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든가......
정말 까마득한 시간이 흘러간거 같다.
초록숲...새벽안개가 가득낀....
그런 길을 달려 광릉 수목원에 가고싶다는 생각을 한지가...
근래엔 공연장 다니는데 급급해서 사실 TV드라마를 거의 보지 못하지만, 그때가 몇해전 이었는 지 ,어떤 드라마였는지 조차 기억에도 없지만
드라마중 화면에 가득했던 새벽 안개길...
그 초록이 가득한 숲길만은 지금도 마치 연애시절을 그리워나 하듯 너무나도 선연하게 가슴에 남아있다
그때부터 그렇게도 광릉 수목원에 가고 싶었었는데.....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여리디 여린 어린 싹들을 피워내더니만
어느 순간 추접 추접 내리던 봄비에 그만 울창한 숲으로 변해버린...
그 초록이 너무 좋아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광릉 수목원에 너무나 가고싶다고....."
그 단순한 걸...
나는 왜 그리도 오랫동안 하지못했을까!!
휴가를 낸 남편과 느닷없이 "수목원에 가자" 하고는 광릉을 향해 달렸다.
네비게이션 덕분에 아무 신경도 쓸 필요없이 우린 그저 음악을 들으며 주변도 둘러보며 도란 도란 얘기도 하면서 시키는 대로 달려갔다.
그 달리는 길이....
마치도 오랫동안 꿈꿔왔던 꿈길을 찾아 떠나는 듯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ㅎㅎ
귓가에 닿는 음악과 함께 모든게 그저 여유롭고 평화롭기만 했다.
드디어 수목원에 들어왔다.
우와~ 그래도 이른시간이었는데, 주차장엔 대형버스와 유치원 버스 기타 승용차들로 빼곡하였다.
우리는 나이를 먹어서인지 유난히도 더 작아보이는 유치원생들을 바라보며
"아유~ 구여워라~"를 수없이 내뱉으며 입구로 걸어갔다.
그런데....
이런~~~
예약을 하지 않은 사람은 들어갈 수가 없다는게 아니겠는가!!
평소같으면 당일예약도 가능했지만, 계절이 계절인 지라 유치원과 초중고생들의 소풍으로 이미 하루정원 5000명 예약이 다 찾단다.
할수없이 수목원은 다음기회에 다시 오기로 하고 우린 근처 <광릉>으로 발길을 돌렸다.
좀 섭섭했지만,,,,
숲길을 달렸으니....그리고 또다른 숲으로 들어왔으니 그러면 됐다 싶었다.
가득한 사람들로 붐볐던 수목원과는 달리 이곳은 정말 사람이 없어 마치 홀로 산책을 하는듯한 기분이 들게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만큼 울창한 숲길을 걷는 일은 언제 어느때고 기분을 좋게 만든다.
향긋한 꽃내음과는 다른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의 정기와,땅으로 부터 올라오는 상큼한 숲의 기운이 내 온몸을 파고들어
마치 마술처럼 사람으로 하여금 모든 긴장을 풀게하여 딴세상 사람처럼 평화로움을 갖게 만들어 주기때문이다.
이렇듯 고요한 숲에 들어오면 ...
평소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돌 틈새 하나까지도 자세하게 들여다 보게 된다.
그러면 또 때맞추어 다람쥐도 나타나고
운이 더 좋으면 다람쥐 연인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모습까지도 볼수도 있으니....
나는 태어나서 오늘 처음으로 다람쥐가 뽀뽀를 하는 장면을 보았다. <카메라로 잡지는 못했지만....>
그 장면이 어찌나 놀랍고도 사랑스럽던지.....
청솔모와 다람쥐를 벗삼아 길을 따라 걸어들어 오니,드넓은 잔디가 깔린 언덕위로 세조와 윤씨비가 좌우로 있었다.
주변 울창한 숲속에서는 고요하여 연인들의 이야기 소리가 도란 도란 들려오기도 하였다.
어떤이는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한가롭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어떤이는 뭔가를 쓰며 숲을 느끼고 있었고
어떤이들은 모여서 맛난것을 먹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그 고요와 적막...한가로움이 좋아서 우리도 잠깐 벤치에 누워서 숲의 기운을 받았다.
그렇게 계속 있고도 싶었지만, 들어올때 입구에서 보았던 <아프리카 박물관>을 보기 위해서 우린 자리에서 일어났다.
숲길의 근사한 식당....맛있는 점심도 우리를 유혹했고....ㅎㅎ
<2008.5.2. 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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