 역시 그의 스승 스톨랴르스키를 통하여 유명한 ' 아우어파'라는 전통를 계승하였으며 전통의 단순한 반복이 아닌 '신 아우어파' 라 불리는 새로운 양식을 창조 해냈는데, 전통의 화려한 기교위에 누구보다도 따뜻한 음색과 깊은 음악적 표현으로 특별한 감동을 듣는 사람에게 주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그의 팬들이 아직도 그의 음반에 실린 그 주옥같은 감동의 순간 들을 잊지 못하고 있다.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의 시리즈를 끝내며 다시한번 토스카니니가 한 말로 끝을 맺고 싶다. 만약 오이스트라흐가 우리 앞에 모습을 나타내면 세계의 모든 바이올리니스트는 태양 앞의 별처럼 그 빛을 잃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