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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낸 편지../2006,9,1

나베가 2006. 9. 2. 00:01

                                                                                   파가니니-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6번.E단조

 

 

 

 

어제 세종문화관 앞에서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피부에 와 닿는 느낌이....

 쌀쌀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더라.

 

문득 거기는 얼마나 추울까...

도대체 겨울이 얼마나 춥길래, 해외 여행 상품이 9월중순까지만 있는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순식간에 추위의 강도가  여러나라를 �트며 스쳐 지났지.

사람은 이럴때 어리석다는 표현을 쓰는건가?

내가 경험한 추위밖에는 느끼지 못하겠는거야~

물론 얼어 죽을까...아주 두꺼운 털옷을 사서 보내야 되는건 아닐까...

<모피>...이런게 떠 오르긴 하는데, 몸으로 느껴져 오진 않는거야~

 

암튼...잠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털북숭이인 너를 상상해 봤다.

으흐흐흐~~

그래도 스키를 탄다는건 그냥 우리네 옷을 입고 견딜 수 있다는 뜻 아니겠어?

털북숭이 옷 입고 어찌 스키를 탈 수 있겠어.

암튼 ...

아직도 낮에는 덥긴 하지만, 가을 냄새가 사방 어디서든 물씬 물씬 풍겨난다.

가을에 사람들은 열광하는데....

엄마는 겨울이 좋아~

 

어제 국악연주회를 갔다왔거든.

비발디 사계!

가야금 연주로는 음반으로 여러번 접하긴 했어도 국악오케스트라로는 처름 접해본 연주회였지.

국악이든, 클래식연주든....이제껏 봄이나 가을의 화려한 연주가 귀에 먼저 들어왔었는데,

와~겨울이 멋지더라.

서서히 역동적으로 크레센도 되어가는 느낌....

무채색이면서도 가장 화려하고 완벽한 느낌을 갖게하는 하얀색....

..........

 

너무 피곤해서 한숨자고 이제 일어났다.

너가 물에 젖은 탈지면....이라는 표현을 썼었지?

정말 기막힌 어휘야.

무겁고....

내몸이 사그러들어가는...

그래서 꾹 눌러짜면 하나도 남지 않을.....

 

아직도 진행형.

그래도 닥치면 여전히 크게 웃고  떠들고....

나를 보면 에너지가  넘쳐난다고들 해.

어쩌면 그래서 엄마는 매 순간 어떤 일거리가 튕겨져 나와 또 거기에다 열정을 쏟아 부우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지도 모르겠다.

 

오늘밤...

기도하던 아줌마들이랑 울집에서 all night 하기로 했다.

엄마가 매일같이 공연장에 가니, 시간이 12시 반에나 난다고 했더니, 그때 와도 되냐고...

뭐 이러면서 웃다가 그렇게 한번 해보기로 한거지.

새벽엔 통일로를 달리기로 했어.

그리고 해장국을 한그릇 먹으려고....

 

이 화려한 스케쥴은 10여년 전에 철산동 식구들이 울집에 와서 밤새 얘기하며 놀다가 하고 갔던 그 프로그램이쥐~

언제 그랬던가...요즘은 모이면 먹고, 한숨씩 자고가는...

말수도 적어지고,

웃음도 적어지고,

꾸벅 꾸벅 졸면서 쇄잔해진 기력탓이나 하고...

그래도 블로그 정리하면서 한때 그런시절이 있었던게 큰 추억으로 남고,

또 그 모임식구들이 언제나 어디든 지 기쁨과 행복속으로 달려와 함께 해주었었다는 것이 얼마나 내 삶에서 큰 기쁨이었던 지....얘기를 하다가 ...

이리 된거지~

 

추억 만들기!!

평범한 것은 추억으로 남기 어렵잖아?

먹을것은 각자 알아서 가져오기로 했고, 엄만 분위기만 깔아주는 거지~

조명....

음악...

그릇???

촛불???

간단한 셋팅이라도 해놓을까?

 

이거봐라~

탈진 상태 계속 진행이었는데, 뭘할까...잠깐 나열하는데 벌써 기력이 살아나고 있다.

모든건 타고난 끼에 있는거 같아~

그 끼를 잘 발견하고 그 끼에 젖어들수만 있다면 에너지는 거기서  뽑아 들이는 거지.

 

어쨋든

니 말따나 몸은 10대가 아니니, 좀 사려야 할거 같아.

오늘 신부님 강론도 그거였거든~

 

'기름을 준비하고 예수님을 기다리는 것"

그 기름이 '시간'이라고 하셨어.

우리 삶의 시간.

절대 불변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일직선상에 놓여져 있는 시간.

