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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1일 오후 7시 30분에 열릴 첫 공연의 프로그램은 마크-앤소니 터니지의 ‘저녁 노래(Evening Songs)’와 윌리엄 월튼의 ‘올라 협주곡’,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5번’으로 짜여 있다. 1960년생인 터니지는 현재 영국의 주요 작곡가로 알려져 있으며, 현대 재즈 어법을 확실하게 구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고전음악 작곡가 중 하나라고 평가받고 있다. ‘저녁 노래’는 작곡가가 어린 아들을 위해 쓴 세 개의 피아노곡을 대편성 관현악곡으로 확장한 것으로, 두 개의 녹턴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로프스키는 이 작품을 음반으로 녹음(LPO)했을 정도로 큰 애정을 지니고 있다. 20세기의 대표적인 영국 작곡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월튼(1902~93년)의 ‘비올라 협주곡’은 바르토크, 힌데미트의 협주곡과 더불어 20세기에 작곡된 비올라 레퍼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또한 이 곡은 어지간히 숙달된 비올리스트에게도 쉽지 않을 정도로 대단히 어려운 기교를 요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그렇더라도 독주를 맡을 리처드 용재 오닐에게 버거울 정도라고는 여겨지지 않지만 말이다. 비록 용재 오닐이 입양아 출신으로 음악가가 되었다는 감동적인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이기는 하지만, 사실 그런 것은 음악성을 평가하는 데는 그다지 참고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그는 더 이상 그런 수식이 필요 없는 사람이다. 적어도 내가 그의 모습을 실제 무대에서 본 바로는 그랬다. 2006년 5월 12일 예술의전당에서 힌데미트의 협주곡 ‘백조 고기를 굽는 사람’을 연주했을 때, 구김살 없는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비교적 희귀한 레퍼토리를 청중에게 쉽게 이해시키고자 열심히 설명(물론 영어로 말했기에 통역이 필요했다)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어느 정도 ‘미국적’인 매너도 엿보였다. 그러나 일단 곡이 시작되자 온몸을 던져 음악에 몰입하는 진지한 음악가의 모습만이 남았다. 그 모습을 이번에 다시 볼 수 있길 기대한다. 프로코피예프가 자신의 신고전주의 시기에 쓴 곡 가운데서도 걸작으로 여겨지는 ‘교향곡 5번’ 역시 유로프스키의 장기에 속한다. 그는 최근에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와 함께 이 곡을 펜타톤에서 녹음했다. “이례적일 만큼 기민하면서도 유연하며, 어떤 다루기 어려운 대목에서도 명확한 리듬 처리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은 그의 해석이 이번에도 빛을 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13일 오후 8시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릴 공연에서는 터니지의 ‘한스를 위한 자장가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이 연주된다. ‘한스를 위한 자장가’는 작곡가가 자신의 스승이자 친구인 독일 작곡가 한스 베르너 헨체의 여든 살 생일을 기념해 작곡한 것으로, 짧은 피아노 소품을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으로 편곡한 것이다. 프로코피예프의 협주곡에서 독주를 맡을 연주자는 백건우다. 그의 베토벤이나 쇼팽 연주만 들어본 사람이라면, 또 그의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사이클 공연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내향적이고 명상적인 느낌이 주조를 이루는 그의 연주 스타일이 프로코피예프에 잘 맞을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협주곡 2번’은 프로코피예프가 자살을 기도했던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작곡했다는 일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곡가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서도 단연 철학적인 깊이가 돋보이는 곡이다. 또한 백건우가 안토니 비트가 지휘하는 폴란드 국립 방송 교향악단과 협연한 음반(Naxos)을 들어보면 그가 얼마나 탁월한 기교와 폭발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최근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브라질의 피아니스트 넬손 프레이레도 이 음반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유로프스키는 아직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곡’을 녹음한 적이 없으나, 러시아 출신 지휘자에게 이 곡은 피해갈 수 없는 레퍼토리이며 또 이 지휘자가 런던 필하모닉과 함께 녹음한 차이코프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일도 있으니만큼 좋은 연주를 예상해도 실망하는 일은 없을 듯하다. 유로프스키는 1972년생, 용재 오닐은 1978년생인 데 비해 백건우는 1946년생이다. 첫날 공연에서 연배가 비슷한 두 젊은이가 어떤 개성을 펼칠지에 못지않게, 두 번째 공연에서 신예와 원숙한 대가가 얼마나 조화로운 연주를 들려줄지도 궁금함을 자아낸다. 어쨌거나 두 날 모두 ‘상차림’에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어느 날 공연을 가고 싶은가? 나는 정할 수 없다. 이 세 사람의 만남이 올봄을 수놓을 아름다운 ‘도원의 만남’이 될 것인가, 정말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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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haikovsky Symphony No. 6
[4악장] Adagio lament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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