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이 지난뒤 사진을 올리다니....ㅉㅉ
20년지기 부부모임의 대장을 처음으로 맡게 되었다.
울 남편....20년만에 처음 맡았다고 나름 열쉬미 궁리를 했다.
"우리가 대장을 맡고 있는 한 항상 밖으로 나가는 거야~
맘만 먹으면 못할게 뭐있어~ 답답하게 서울 시내서 만날거없이....
ㅋㅋ 근데 아무래도 한달만에 대장자리서 쫓겨날 거 같은디...^^"
부창 부수라고 나도 한껏 거들며 '그러자며...' 우린 신바람이 났었다.
때는 바야흐로 7월.....
녹음도 짙고...
남편과 순찰을 한바퀴 비잉 돌아보니 마침 장마철이 마악 지난 터라 계곡의 물이 얼마나 좋은 지....
소개를 받은 곳을 찾아 찾아 꽃사슴계곡 산장으로 갔다.
아닌게 아니라 계곡이나 숲은 너무나 좋았다.
그러나
하루를 묵을 방이...방이 아니라 마루에 처진 일종의 천막텐트였다는게 맘에 걸렸다.
우리같으면야 일부러라도 그런곳을 찾아 하루쯤 계곡물 소리도 들으며 하늘의 별도 보며....
지내겠지만 우리 일행들이 워낙에 그런 생활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라서...
그래서 우리는 정말 하루를 꼬박 예쁜 팬션과 경치 좋은곳을 찾아 헤맸다.
너무 멀어도 못간다고 하고...
경비가 너무 많이 들어도 안되고...
그나마도 우리가 아는 멋진 팬션은 다 마감이 되었고....
오호 통재라 애재라~~
이게 대장의 힘듦과 고통이란걸 우린 그제서야 처음 알았다.
하루종일 헤멨지만 결국은 하루쯤 고생하자고 의견통합
처음 왔던 곳 <꽃사슴 산장>으로 정하고 예약을 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대장인 지라 일찌감치 시장을 봐가지고 와서 터를 잡았다.
과일과 술과 음료등은 시원하게 계곡에 담그어 놓고
먹거리들도 한쪽에 잘 정리해 놓고...
그리고 울 남편은 계곡 저만치 위에 어항을 놓으러 갔다.
잠시후 식구들이 하나씩 하나씩 도착을 했다.
오자 마자 하는일이란게.....ㅉㅉ
고수돕...
우리 여자들은 왠만한 집 안방만한 검은 너럭바위 위에 벌렁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얘기꽃을 피웠다.
한낯의 햇살을 종일 머금은 검은 너럭바위는 마치 온돌방 처럼 따듯한 것이 얼마나 좋은 지 우릴 흥분케 했다.
드디어
평상에서 열쉬미 노동인지 오락인지 하시는 서방님들을 이리로 불러내었다.
서방님들은 저쪽 30평 안방서 놀고...
우린 이곳 40평 안방서 놀고...
ㅋㅋㅋㅋ
준비해간 스타벅스 냉커피도 마시고...
헉!!
근데 뭐얏~ 나는 하나도 없잖아??
ㅠㅠ
이렇게 마냥 있고 싶은데....
그만 하늘에서 후드둑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우린 평상으로 들어갔다.
비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더욱 신이 났다.
어짜피 밤엔 물놀이도 못할 터....
빗줄기를 바라보며 술한 잔 하는것도 더없이 낭만적이라 생각들었다.ㅋㅋ
뒤늦게 합류한 미카엘과 미카엘라 부부, 다미아노 형제님
에테네아가 이번에도 또 빠졌다.
참~
모두가 함께하기가 이렇게도 힘드네~~ㅠㅠ
밤에는 산장에서 주문한 닭도리탕과 백숙을 맛있게 1차로 먹고,
2차로는 우리가 준비해간 스테이크를 해먹었다.
소스만도 3가지...
바베큐소스, 칠리소스, 겨자소스...
그 맛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지 않겠는가??
야외에서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먹는 음식이 맛이 없으면 그건 그 사람몫인것....
밤 늦도록...
남자들은 열쉬미 돈벌이하고(?)
우리 여자들은 벌렁 드러누어 잡담을 늘어놓으며 웃음꽃을 피웠다.
참~
우리네 야유회란게 먹을때만 빼고 어쩌면 이렇게도 한결같이 따로 노는 지....ㅎㅎ
하지만 뭐...딱히 함께 할일도 없잖아??
무슨 토론을 할겨~~~
무슨 게임을 하고 놀겨~~
가무를 하고 놀겨~~
딱히 고수돕 치는것 말고는 할게 없는거 같구먼~
ㅋㅋㅋ
그래~
논다는게 이런거쥐~
일상을 탈피해서 자연속에서 모든것 다 잊고 크게 웃을 수 있다면....
속내도 터 놓기도 하고....
신변잡기도 늘어놓으며 ....
다이어트 따위는 다 잊어먹고 배가 터지도록 잠이 들때까지 먹으면서...지내는 것...
아무래도 잠자리가 불편해서 고생들좀 한거 같다.
빗줄기는 밤사이 더 심해진거 같고....
그래서 우린 눈뜨자 마자 짐을 챙기고 그곳을 떠났다.
사실..
세찬 빗줄기를 바라보며 자연속에 앉아있을 수 있던 그 아침이....진짜 멋진 시간이었는데....ㅠㅠ
그곳을 떠나 우리가 낚시를 갔다가 늘 들리는 양평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정말 해장국도 맛있고 밑반찬도 맛있고, 한우고기도 싸고 맛있어서
우린 어떤때는 일부러 1시간을 달려 그곳으로 고기와 해장국을 먹으러 가곤 하는 집이다. ㅋㅋ
우리 부부가 생각했던 것 만큼은 아니었어도
나름 잊지못할 추억 하나를 심어주었던 야유회였다.
ㅋㅋ
그 이후 매번 밖으로 나갔냐고??
아니, 다시는 안나갔다는....ㅠㅠ
아침을 먹고 나오는데 빗줄기가 앞이 안보이도록 퍼부었다.
우리 부부는 이런 날 일부러 나오기도 하는데 그냥 들어가기 섭하다고...
그냥...다른 일행들에겐 말하지 말고
우리끼리 드라이브나 더 하고 들어가자고....
ㅎㅎ
우리는 자연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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