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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사촌에게

나베가 2006. 8. 22. 09:03

 

허리케인...

 

그제 저녁부터 시작한 비가 어제는....

마치도 이제껏 참았던 비가 쏟아붓듯이 그렇게 미친듯이 서울, 경기지방을 강타했어.

해마다 한바탕씩 난리를 피웠었던 서울, 경기 지역이 이번엔 폭우가 쏟아지지는 않았었거든.

잘 지나가나 싶었지~

지금은 또 감쪽같이 푸르른 모습으로 있지만,또 한번 태풍이 올거같다는군.

정말 심란하기 짝이없는 즈음이다.

그래도 아마 해외에서 바라보는것 보다 정작  우린 잘 못 느끼고 있는 지도 몰라. 오히려...

 

지난번 해외여행 갔을때도 북한 핵때문에 몹시들 걱정하고 있었어.   

정작 우리는 전쟁 같은거 일어날 거라고 꿈에도 생각 안하지. 후후후...

익숙해져서 일수도 있겠지.

그러지 않고는  못 베겨 낼테니까.

모든 동물은 환경에 기막히게 적응하면서 살잖아?

모두들 한 순간. 입으로만 걱정하고 마는거지.

당장 그 상황에 빠져있는 사람말고는...

 

속속들이 태풍이 쓸고간 뒤의 아픔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삶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어.

무섭게 휘몰고 간 처음 그 순간은 '살았다'란 맘 하나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는....

그러나 수해가 쓸고간 그 다음자리에 선 지금은

그때 같이 죽어버리지 못한게 한스럽다는 그들의 말에!!

 

농가 부채가 집집마다 1억은 족히 넘는다는....

"이렇게 빚더미에 올라앉기가 쉽습니다." 고 한 말이

가슴에 심한 상처가 되어 앙금처럼 남아. 내 일도 아닌데......

죽을때까지 갚지못할 그들의 빚.

그 어둠속에서 희망이란걸 찾아낼 수 있을까..

망연 자실함 속에서도 또 바둥거리며 일어나려 애쓰겠지만...

불보듯 뻔한 그들의 삶이 너무나 가슴아파.

 

욕심없이 자연을 벗하며 산다는 우리들 생각과는 얼마나 다른거야.

시골에서 농사를 업으로 사는 사람들에게 우리들이 말하는 여유를 생각 조차 할수 있을까?

하긴~단순하게 산다는 의미에선 더 행복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듯 재해를 당하는걸 보면 ...

우리가 너무나 쉽게 말하곤 하는...

시골가서 농사나 지으면서 살겠다는 말은 절대로 함부로 해선 안될것 같아.

 

**************************************

 

얼마만큼 시간이 지났는 지도 모르겠어.

답장을 바로 쓰기 시작했는데....쓰다가 만 이후로 너무나 정신없이 바쁘고....

그여파로 아프고......

뭔가에 질질 끌려다니는것만 같아.

 

언제나 일이 몰려서 터져버리기 때문에 삶이 힘들어지는거 같아.

성당일이 몰려서 있었어.

 

섭섭했을것 같아.

그곳에 그렇게 큰 허리케인이 지나갔는데 안부도 묻지않고....

괜찮은거지?

 

밤에 애한테 가면서 가을밤 하늘을 쳐다보군 했어.

태풍끝이라 그런지 유난히도 파란 가을 하늘이거든.

밤에도 그것이 느껴져.

하얀 뭉게구름이 그렇게도 예쁘게 펼쳐져 있는거야.

아파트 한가운데 서서 하늘을 까지끝 쳐다보노라면 마치도 하나의 거대한 추상작품을 보고있는것만 같았어. 

너가 한말이 생각났지.

하늘이 그렇게 가깝게 보인다던.

근데 요즘 여기도 밤에는 정말 하늘이 가깝게 보이더라구.

전체적으로 쫘악 깔린 뭉게 구름 때문이었을까?