'오늘의 나'는 과거의 나의 삶을 나타내는 것이고,

미래라는 것은 오늘의 나의 삶이 그대로 반영되어 남는것.

즉, 오늘의 시간....을 잘 살아야 한다는 거지.

기름을 충분히 준비해서 예수님이 오실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도록 말야~

그래야 그분을 뵙고, 그분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거쥐.

내몸을 잘 다스리고 잘 돌봐야 하는것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신부님도 편찮으셨대.

늘 가을의 문턱으로 들어설려면 심한 비염때문에 한차례 아프신데, 그 아픈기일이 점점 길어져 간다면서...

엄마도 그런걸 뼈저리게 느낀단다.

그러면서도 이렇듯 몸을 함부로 혹사시키니 미련한건 지, 어리석은 건지...

 

어쨋든 여태껏 너의 파티얘기로 즐거웠는데,

이젠 엄마의 파티얘기로구나~

우리 넘 심한건가???

 

너 새로 산 쉐타는 예쁘더라~

그말 안한거 같아.

지금 거기는 우리의 농익은 가을날씨??

 

오늘 치과에 전화해놨어.

그 본이 있는지 확인하고 전화해 준댔어.

조만간에 준비해서 보내줄께.

유경인 우체국을 통해서 보냈나부지?

아빠가 거기서 보내줄 수 있는것은 보내준다고 했는데....

뭘 어찌 보냈길래, 엉뚱한 것만 보냈다는 건지....

김치를 보낼 수 있어?

한국쌀 파는데에 한국음식 재료는 안팔구?

 

야채나 생선, 고기등에 고추장에 설탕을 섞어서 발라서 굽거나 볶으면 한국음식이 되는 거야.

한국 음식이 뭐 별건가~

갖은 양념만 하면 되는거지.

그 갖은 양념이란게 파, 마늘, 참기름, 깨, 소금, 간장, 고추장, 고춧가루..정도.

한꺼번에 다 넣을때도 있지만, 이중 한두개만 넣어도 되지.

마늘은 가루 마늘을 구할 수 있을 지 몰라. 서양요리에도 마늘 가루 많이 써.

간장은 일본 간장 찾아보구.

파는 양파를 대신 듬뿍 쓰면 되구.

우편 보낼때 고추가루 좀 보낼께.

깨는 중국을 비롯 동남아 요리  재료상에 많을거야.

고추가루 라든가, 암튼 매운 향신료는 동남아와 멕시칸 요리에도 많잖아?

칠리가루도.

이것 저것 좀 챙겨서 보낼께.

무게 나가지 않는걸로.

 

암튼, 밥이나 빵만 먹으면 뚱보되니 조심하고.

해산물과 고기...스테이크 해서 먹어.

그냥 야채도 함께...소금과 후추만 뿌리면 맛있잖아.

 

벌써 시간이...

오늘 공연이 있다고 아줌마들한테 얘기했는데, 사실은 낼이야.

근데 저녁때 만나는거 보다 익사이팅하잖아~

시간도 벌고.

뭔가 전혀 다른 분위기..

친밀도도 훨 높아질테고...

그래서 시침이 뚝 떼고 12시까지 기다리는 거야.

이따가 메시지 띄워야지.

돌아오는 주는 공연 스케줄 잠잠하고, 그 담주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이다. 훗~

기도도 시작되고...

우욱! 잠잘시간이....공연 후기나 올릴 시간이 있을지.....

10월첫주는 추석이 있고, 그 담주도 공연으로 꽉찼고, 그럼 담주는 아빠가 오시는 고야~호호홋^^

글구 또 11월에 꽉!!

정말 판타스틱한 공연으로 꽉찼지!

헉! 민사 합창 발표하고 할머니 제사도 있다~

크을랐다!

정말 죽을 시간도 없겠다.

.................

 

이제 다다음주부터 다시 기도 시작해야지.

원래 이번주 부터 시작하려 했는데, 한 아줌마가 성당서 성지순례 가셔.

마카오로...

 

너도 묵주가져갔으니, 기도 매일 하고,

근처 성당이 있으면 주일날 미사 참례를 했으면 좋겠구나.

매번은 못가더라도...

 

담에 또 쓰마~

시간이 많지않아. 그러니 자주 안쓴다고 푸념하지 말고.

엄마가 지치셨구나...내지는 스케쥴이 밤낮으로 꽉 찼구나...이렇게 생각하렴.

엄마가 바쁘다니 이렇게 12시 넘어서도 모이잖니? 하하하<<<

어쨋든 재미있다!

 

열정을 가지고

파이팅!!

 

사랑한다~~빵빵~�웅~~

 

9.1.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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