상상해 봤어. 그곳의 하늘을......

 

요즘 한비야의 오지탐험 이야기 -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시리즈를 읽고 있거든.

다른 여행기와는 달리 '사람'에게 촛점을 맞춘 글이라서 너무나 재미있어.

감동적이고...

하여튼 '나도 가고싶다' 처럼 방방 뜨게 하는게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생각을 하게 해.

행복이란 내가 사람들을 찾아서 만들어 가는거 같아.

'사람과의 만남'에서 이루어지니까말야.

 

생일은 화려하게(?) 잘 지냈어.

전야제부터 시작해서.....

그렇도록 내가 만들었지만....푸하하..

하루 하루를 '의미'를 두고 지냈으면 해.

그런의미에서 '생일'을 축하하면서 지내는건 축복이야.

그냥 습관처럼 무엇을 향해 내달리는 줄도 모르고 달려가는건 서글픈 일이잖아.

 

오늘 성서 공부 나눔시간에, 한 자매님이 남편에게서 오는 공허감에 대해서 말을 했어.

모두들 한때 스쳐가는것인냥 그렇게 웃기도 하면서 받아들였지만, 지금 우리들 전후나이...

왜 외롭고 힘들지 않겠어.

남자도 마찬가지겠지?

 

왜 부부는 서로 냉담하며 사는걸까?

그렇게도 사랑하기를 ....원하면서도,

이제 사랑한다는 감정을 운운하는것 조차도 우습게 받아들이고 있잖아.

하지만 생각해봐.

그게 다잖아.

사랑하고 사랑받고......

 

나는 가슴 절절한 사랑영화를 보면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 운다~  후후.. 

왠줄알아?

평생에 그런 사랑을 못해봐서.... 푸하하하....

피천득씨도 그랬어.

평생에 가슴절절한 사랑 한번 못해본것이 가장 후회된다구.

그나마 감성을 잃지 않은게 다행이라구.

 

여유가 없더라도 의미를 두는 날을 많이 만들어서...

깜짝 이벤트를 만들어봐,

행복은 절대 그냥은 안와.  그치?

 

뭐야?

처음하고 핀트가 전혀 안맞고 있잖아.

지금의 심경은 벌써 여기에 와 있으니까.

가을이잖아.

 

너의 그 풍부한 감성을 잃지 말도록해.

 

오늘을 살아내기 위해.........

예전의 나를 잊으려고 한다는거, 그러면서 자아도 같이 잃어버리고  있다는거.....

조금은 슬퍼보였어.

 

'지상의 숟가락 하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어버렸나'

요즘 뜨는 책 제목이야.

다 까마득한 어린시절 이야기야.

어찌 그렇게도 생생하게 기억을 하고 있는 지...

읽으면서 내 추억마져 찾아진 느낌이랄까?

물론 시대적으로 나보다 한참 전 이야기지만, 어린시절 내 생활도 함께 읽혀졌으니까.

그래서 이 책들이 베스트 셀러가 된건 아닐 지....

 

아버지, 엄마가 많이 아프셔서 맘이 안좋아.

옛날엔 몸약한 내가 고된 시집살이를 하니까... 그게 늘 엄마를 가슴아프게 했었는데..,

어느날인가...

엄마가 내손을 꼬옥 잡으시며...

"힘들때마다 엄마를 생각해라." 하셨어.

 

나도 엄마만큼 열심히 살아서 애들한테 이 말을 해 줄수 있도록 살으리라고 맘 먹었었지.

엄마는 아실까?

아~~

엄마가 하도 내게 미안하다고 하셔서, 그때 내가 이말을 해드렸구나. 

행복해 하셨어.후후후....

 

애 데릴러  가야겠다.

 

2003.9. 25.

bear (내 어릴적 별명이었는데, 사람들이 내 별명이라니까 막 웃고 난리야. 내가 여우래나.  

         그래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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